그들의 울음소리는 무언의 외침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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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울음소리는 무언의 외침일 수 있다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0.11.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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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그때를 한번 상상해보자. 어린이날 한 손에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한 손에는 맛있는 음식을 쥔 채 거닐던 동물원의 모습이 그려진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보이는 호랑이, 나뭇가지 사이를 이리저리 긴 팔을 이용해 옮겨 다니는 원숭이들, 뒤뚱뒤뚱 걷다가 수영을 하러 가는 펭귄들, 물속에서 커다란 몸을 내보이는 하마 등 생전 보지 못했던 동물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가족, 친구, 연인과 즐거운 추억을 쌓기 위해 동물원에 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동물원 안의 동물들은 울타리나 철창,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혹은 이전에 훈련받은 재롱을 사육사의 지시에 따라 사람들 앞에서 보여준다. 공을 굴리고, 재주를 넘고, 가끔은 사육사가 말을 걸면 소리 내어 대답도 해야 한다.
2018년 9월 대전의 어느 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다. 퓨마는 늦은 오후 사람들에게 발견되었고, 관계 당국은 마취총을 쏴 퓨마를 제어하려 했지만 결국 사살됐다. 사람들은 퓨마를 살릴 수도 있었는데 굳이 사살해야만 했냐며 사살을 결정한 것에 대해 비난했다. 하지만 그 전에, 퓨마가 열린 문을 보고 동물원을 탈출한 이유를 생각해보았는가?
우리는 입장료를 지불하고 동물원에 가서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을 구경한다. 동물들은 넓은 평야가 아닌 작은 공간 안에서 생활하며, 동물원의 재정이 부족해지면 그들의 식성과 맞지 않는 먹이를 먹게 되기도 한다. 동물들의 특성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들은 무어라 표현도 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에서 지난 2018년 10월에 세상을 떠난 북극곰 ‘통키’가 그동안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없이 살아왔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례한 관람객은 동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돌멩이를 던지거나,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이로 준다. 자는 동물들에 일어나라며 소리를 치기도 한다. 이러한 일이 허다하게 일어나지만, 동물원 측의 큰 제지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의 흥미와 무관심이 동물들의 고통과 괴로움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은 동물원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래의 서식지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며 단순히 인간의 욕구로 인해 이용되는 동물들에 자유를 되찾아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을 반박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동물들의 원래 살던 서식지는 현재 대부분이 보존되어 있지 못하며, 부족한 자연환경에 모든 동물을 풀어놓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들이 살아가야 하는 야생의 자연환경은 지금 어떤 원인으로 인해 이렇게까지 파괴되었는가? 무자비하게 파괴된 자연환경은 인간에 의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파괴될 것이다. 그곳에 동물들을 모두 풀어놓는 것이 과연 더 나은 일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동물원 안 동물들의 삶을 놓고 여러 의견은 끊임없이 대립하고 있다. 이제 동물원은 어떻게 돼야 할까?
우선은 동물원 내의 환경과 조건들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들의 생활 방식에 맞추어 다양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동물원도 있지만, 동물들을 위해 더욱 발전된 환경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동물원의 동물들은 일정 기간까지 동물원에서 생활하다가 동물원 측에서 자연으로 방사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돌아가야 하는 자연을 동물원보다 더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홍수현(국어국문·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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