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낮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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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낮술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4.03.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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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 하라다 히카 
『낮술』 - 하라다 히카 

 

소설책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음식에 관련된 소설을 가장 좋아한다. 음식이 등장인물에 따뜻한 희망이 된다는 점, 음식을 자세히 묘사한 표현이 나의 배고픔을 자극해 책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내가 단언컨대 1등으로 뽑는 책은 바로 ‘낮술’이다. 흥미로운 제목과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그린 책 표지가 나를 이끌었다. 이 책을 총 두 번 읽었는데, 처음에는 책의 사건과 흐름에 집중하다 보니 음식과 술의 세밀한 표현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게 이 책의 진짜 묘미인데 말이다. 두 번째로 낮술을 읽는 동안 놀라웠다. 음식을 아주 먹음직스럽고 세밀하게 표현한 작가의 표현 방식 때문이었다. 음식 사진을 찾아보지 않아도 머릿속으로 하나하나 그려졌고, 꼭 이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정도였다. 음식 표현들이 나올 때마다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가끔 도저히 상상하기가 어려울 때는 검색도 해보며 마치 주인공 ‘쇼코’가 된 것처럼 책을 감상했다.

식사와 술을 함께 곁들이는 장면에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밥과 술의 조화에 의문을 가지고는 했는데, 생생한 표현들에 나도 모르게 책을 읽는 동안 그 둘의 조화에 익숙해졌다. 실제로 궁금해서 밥과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궁합이 아주 절묘하게 맞아 신기했다. 특히 낮술에 나오는 대부분 음식점은 실제로 일본에 있는 곳이라 독자에게 생생함을 주는 데에 아주 적합했다. 이후 하라다 히카의 매력적인 표현 방식에 빠져 낮술의 모든 시리즈뿐만 아니라 한국에 발간된 하라다 히카의 모든 작품을 읽었고, 앞으로 발간될 작품들도 아주 기대하고 있다.

주인공 쇼코는 이혼 후 아이의 양육권을 전남편에게 넘기며 혼자가 되었고 누군가를 지켜주는 지킴이 일을 한다. 새벽부터 아침까지의 근무가 끝나면 혼자 술을 곁들이며 식사한다. 그녀는 혼자, 낮술 한다는 점에 대해 눈치를 보는 편이라 사람이 많은 식당을 피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늘 술과 음식을 즐기며 상처를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간다.

나도 성인이 된 후로 혼자 식사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식사를 혼자 할 때면 나도 모르게 주눅 들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신경 쓰기도 했다. 무의식적으로 밥을 급하게 먹으며 나의 소중한 한 끼를 그렇게 흘려보낸 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쇼코를 떠올리며 혼자서 식사할 때 나도 모르게 쇼코처럼 음식의 맛을 표현하기도 하고, 재료 하나하나를 생각하며 온전히 식사다운 식사를 하게 됐다. 한두 번 정도는 용기내 혼자 식당이나 야외 축제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 적도 있다. 그때의 경험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행복했던 기억이다. 매번은 아니더라도 쇼코처럼 혼자서 음식을 먹는 시간을 즐기고 경험하려고 노력 중이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추천해 준다는 것 자체를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는 편이라 단 한 번도 책을 추천하거나 소개한 적이 없었지만, 이 책을 읽었을 때부터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해 준다면 꼭 낮술을 추천해 주고 싶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낮술이라는 책을 소개할 수 있어 감사하다. 혹시라도 나의 부족한 서평을 읽게 될 동기들과 선후배분들이 ‘낮술’을 읽고 쇼코처럼 그리고 나처럼 따뜻하고 행복한 한 끼를 먹을 수 있길 소망한다.

서효원(유럽문화관광·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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