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덜 된 강의 매매 방지 시스템, 결국 학생들 혼란만 가중
상태바
준비 덜 된 강의 매매 방지 시스템, 결국 학생들 혼란만 가중
  • 권회창
  • 승인 2024.03.1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일차 미운영, 3일차부터 운영돼
공정한 수강신청 위한 방법 찾아야
수강신청 둘째날인 지난달 14일 종합정보시스템에서 잔여석이 생긴 강의를 찾아볼 수가 없다.
수강신청 둘째날인 지난달 14일 종합정보시스템에서 잔여석이 생긴 강의를 찾아볼 수가 없다.

 

‘강의 매매’, 수강신청 시기마다 항상 불거지는 문제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에는 강의 매매를 원하는 글이 수십 개씩 올라온다. 교육혁신과는 지난 수강신청부터 종합정보시스템에 수강거래제한강좌 항목을 개설하고 강의 매매 방지 계획을 공지했다. 수강신청 취소로 생기는 잔여석은 다음날 오전 9시부터 신청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에브리타임에서 강의 매매 게시글이 쇄도하고 있다.
에브리타임에서 강의 매매 게시글이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수강신청 1·2일차 동안 수강신청 거래 방지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았고 3일차인 지난달 15일부터 작동했다. 에브리타임에는 다시 강의 매매 글이 올라왔다. 권도영(컴퓨터공학·19) 학생은 “강의 매매는 주로 수강신청 시작 후 빠른 시간 안에 정원에 도달하는 교양 과목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1일차와 2일차에 시스템 작동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거래 방지 시스템을 도입한 의미가 퇴색된 것이다.

교육혁신과, “서버 과부하를 우려해 내린 조치”

교육혁신과는 1·2일차 강의 매매 방지 시스템 미운영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교육혁신과 담당자는 “수강신청 1·2일차는 신청 및 취소 건이 많아 데이터가 혼잡해진다”며 “서버 과부하를 우려해 1·2일차에 시스템을 작동하지 않기로 수강신청 1주 전부터 정보통신원과 협의했다”고 전했다.

정보통신원도 강의 매매 방지 시스템을 곧바로 적용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보통신원 담당자는 “수강신청 시작 직후 5분 동안 기록된 신청 및 취소 건 수가 약 1만 5천 건이라 시스템을 적용하면 서버에 부하가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수강신청 자체가 지연돼 학생들이 더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적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학기부터는 서버 과부하 문제를 사전에 방지해 1일차부터 수강 거래 방지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변경된 계획, 학생은 몰랐다

아쉬운 점은 변경한 계획을 학생에게 공지하지 않은 부분이다. 교육혁신과와 정보통신원은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기로 수강신청 1주 전부터 협의했으나 해당 사항을 재학생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서효원(유럽문화관광·23) 학생은 “오전 9시에 재신청을 위해 기다렸는데 종합정보시스템에 잔여석이 나와 있지 않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한 수강신청 종료일이었던 지난달 16일은 오후 6시까지 잔여석이 생긴 강의를 임의의 시간에 신청할 수 있었으나 이를 반영하지 않아 신청이 불가능했다. 해당 부분은 뒤늦게 수정됐다.

강의 매매를 방지한 타대학

부산대는 대기순번제를 도입했다. 수강정원에 도달한 강의 경우 특정 시간에 다시 신청한 학생에게 대기순번을 부여하는 제도다. 부산대는 대기순번제를 2022학년도 겨울 계절학기부터 도입했다. 오전 8시 수강신청 시작 시각과 오후 2시 대기순번 신청 시각의 간극을 줄이고자 대기순번 신청 시각을 오전 10시로 앞당겼다. 강의 매매 방지 강화를 위한 조치다. 부산대 교육혁신과 담당자는 “서버 과부하로 인해 수강신청 시작과 동시에 대기순번제를 가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며 “그럼에도 강의 매매를 최대한 방지하고자 수강신청 시작 시각과 대기순번 신청 시각의 간극을 좁혔다”고 말했다. 이어 “수강신청을 하고 모니터링 후 매매자를 찾아 연락하고 거래가 이뤄지기에 매우 촉박해진 것이다”고 덧붙였다.

충북대는 재학생의 원활하고 공정한 수강신청을 위해 ▲1일 4회 재신청 ▲순번대기제 ▲학년별 수강신청이라는 삼중 안전장치를 운영한다. 잔여석이 생긴 강의를 수강신청 전체 기간 동안 하루 4번(오전 9시·오후 1시·5시·9시)에 걸쳐 신청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부산대와 마찬가지로 서버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고자 순번대기제를 도입했다.

충북대 학사정보화팀 담당자는 “순번대기제로 불필요한 새로고침(F5)이나 재접속 등을 방지해 서버 과부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과 다르게 학년별로 수강신청 기간을 나누는 방법도 서버 과부하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충북대 학사정보화팀 담당자는 “학년별로 수강신청 기간을 나누었기 때문에 서버 과부하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