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의 A부터 Z까지, 여행 오퍼레이터 강중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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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의 A부터 Z까지, 여행 오퍼레이터 강중기입니다
  • 권회창
  • 승인 2024.03.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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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좋아하는 학생에서 여행사 직원으로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19 위기로 모교 복귀
다시 여행사로··· 관광공사 시민자문위원까지
지난달 18일 광화문 근처 카페에서 강 동문을 만나 여행업 종사자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달 18일 광화문 근처 카페에서 강 동문을 만나 여행업 종사자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가 사그라들며 우리가 되찾은 즐거움 중 하나, 여행이다. 여행은 우리에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동안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12만 8천 476명이다. 일본은 한국인들에게 있어 익숙한 여행지 중 한 곳이다.

강중기 동문은 고객의 즐거운 일본 여행을 위해 직접 상품을 개발하고 관리한다. 강 동문은 2016년부터 관광업계에 종사하며 관광객의 즐거움에 이바지했고 우리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와 경북관광공사에서 시민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관광업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달 광화문 한 카페에서 강 동문을 만나 여행업계 종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국립안동대학교 유럽문화관광학과(현 문화관광학과) 08학번 졸업생 강중기입니다. 2015년에 졸업 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문화관광학과 조교업무를 맡았고 동시에 석사과정을 이수했습니다. 현재는 온라인투어 미래사업부 자유여행팀(일본자유여행파트)에서 근무하고 한국관광공사와 경북관광공사에서 시민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과 개선 제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투어에서 맡은 업무는 무엇인가요?

일본 전 지역의 자유여행 파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로 맡은 업무는 오사카 지역의 에어텔 상품을 관리합니다. 에어텔 상품은 항공권과 호텔 예약을 하나로 결합한 상품을 뜻합니다. 이외에도 항공 관리, 고객 관리, 일본 호텔과 관광지 발굴 및 일본 지역 기관과 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맡은 업무에 대해 이것저것 늘어놓았는데 사실 일본에서 자유여행을 하는 여행객에게 필요한 모든 요소를 관리한다고 생각하면 쉽겠네요.

여행사로 취업한 계기가 있을까요?

여행사 취업을 꿈꾸기 시작한 건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예요. 그때부터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공부할수록 일본이라는 나라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일본을 향한 호기심은 관광을 향한 호기심으로 이어졌어요. 그래서 희망 전공도 관광으로 정했고 졸업 후 일본 전문 여행사 취업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때마침 진학할 대학교를 모색하던 중 고향인 안동에 위치한 우리 대학에서 관광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2008년에 유럽문화학과를 유럽문화관광학과로 개편했더라고요.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죠. 집과 가까운 대학에서 마침 관광을 전공하고 싶은 제가 대학교로 진학할 때 관광 관련 학과가 생겼다니. 곧바로 지원했고 유럽문화관광학과 08학번으로 입학하게 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유럽문화관광학과 1세대네요.

여행사에 근무하며 느낀 재밌는 점과 힘든 점을 말씀해 주세요.

재밌는 점이라고 한다면 제가 기획한 상품이 고객에게 팔릴 때예요. 공들여 만든 상품이 인터넷에 노출되고 상품을 좋게 본 고객이 구매할 때 뿌듯합니다.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에요. 특히 상품이 최저가, 인기 상품 같은 타이틀을 달면 스스로 가치가 느껴져 기분이 좋아요. 예전에 부산에서 근무할 때는 여행업에 종사하는 동갑내기 친구들끼리 여행 갔던 적이 있는데 그런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오는 재미도 있어요. 무엇보다도 여행업이라는 일 자체가 재밌습니다.

힘든 점이라고 한다면 진상 고객을 말하지 않을 수 없죠. 여행상품은 항공기 좌석 마감, 숙박 추가 요금 발생 등 변경 사항이 생기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그래서 변경 사항이 생길 수 있음을 사전에 고지해드립니다. 그런데도 대부분 고객은 예약만 하면 되는 줄 알고 공항으로 가는 교통편까지 미리 예매하고 여행 준비를 하더라고요. 아직 항공권 티켓도 발권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이 부분을 감안하지 않은 한 고객은 변경사항이 생겨 요금과 일정이 바뀌었다고 말씀드리니 저에게 사기꾼이라며 언성을 높이더라고요. 그래서 “비행기 좌석이 비싼 좌석밖에 없지만 괜찮으시다면 지금이라도 조치해 드릴 수 있다”고 말했는데도 막말을 쏟아내셨어요. 모든 서비스업이 그렇겠지만 역시 진상 고객 응대가 제일 힘든 부분입니다.

졸업 5년 후 조교 근무와 석사과정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로 더 이상 현직에서 일하기 어려워 모교로 돌아오게 됐어요. 불매운동 전까지 부산에서 일본 전문 여행사 직원으로 있었어요. 맡은 일에 상당히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었죠. 그러나 2019년 7월에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일본 여행 고객이 없어지면서 더 이상 근무를 할 수 없었어요. 불행 중 다행으로 마침 제가 졸업한 학과에서 조교를 채용했고 바로 지원했어요. 결과는 합격이었고 2020년부터 유럽문화관광학과 조교로 일하게 됐습니다. 석사과정을 이수한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대학원 진학으로 스펙을 쌓아보라는 교수님 권유를 받아들여 석사과정을 병행했어요.

석사 학위가 어떤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이과생은 잘 몰라도 문과생에게는 항상 따라오는 질문이 있어요. “대학원 졸업하면 취업 잘 돼?”라는 질문이죠. 냉정하게 말하자면 석사 학위가 여행사 취업에 직접적으로 주는 이점은 없는 것 같아요. 여행사뿐만 아니라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기 때문이죠. 석사 학위 유무보다 이익 창출에 필요한 인재인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현업에 복직했을 때도 인사 담당자는 석사 학위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오히려 그전에 쌓았던 실무 경력이 훨씬 많이 도움이 됐죠.

그렇지만 멀리 볼 때는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석사과정에서 얻는 지식과 경험은 학부생으로서 얻는 것과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올해부터 한국관광공사와 경북관광공사 시민자문위원이 된 것이 있겠네요. 석사과정을 이수하지 않았다면 시민자문위원이 되기 힘들었을 거예요. 시민자문위원 경력이 관광산업에 관한 전문성과 기여도를 높이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 당시 여행업계에 타격이 매우 컸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상황이 어땠나요?

타격이 정말 컸습니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 당시 저는 삿포로·나고야 여행 상품을 담당했어요. 그런데 불매운동이 일어나자마자 7·8월 예약 건이 전부 취소가 되더군요. 회사에 일이 없어서 직원끼리 멍때리며 하루를 보내곤 했어요. 어떻게든 상품 판매를 위해 노력했지만 사회 분위기로 고객이 줄어드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러다 동료가 하나둘씩 퇴사 날짜를 받고 끝내 저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일본 불매운동은 예전에도 있었어요. 하지만 2019년 불매운동은 분위기가 정말 차원이 달랐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NO JAPAN을 외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어요. 예약한 여행선 티켓 환불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방문한 후쿠오카에서 한국인을 전혀 찾을 수 없었어요. 그만큼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여행업계에 준 타격이 컸습니다.

나쁜 일은 겹쳐서 찾아온다는 말처럼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다른 지역을 담당한 동료도 휴직하거나 퇴사했죠. 심각한 경우에는 회사 자체가 문을 닫은 경우도 있었어요. 이미 일본 불매운동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여행사에게 코로나19는 정말 치명적이었죠. 당시 여행업을 떠난 저와 업계 동료는 “다시는 여행업으로 안 돌아갈 거다”고 말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여행사에 복직해 거래처로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어요.

여행업 종사자라는 직업이 다소 불안정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불안감을 느끼고 계신가요?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죠.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로 실직하면서 불안정함을 몸소 느꼈어요. 여행업 자체가 외부 요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여행업 종사자라는 직업도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불안정함에 대비하려면 꾸준한 자기개발과 업무능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학과 조교로 근무하면서도 주어진 업무만 하지 않고 학부생들과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했습니다. 학과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처음 개설했고요. 올해부터 한국관광공사와 경북관광공사에서 시민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것도 그 이유예요. 다양한 경험을 쌓고 능력을 개발하고 싶은 거죠.

그렇다면 코로나19 종식 후 생긴 변화가 있을까요?

코로나19 종식으로 여행업계는 완전히 부활했어요. 다양한 여행 플랫폼이 활성화됐고 업무도 체계적으로 변했어요. 예전에는 소셜커머스나 플랫폼에 여행상품을 등록하려면 기획서를 쓰고 상품 담당자에게 노출해달라고 부탁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그 번거로운 절차 없이 자동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이 구축됐어요. 복직하고 직접 사용해 보니 참 놀라웠어요. 또 예전에는 상품을 팔기 위해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맞춰주고자 많이 고생했죠. 지금은 고객이 사전에 여행지 정보를 직접 알아보고 예약까지 하면서 업무가 많이 줄었습니다. 한마디로 예전보다 일하기에 훨씬 편해진 것 같아요.

오사카 신세카이 지역은 화려한 간판과 다양한 음식이 관광객을 매료시킨다.
오사카 신세카이 지역은 화려한 간판과 다양한 음식이 관광객을 매료시킨다.

 

일본 여행이 대세로 떠오르는 요즘, 대학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지역은 어디일까요?

일본 여행이 처음인 학생에게는 도쿄, 오사카와 같은 대도시를 추천하고 싶어요. 워낙에 한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그중 오사카에 위치한 신세카이 지역을 정말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최근 유튜버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죠. 신세카이를 추천하는 이유는 가장 오사카답기 때문이에요. 컬러풀하고 화려한 간판과 다양한 맛있는 서민 음식이 여행객을 매료시키는 곳이죠. 제가 만든 상품 중에도 신세카이 자유여행 상품이 있어요. 겨울방학이 끝나가는 2월만 되면 예약이 몰려 신규 예약이 들어오면 취소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보통 1월 안에 모든 예약이 다 매진되더군요.

저도 2013년에 이곳을 여행했어요. 당시 3월 첫째 주 수업을 모두 빼먹고 학과 선후배와 갔는데 그럼에도 후회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아주 강력하게 추천해요.

일본 여행에 익숙한 분에게는 다카마쓰라는 도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카마쓰는 우동으로 유명한 사누키 옆에 위치한 지역이에요. 마찬가지로 우동으로 유명한 곳이죠. 다카마쓰에는 ‘우동택시’라는 특이한 여행상품이 있습니다. 다카마쓰를 잘 알고 계시는 택시 기사가 가이드를 맡는 상품이에요. 일정 시간 동안 원하는 우동 점포를 방문하고 중간에는 관광지에 들러 설명도 해줘요. 소도시를 여행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는 여행상품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당장의 목표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입니다. 이 안에서 자기개발도 하고 업무에도 충실하면서 스스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시민자문위원으로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관광 산업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도 싶고요. 실무경험과 전문지식, 네트워킹 등을 토대로 관광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우에게 격려와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리 대학은 국립대학으로서 많은 지원을 받고 상당한 스펙을 가진 교수님들이 계십니다. 최근 글로컬대학에 선정돼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주어지고 있어요. 그런데도 3년간 학과 조교로서 지켜보니 우리 대학 학생들은 본인이 가진 경험과 능력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기회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망설이고 스스로 한계를 두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사회에 나가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는데 말이죠. 무언가를 제안하면 안 되는 이유만 찾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에요.

저는 영어 능력을 중요하게 보는 국제컨벤션 관련 기업에 영어가 전혀 안 되지만 지원했고 서류전형을 통과한 적이 있습니다. 다양한 관광 관련 기업의 홍보·마케팅 부문에서 헤드헌팅 제안도 왔어요. 일본어, 대학 내 사업 기획, SNS 관리, 홍보 등 저만의 특이한 이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본인만의 강점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 중요해요. 학교와 사회가 제공하는 기회를 많이 이용해 경험과 실력을 쌓아 여러분의 가치를 상승시키길 바랍니다. 경험한 모든 걸 기록하고 강점으로 만들어 보세요. 언젠가는 사회에서 스스로를 빛낼 수 있는 날카로운 무기가 됩니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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