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 개편 속 ‘생활관 vs 관생’, 중요한 건 지속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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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 개편 속 ‘생활관 vs 관생’, 중요한 건 지속적 소통
  • 조성범 기자 · 윤준상 기자
  • 승인 2023.12.0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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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관, 2024학년도 1학기부터 남자 신입생 배정 예정
생활관 “불만·건의 사항 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
생활관과 관생 모두 ‘지속적’ 의사소통 필요해

 

지난달 1일 가람관은 ‘2024학년도 가람관 입사생 중 남자 신입생을 배정할 계획이다’고 안내했다. 가람관 입사생 성별 개편 통보는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뜨겁게 달궜다. 에브리타임에서는 ‘의견 수렴 없이 여자기숙사인 가람관을 마음대로 혼성으로 바꾸니까 화가 난다’ 등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통보한 사실에 불만을 표시했다.

또한 지난 10월 27일 솔뫼관에서 늦은 시간인 오후 10시 32분경 생활관 가을 축제 홍보 방송을 했다는 내용이 게시됐다. 게시글에는 ‘잘 수도 있는 늦은 시간에 방송한다’며 ‘똑같은 내용 방송을 너무 많이 반복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기숙사가 너무 춥다’는 의견도 많은 공감을 받았다. 결국 공통으로 ‘생활관이 관생 의견을 듣지 않는다’며 ‘의사소통이 없어 불만이 쌓인다’는 공통 의견이 터져 나왔다. 오랫동안 이어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생활관 “민원 개선 위해 노력 중”

우선 가람관 입사생 중 남자 신입생 배정안은 내년 1학기부터 적용한다. 이번 개편은 신입생 충원율 대비가 목적이다. 신입생 충원율은 대학 존폐와 직결한 문제여서 입학관리과는 신입생 편의로 충원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생활관 측에 가람관 입사생 중 남자 신입생 배정을 요청했다. 생활관 측은 현재 생활관 상황과 신입생 충원율을 고려해 입학관리과 의견을 수용했다. 

우리대학 신입생 충원율을 살펴보면 남학생 비율이 더 높다. 우리대학 2022학년도 신입생은 총 1,128명으로 남학생 707명과 여학생 421명이다. 2023학년도 신입생도 총 1,187명 중 남학생 741명이 여학생 446명으로 남학생 비율이 약 1.7배 높았다. 남자 재학생·신입생이 계속 늘어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솔빛관은 신입생 사용이 불가능하며 솔뫼관은 남자 재학생·신입생 모두 수용하고 있다. 반대로 여학생만 수용하는 가람관은 올해만 해도 약 100명이 결원이며 지속적인 공실이 발생했다. 조준영 생활관 담당자는 “생활관은 공실이 발생하면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성비에 따른 공실과 신입생 충원율 모두 해결하기 위해 결정한 사항이다”고 말했다.

생활관은 가람관 입사생 중 남자 신입생 배정안을 위해 우리대학 생활관 규정 제11조 4항(생활관 운영의 기본방침과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운영위원회를 두며 각 호의 사항을 심의한다) 1호(생활관 규정의 제정 및 개폐)에 의거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운영위원회는 ▲위원장(생활관장) ▲학생지원과장 ▲시설과장 ▲대외협력실장 ▲생활관 행정실장 ▲관생 대표 ▲교원 1명으로 구성하며 ‘2024학년도 가람관 입사생 중 남자 신입생 확대 배정안’ 회의에서 관생 대표가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생활관과 관생 모두 남녀가 시설을 공용으로 사용해 발생하는 안전 문제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에 생활관은 남학생을 1·2·3층에 배치하고 나머지 층에 여학생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남학생을 저층에 배치한 이유는 최대한 여학생과 생활반경이 겹치지 않게 운영하기 위해서다. 생활관 측은 솔빛관처럼 이중문 설치와 가람관에서 사용하지 않는 승강기를 남학생 전용 승강기로 고려하고 있다. 세탁시설도 남학생은 3층만 운영할 예정이다. 스카이라운지는 여성 전용 휴게실로 사용한다. 조 담당자는 “현재 승강기 사용에 대해서는 시설과와 상의 중이고 공사를 한다면 방학에 진행할 예정이다”며 “최대한 공용시설 공동사용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식당 ▲정독실 ▲편의점 ▲로비시설은 그대로 운영하며 노후시설 공사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관생은 직접 문의하지 않는 한 자세한 계획을 공지받지 못했다. 생활관은 가람관 입사생 중 남자 신입생 배정안을 처음 방송했을 때 많은 관생에게 안전 문제와 관련한 항의 전화를 받았다. 생활관은 생활관장 주최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생활관은 저녁 늦은 시간에 방송한다는 불만에도 입장을 밝혔다. 생활관은 주마다 관생에게 필요한 공지·안내 사항을 문자와 방송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생활관은 ‘방송을 듣지 못해 피해를 봤다’는 민원이 주기적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민원을 개선하고자 최대한 많은 관생이 입실한 시간 때인 약 오후 10시 30분에 안내방송을 했다. 생활관은 “안내문자는 비용이 들어 입·퇴사나 방학 중 개관 등 정말 중요한 사항에만 쓰고 있다”며 “앞으로는 일찍 취침하는 관생을 위해 최대한 오후 10시 이전 방송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가람관이 너무 춥다는 불만에 대해서 “현재 춥다는 호실은 난방을 추가 가동 중이다”며 “건의 사항을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니 적극적으로 말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건의 사항은 홈페이지로 상시 접수

현재 생활관은 관생 불만 사항을 상시로 접수하고 있다. 우선 생활관 홈페이지를 통해 불만 사항과 시설물 수리 요청을 접수한다. 홈페이지 게시판은 관생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다. 건의 사항은 솔뫼관, 가람관, 솔빛관으로 구분한 게시판에서 해당 생활관 배너로 접속해 작성한다. 생활상담원에게는 ‘상담’, 관생자치위원회에게는 ‘자치회’, 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의견은 ‘의견’, 그 외 내용은 ‘기타’로 구성한 말머리를 구분해 작성하면 담당자가 안내 사항에 답변을 남긴다.

한편 시설물 수리 요청은 ‘수리 고장’ 게시판에서 따로 접수한다. 여기에서 시설물 파손 혹은 고장 난 부분과 수리 희망 시간, 부재중 관리직원 방문 여부를 기록하면 생활관은 최대한 신청 시간에 맞게 조치한다. 관생 의견 접수는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학기마다 만족도와 건의 사항을 묻는 수기 설문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생활관은 관내 복지와 질서 유지를 위해 관생자치위원회도 운영 중이다. 관생자치위원회는 총 24명으로 사무실 순환 근무를 통해 학생 선에서 해결이 가능한 출입 키 분실 시 임시 조치, 생활관 시설 안내 등 간단한 민원 업무를 수행한다. 월 1회 시행하는 대면 점호에는 실내 청결 상태와 반입 금지 물품(전열기구, 주류 등)을 점검하고 건의 사항을 현장에서 즉시 접수한다. 이외에도 ▲입·퇴사 기간 ▲만족도 및 건의 사항 설문조사 ▲안전 훈련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에서 도우미 역할을 맡는다.

옆집은 이렇게 합니다

호서대 생활관은 동마다 사감을 배치한다. 사감은 동별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해 불만·건의 사항을 접수한다. 학기가 끝나기 전 생활관생을 대상으로 건의 사항과 생활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의견을 취합한 다음 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는 생활관장과 생활관생이 설문조사에 건의한 사항을 이야기하고 생활관 전반적인 운영이나 민원으로 해결하지 못한 시설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호서대 생활관은 간담회를 통해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진주교대는 총학생회가 총장, 생활관장 면담을 통해 관생 불만 사항이었던 통금시간을 연장했다. 통금시간은 원래 오전 12시였다. 관생은 여러 가지 이유로 통금시간이 너무 이르다고 호소했고 총학생회는 사항을 인지하고 통금시간 변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약 이행을 위해 총학생회는 자체적으로 관생 설문조사를 진행해 통금으로 인한 불편 사항, 변경에 대한 여론, 변경 반대 사유 등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70% 이상 찬성 의견을 받아 총학생회는 총장, 생활관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13일간 시범운영 후 이상이 없으면 통금시간을 오전 1시로 변경하기로 했고 시범운영 기간에 특이사항이 없어 통금시간을 변경했다.

중요한 건 통보가 아닌 ‘설명과 이해’

이번 가람관 입사생 중 남자 신입생  배정안은 생활관의 일방적 통보다. 사전에 아무런 의사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은 관생에게 불만을 초래한다. A 가람관생은 “신입생 충원율에 대한 학교 사정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지만 개편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가람관생 의견 수렴이나 통보가 아닌 설명회나 간담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이후 지금까지 개편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해 답답하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생활관 개편 등 큰 사안이 발생하면 생활관은 관생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관생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관생은 생활관을 이해하고 좋은 방안을 제시해 적절한 방향으로 타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생활관은 카카오톡 등 접근성이 좋은 매체를 이용해 의견을 수렴하거나 불만·건의 사항에 대한 간담회, 설명회를 진행해 지속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관생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등으로 갈등만 부추기지 말고 불만을 여과해 좋은 방법으로 생활관에 건의해야 한다. 결국 생활관과 관생 모두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태도가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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