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의 의미를 잃은 대한민국의 평범
상태바
평범의 의미를 잃은 대한민국의 평범
  • 김은주
  • 승인 2023.10.04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향 평준화된 대한민국 평범

화려한 모습과 좌절감

최근 코로나19로 외출하기 힘들었지만 주목받는 외식 분야가 있었다. 바로 오마카세다. 맡긴다는 뜻으로 메뉴판이 따로 없이 그날의 음식을 주방장이 알아서 만들어 내놓는 일본식 코스 요리이다. 2021년을 기점으로 지금까지도 오마카세를 비롯한 여행·화려한 일상 또한 SNS와 방송으로 송출되고 있다. 이런 콘텐츠를 보며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나 같은 경우도 화려한 타인의 일상을 볼 때마다 허탈감을 느끼곤 했기 때문이다. 과연 대한민국의 평범한 삶은 어떤 삶인가? 서울 소재의 4년제 대학 졸업 후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과 같은 안정된 직장에 취직 후 휴가철엔 해외여행을 간다. 때가 되면 자가를 마련하고 결혼 후 맞벌이 수입이 700만 원이다. 이후 자녀를 낳아 노후 준비를 한다. 노후엔 손주를 돌보고 삶을 지속한다. 이것이 과연 대한민국의 평범한 삶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1,509만 8,000명이 개인 명의의 주택을 소유했고 이는 전 국민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0세~39세의 비율은 고작 12.8%이다. 이어 2020년 기준 남녀 통합 나이별 평균소득은 ▲10대 95.5만 원 ▲20대 229만 원 ▲30대 337만 원 ▲40대 377만 원 ▲50대 350.5만 원 ▲60대 이상 205만 원이다. 가구 중위소득의 월급 명목비용은 264만 원이다. 연봉 명목비용으로는 3,174만 원이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월급은 그대로다. 방송과 누구나 올리는 SNS의 화려한 모습은 그저 대한민국 소수에 해당하는 모습일 뿐 ‘평범’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

평범은 멀지 않아요

시간이 흘러 대한민국의 소득도 올랐고 그에 따라 생활 수준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다. 많은 사람이 연봉 3,000만원을 받으며 살아간다. 상향 평준화된 ‘평범’은 어쩌면 “이정도는 해야지”와 같은 과도한 관심과 화려한 일상이 올라간 SNS·방송의 높은 접근성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높아진 평범의 기준에 박탈감을 느낀 사람들에게 ‘가구 중위소득은 264만 원’이니 당신은 그저 평범한 범주에 속하며 다수의 사람도 당신과 같은 모습으로 산다고 전해주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