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사람들의 둥지, 고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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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는 사람들의 둥지, 고시원
  • 박주원
  • 승인 2023.05.09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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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학습관리를 희망한다면 고시원에 꼭 오길”
공무원 시험·임용고시 등 다양한 꿈 위해 한 곳에 모여
지난달 24일 오후 1시경 고시원 열람실 내부 모습이다.
지난달 24일 오후 1시경 고시원 열람실 내부 모습이다.

 

사범대를 지나 종합스포츠센터로 올라가는 길, 잠시 멈춰 국제교류관 방향을 바라보면 한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고시원이다. 웬 고시원인가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우리대학 구성원을 위한 어엿한 부속시설이다.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동기, 선배가 들어갔다는 소식을 알음알음 전해 듣긴 하지만 막상 누가 사는지, 어떤 일과를 보내는지 자세하게 관심 가져 본 적은 없을 것이다. 고시원, 과연 이곳은 어떤 곳일까?

누가 어떻게 살고 있나요?

고시원은 3층 건물로, 2000년에 개원해 지난 2010년 확장 리모델링을 거쳤다. 내부는 2인 1실 구조의 침실 26개와 열람실 5개, 정보검색실(PC실), 스터디룸, 휴게실 등으로 이뤄졌다. 침실은 2,3층에 나뉘어 배치됐으며 각 층에는 화장실, 세면실, 샤워실, 세탁실이 있다.    

고시원은 매년 3·6·9·12월마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공고를 낸다. 고시원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우리대학 3·4학년 학생이거나 졸업한 지 3년 이내여야 한다. 생활관과 달리 휴학생도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는 ▲고시원 입실 지원신청서 ▲학습계획서 ▲자기소개서 ▲성적증명서 등을 제출한 후 필기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필기시험 과목은 지원자가 준비하는 고시 종류에 따라 다르다. 교원임용은 교육학(논술 1문항), 공무원·공사는 영어(40문항) 시험을 치른다.

단 교원임용시험은 응시료 3만 원을 납부해야 하며 공사와 경찰공무원·군무원은 토익과 텝스 등 공인영어성적을 증빙할 시 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다. 이후 면접까지 통과하면 최종합격한다. 합격 인원은 고시원의 결원 범위 내에서 고득점순으로 결정한다.

우리의 목표는 오직 ‘공부’

고시원 생활의 가장 큰 특징은 ‘공부’에 최적화돼 있다는 것이다. 학습에 집중하기 위해 정해진 규칙과 시간표에 따라 하루를 보낸다. 다만 재학생들은 자습 시간 중 수업에 다녀올 수 있다.모든 원생은 오전 8시 50분까지 열람실이나 스터디룸에 입실해 일과를 시작해야 한다. 자습 시간 중에는 열람실 앞 보관함에 핸드폰을 반납해야 한다.

오전 자습은 2교시로 나뉘어 오전 9시부터 80분간 자습 후 20분을 휴식하고 다시 70분간 자습한다. 오전 11시 5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고시원 내부나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오후 자습도 2교시로 나눠 오후 1시 30분부터 70분간 자습 후 20분 휴식하고 다시 110분간 자습한다. 오후 5시 30분부터는 마찬가지로 식사를 위해 고시원 내부, 근처 식당으로 향햐며 점심과 달리 생활관에서 식사할 수 있다.

저녁 자습은 오후 7시 10분부터 시작해 70분간 자습 후 20분을 휴식하고 다시 60분간 자습한다. 오후 10시가 돼야 원생들의 의무학습시간은 끝난다. 1시간 동안 꿀맛 같은 자유시간을 즐긴 후 오후 11시부터는 고시원 생활 조교가 점호를 실시한다. 열람실과 스터디룸은 모두 24시간 개방해 이후에는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

주류반입이나 소란, 흡연 등 공동생활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들을 포함해 학습 관련 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학업성적이 열등한 자 (10점, 규정에 따라 퇴원) ▲의무학습의 지각 및 무단이탈행위 (2.5점) ▲고시원에서 실시하는 특강 또는 학습에 무단 불참하는 행위 (5점) ▲타인의 학습이나 취침을 현저히 방해하는 행위(10점) ▲공공도서 및 학습기자재 무단사용 및 손괴행위 (5점) ▲고시원에서 실시하는 모의시험에 미응시하는 행위(10점)다. 벌점의 후속 조치로는 주의, 경고, 퇴원 조치가 있다.

벌점 2.5점을 받으면 주의, 5점을 받으면 경고를 받는다. 벌점을 10점 받으면 강제 퇴원 된다. 주의 2회는 경고에 해당하며 경고 2회는 퇴원 사유다.

이런 규칙적인 삶에 매력을 느끼고 지원하는 학생도 있다. 김민지(식품생명·17) 원생은 “생활관과 자취는 통제가 없어 느슨해지기 쉽다”며 “고시원은 통제가 잘 이뤄져서 공부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활관과 달리 고시원은 외박조차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 탓에 완전히 제한되기도 했다. 현재는 한 달에 한 번, 둘째·넷째 주 주말에 외박할 수 있다.

각종 지원으로 수험생 어깨를 가볍게

수험생활의 고충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는 비용 문제다. 고시원에 들어가면 주거비 부담은 한시름 놓을 수 있으나, 식비, 교재비, 인터넷 강의 수강료 등 고시생이 느끼는 금전적 부담은 여전히 무겁다. 그렇다고 아르바이트와 수험을 병행하기엔 시간, 체력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고시원의 각종 지원은 원생들에게 한 줄기 빛이다. 우선 고시원은 주거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 식사는 생활관 식당(청기정·은기정)을 이용할 수 있다. 평일에는 아침과 저녁, 주말에는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먹을 수 있다. 비용은 학기당 약 50만 원이며 한 끼에 약 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다. 인터넷 강의 수강료도 일부 지원해 지난해 기준 1인당 2강좌씩, 강좌 당 18만 원을 지원했다.

금전적인 부분 외에도 정서적인 장점도 있다. 룸메이트를 별도로 선택할 순 없지만 최대한 같은 시험을 응시하는 학생끼리 한 방에 배정해 수험생활의 고충을 나눌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원생 간 스터디를 운영하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수험생활 중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홀수 달 둘째 주 수요일마다 모의고사를 치른다. 시험과목은 준비하는 고사 종류에 따라 다르며 정해진 점수표에 미달하는 원생은 퇴원해야 한다.

목표를 위해 불편함은 감수하기도

물론 고시원 생활이 마냥 장점만 가득한 건 아니다. 취사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식사 시간마다 학교 근처 식당이나 편의점을 찾아 이동해야 한다. 이런 문제점에 한 원생은 “이동시간조차 아까워 즉석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곤 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또 다른 원생은 “정해진 시간표에 의해 생활하다 보니 샤워하는 시간도 겹쳐 불편하다”고 말했다.

생활관이나 자취방과 달리 침실에 별도로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불편을 겪는다. 고시원, 꿈을 놓지 않는 희망되길 고시원의 최대 거주 가능 기간은 2년이다. 고시원에 살던 도중 2년이 지나면 퇴원할 수밖에 없으므로 기본적인 학습능력을 갖춘 후 지원하기를 권한다. 오달현 고시원 담당자는 “재학생은 학과 수업과 시험 준비를 병행하기 어렵다”며 “특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 영어 과목은 잘 오르지 않기에 기본적인 영어 실력을 갖추고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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