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듣기 힘든 ‘고정식 연결의자’ “제발 바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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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듣기 힘든 ‘고정식 연결의자’ “제발 바꿔주세요"
  • 장서린
  • 승인 2023.05.09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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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대부분 불만, 오래 앉기 힘들어
간호학과, 분리형 의자 설치

 

지난 3월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계단식 강의실 고정식 연결의자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학생 허리, 골반 다 망치는 강의실이다’며 ‘의자가 너무 휘어져 이상한 자세로 앉아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댓글에서도 ‘무릎을 많이 구부려야 해서 불편하다’며 공감했다. 문제가 된 강의실뿐만 아니라 대부분 단과대 대형강의실에서 고정식 연결의자를 사용하고 있어 많은 학생이 같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장점은 한두 개, 단점은 수두룩

고정식 연결의자는 바닥에 고정돼 있어 분실위험이 비교적 낮다. 항상 일정한 공간을 차지해 공간설계에 용이하다. 다시 말해 학생 편의보다 비용과 관리적 측면을 위해 지금까지 사용 중이다. 이밖에도 안전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주현태 시설과 기획팀장은 “분리형 책상을 사용할 때 책상이 계단에서 밀려 넘어지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계단식 강의실의 경우 150명 이상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특성상 공간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편한 고정식 연결의자, 대처 방법은?

하지만 이런 장점에 비해 불편함은 한둘이 아니다. 고정식 연결의자는 책상과 의자가 바닥에 붙어있고 책상과 의자 사이 공간 조절이 불가해 바른자세로 필기하기 힘들다. 또한 체구가 큰 학생이 가지는 고충도 있다. 책상에 꽉 껴 숨쉬기조차 불편하고, 허리를 등받이에 바짝 붙여 앉게 되면 책상과 거리가 멀어져 허리를 숙여야 하다 보니 목과 허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기성언론에서 고정식 연결의자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박성현 휴밸런스운동센터장은 캠퍼스 잡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고정식 연결의자는 허리통증과 골반변위, 척추변위(측만, 거북목)를 유발할 수 있다”며 “개별 신장차이를 고려하지 못해 경사가 높은 책상은 체형변화와 통증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양강의실 불편 사항의 경우 교양교육원에 문의하면 되지만 재학생들은 불만을 어디에 토로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다.

주 팀장은 “학생이 불편함을 신고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책상 교체 비용은 편성되지 않았지만 수리가 필요한 책상은 이른 시일 내에 고치거나 폐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간호학과, 새 의자 도입해 호평 일색

한편 계단식 강의실임에도 불구하고 고정식 연결의자를 사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 창의인재관 1303호 강의실은 책상은 고정돼 있지만 의자는 분리돼 있다. 지난해 간호학과가 대학혁신지원사업 ‘지역수요 맞춤형 중점 특성화 교육 환경개선 프로그램’에서 약 1천만 원의 비용을 지원받아 93개의 의자를 교체했다. 간호학과는 “기존 고정식 연결의자는 학생들이 움직일 수도 없고 배열도 맞지 않아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권연주(간호·21) 학생은 “분리형 책상은 편리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허리 통증 문제 등에 비교적 자유롭다”며 긍정적 의견을 남겼다.

계단식 강의실 외에도 불편 존재

불만을 호소하는 강의실 외에도 의자 팔걸이를 들어 간이책상을 꺼낼 수 있는 사회과학관, 생활과학관 등의 대형강의실에도 불편함은 있다. 의자에서 책상을 꺼내야 해 책상이 작아 강의교재를 펴거나 필기하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시험지가 A4보다 크면 책상 밖을 넘어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반 강의실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일체형 책상 또한 체형에 맞게 높이를 조절할 수 없고 책상과 의자 사이가 고정돼 있어 불편하기는 매한가지다.

쉽게 바꾸기 힘든 고정식 연결의자 교양강의실은 각 단과대학 행정실이 아닌 교양교육원에서 관리하는 중이다. 교양교육원에 따르면 강의실의 의자를 교체하기 위해선 내용연수가 지나아 한다. 내용연수는 물건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수명을 뜻한다. 내용연수가 지난 후에도 예산 요청을 해서 배정이 돼야 교체가 가능하다.

김효은 교양교육원 담당자는 “고장 난 의자라도 먼저 전수조사해 시설과에 수리를 요청했다”며 “학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교내 교양강의실에 설치된 고정식 연결의자와 일체형 책상을 합하면 약 1,570개가 있다. 각 단과대학이나 학과에서 관리하는 전공강의실 고정식 연결의자와 일체형 책상까지 전부 교체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당장에 모든 책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점진적으로 학생에게 조금 더 편한 의자로의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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