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서민들의 꿈인가 신기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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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서민들의 꿈인가 신기루인가
  • 안정은
  • 승인 2023.04.0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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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당첨 664장 조작인가 , 우연인가
매주 10여 명씩 1등 당첨도 우연인가

복권. 복 복(福)자에 책 권(券) 말 그대로 복을 주는 종이다. 1부터 45까지의 숫자 중 랜덤으로 6개를 뽑아 모두 일치하면 1등 당첨이며 한 게임당 1,000원이다. 1등이 되면 약 10억에서 많게는 30억 넘게까지 받는다. 1,000원으로 수십억을 벌 수 있는 말 그대로 서민들의 꿈인 것이다. 물론 확률을 계산했을 때 8,145,060분의 1로 흔히 길 가다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읽는 사람이나 또는 그 가족, 지인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한 번쯤은 구매해봤거나 혹은 꾸준히 구매하는 사람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달 4일 실시된 1,057회차 로또 2등 당첨 수가 664개가 나왔다. 1,056회차 2등 당첨 수가 81개, 1,055회차 2등 당첨 수가 92개로 유독 1,057회차만 상당수의 2등 당첨이 나온 것이다. 심지어 2등 당첨 복권 중 103건이 한 판매점에서만 나온 것이 밝혀져 로또 조작설이 다시금 떠올라왔다. 지난해 1,010회차 로또에서도 1등이 50장이 나오며 화제가 된 적 있었고 애초에 매주 마다 10명 이상의 1등 당첨자가 나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 근거로는 일본복권을 드는데, 일본복권 중에 로또 7이라는 복권이 있다. 이는 43개의 숫자 중 6개를 맞추는 방식으로 우리나라 로또와 가장 유사하면서도 확률은 더 높다.

다만 가격은 한화로 약 2,000원이고 당첨자가 잘 나오지 않아 이월이 자주 되는 편이며 일주일에 2번 추첨한다. 가격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확률도 우리나라보다 높은데 이월이 자주 되는 것에 반해 매주 10명 가까이 당첨자가 나오는 우리나라 로또를 보면 의심이 들 만도 하다. 만약 조작설이 맞다면 서민들의 꿈은 그저 한낱 신기루였던 것이다. 필자도 현금이 생기면 때에 따라 종종 복권을 구매한다. 엄청난 기대를 하고 구매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로또 조작 의혹에 대한 기사를 볼 때마다 기분이 불쾌해져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 복권 판매액의 약 42%는 복권기금으로 빠져 사회 소외계층에 쓰인다. 복권기금의 65%는 임대주택의 건설 등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지원사업, 장애인, 불우청소년 등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사업에 쓰이고 35%는 과학기술진흥기금,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 등 10개 법정배분기관에 배분된다. 즉 복권 판매액의 약 58%가 총 당첨액이고 그 중4, 5등 금액을 제외한 금액의 75%가 1등 당첨액이다. 1등 당첨이 되면 원천징수로 33%의 세금을 떼고 일시금으로 받는다. 소외 계층을 위해 구매액의 일부를 복권기금으로 빼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이후에도 원천징수로 33%나 세금을 떼가는 것은 좀 1등 당첨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괜히 마음이 움찔했다. 일본 복권은 세금을 떼가지 않는다. 법적으로도 과세를 금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서민의 꿈에 세금을 메길 수 없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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