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안동 술, 그 맛을 음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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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안동 술, 그 맛을 음미하다
  • 김혜미
  • 승인 2021.06.0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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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걱정되지 않는 막걸리
산뜻한 산미와 쓴맛의 어울림
어떤 음식과도 어울리는 맥주
안동맥주를 담는 모습이다.
안동맥주를 담는 모습이다.
회곡양조장에서 막걸리를 숙성하고 있다.
회곡양조장에서 막걸리를 숙성하고 있다.
시험, 과제, 조별활동 등에 치이다 4개 만 원인 캔맥주, 1+1 과자 두봉 양손 가득히 들고 자취방으로 향하는 소확행은 언제나 즐겁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을 만나기보다 개인 공간에서 혼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한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87.3%가 코로나19 이후 술 마시는 장소로 ‘집’을 꼽았고 술 마시는 상황에서 ‘혼자서’란 대답이 45.2%를 차지한다.
재미난 유튜브 콘텐츠 앞에서 정신없이 술을 마시다 보면 노곤한 하루 끝을 알코올에 녹이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술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 지역에는 가장 유명한 안동소주 이외에도 회곡막걸리와 유명 시인 이육사의 이름을 딴 264청포도와인, 안동맥주 등이 있다.

3대의 세월을 빚다
청정지역 안동시 풍산읍 회곡리에 자리 잡은 회곡양조장은 우리 쌀과 낙동강 청정상류 맑은 물로 전통술을 빚는 곳이다. 1920년대부터 시작해 현재 2대 김숙자 씨가 54년째 술을 정성으로 빚고 있으며 3대째인 권용복 대표가 비법을 전수받아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회곡양조장은 많은 양조장이 판매 부진으로 문을 닫을 때도 바이오산업단지 이전과 살균처리시설, 입국 시설, 저온 창고 시설 등 현대화된 설비를 구축해 발전했다.
회곡양조장 대표 술은 막걸리다. 회곡막걸리는 먼저 입국 20% 누룩 80% 비율로 혼합해 물을 넣어 효모와 효소를 배양해야 한다. 이에 고두밥을 넣고 1주일 동안 저온에서 완전히 숙성시켜 밑술을 만든다. 담금실에서 다시 10~13일가량 발효하면 막걸리가 완성된다. 입국과 누룩을 섞어 풍부한 맛과 품질의 균등화를 이뤄냈고 저온 숙성으로 막걸리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트림을 하지 않는다. 또한 비교적 오랫동안 발효시켜 메탄올이 많이 분해돼 숙취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 회곡양조장 관계자는 “입국은 우리가 만드는데 우리나라 쌀은 찰기가 많아 균이 풍부한 입국을 생산할 수 없어 막걸리 품질을 위해 미국산을 사용한다”며 “그러나 고두밥이나 덧밥 등 80%는 우리 지역 백진주 쌀을 사용하기에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준다”고 답했다. 
회곡막걸리 종류는 ▲회곡생막걸리 ▲회곡밀막걸리 ▲순막걸리로 총 3가지다. 회곡생막걸리는 100% 쌀로만 제조하며 달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 회곡밀막걸리는 깊고 풍부한 맛이 일품이며 옛날 막걸리의 구수함을 살렸다. 순막걸리는 마실 때 위에 부담을 덜어줘 숙취가 없으며 부드러운 타입으로 여성이나 젊은 층의 애주가가 부담 없이 즐기기에 적합하다.
회곡양조장에선 막걸리 외에도 회곡생동동주, 약주인 고백과 예미주, 전통주인 회곡안동소주, 안동국화주, 안동상황주 등을 생산한다. 권 대표는 “옛 맛을 지키며 최신 위생시설을 갖춰 안전하게 마실 수 있고 ‘미래를 위해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는 기업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시장에 우리 전통주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질 때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육사 시인의 고장인 안동시 도산면에서는 청포도 ‘청수’를 재배한다. 이 청수로 264청포도와인을 만든다. 이동수(61세·도산면) 246청포도와인 대표는 “청수는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청포도 품종이다”며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안동 청수로 만든 264청포도와인은 풍부한 과일 향과 산뜻한 산미, 약간의 쓴맛이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264청포도와인은 약 7개월의 제작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8월 말에서 9월 초에 잘 익은 청포도를 수확해 45일간 발효 후 6개월간 숙성한다. 숙성 과정에서 3차례 정도 찌꺼기 제거를 하고 여과 필터를 거쳐 병입한다. 병입 후에는 바로 판매할 수 있으나 여유가 있으면 1년 정도 병 숙성을 한다. 264청포도와인은 처음 병입했을 때는 거친 맛이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부드러워져 마시기 좋다. 숙성 정도는 2~3년 정도가 가장 적당하며 3~4년까지도 괜찮다.
264청포도와인은 발효 정도에 따라 당도와 향이 달라진다. 단맛이 강한 정도에 따라 꽃, 광야, 절정 3가지로 나뉜다. 3가지 상품명 또한 이육사 시인의 시에서 따왔다. 이 대표는 “모두 같은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와인이기에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시길 권한다”고 전했다.
보통 레드와인은 고기와 같은 기름진 음식, 화이트와인은 생선과 해산물 등 특유의 향이 있는 음식과 함께 마신다. 이 대표는 “264청포도와인은 껍질째 발효해 떫고 쓴 맛이 있어 모든 음식과 매치했을 때 거부감이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삼겹살처럼 구워 먹는 고기나 안동 특산물인 문어와 잘 어울린다”고 답했다. 
264청포도와인은 보통 포도 1kg을 양조하면 750m 한 병이 나오는데 올해는 25t 정도 수확할 예정이다. 

안동의 오드아이
안동맥주는 맥주양조장 운영자와 맥주 소믈리에가 만나 만들어졌다. 안동맥주는 보리를 튀겨 굽거나 볶아서 만든 맥아를 이용해 만든다. 맥아를 맥즙으로 바꿔 발효시키면 우리가 아는 맥주가 되는데 맥즙을 만드는 과정은 보통 6시간 정도 걸린다. 먼저 맥아를 분쇄해 적정 온도를 맞춘 물에 담구면 당화가 일어난다. 당화가 끝나고 남은 찌꺼기는 거르고 액은 끓인다. 끓는 과정에서 휘발성 물질이 날아가 살균된다. 이렇게 완성된 맥즙을 차갑게 식혀 발효조에 넣고 짧으면 3~4일, 길면 몇 달간 발효시켜 맥주를 만든다. 전명진(35세·정하동) 안동맥주 담당자는 “보통 맥주는 도수가 정해져 있지만 안동맥주는 우리만의 적절한 도수로 맥주를 만들고자 한다”며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해 맥주를 만드는데 이러한 점이 안동맥주만의 특별한 매력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동맥주는 안동 지역에서 생산하는 생강과 밀을 이용해 오드아이를 만들어 국제맥주대회(KIBA) Herb and Spice Beer 부문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외에도 396커피컴퍼니와 함께 ‘캣인블랙’이란 맥주를 만들었다. 
안동맥주는 여러 종류의 맥주를 생산하는데 ▲Mist ▲알빠냥 ▲금맥주 ▲Andong-Lager ▲캣인블랙 ▲Hopster ▲오드아이 ▲필스너가 대표 맥주다. 전 담당자는 “다양한 맥주가 있지만 대학생은 수제 맥주를 많이 접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된다”며 “무난하게 즐기기 좋은 Andong-Lager 혹은 오드아이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이어 “안동맥주의 맥주는 거의 모든 음식과 무난하게 잘 어울리지만 굳이 고르라면 피자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동맥주는 다양한 곳으로 유통된다. 안동시에서는 ▲안동맥주퍼블릭하우스 ▲알리 ▲카즈모스 ▲396커피컴퍼니에서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사람과 수많은 상황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는 ‘방학’이란 안식처에서 편안히 쉴 수 있다. 그 안식처에 빠지면 섭섭한 술은 여러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우리에게 전해진다. 그러나 혼자서 즐기는 술보다 ‘그리운 단골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마시는 술이 더욱 맛있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2학기에는 혼술의 전성시대가 빨리 저물기를 고대하며, 건배!
 
공동취재 김혜미 기자(hyemi2101@naver.com)
윤경민 기자(ykm0101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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