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코, 입 모두 즐거운 안동 구시장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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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코, 입 모두 즐거운 안동 구시장 연합
  • 권회창
  • 승인 2024.03.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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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장 연합, K-관광 마켓 10선에 선정
단순 시장에서 모두가 즐기는 관광 명소로
찜닭을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들이 찾아온다
찜닭을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들이 찾아온다

안동 구시장 연합, 우리 대학 학생과 안동시민에게는 ‘시내’, ‘원도심’ 등으로 불리는 곳이다. 안동 구시장 연합은 ▲구시장 ▲남서상점가 ▲문화의 거리 ▲음식의 거리로 구성돼 있다. 각 요소는 ▲찜닭골목 ▲떡볶이골목 ▲데이트길 특화 거리 ▲갈비골목 등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안동 구시장 연합을 K-관광 마켓 10선 중 하나로 선정했다. 

안동 하면 찜닭, 찜닭 하면 구시장

우리 대학에서 버스를 타고 안동초등학교에서 하차 후 골목으로 들어가면 닭이 그려져 있는 구시장 입구가 우리를 반긴다. 마치 찜닭 한입 먹고 가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좌우로 즐비한 찜닭 식당에서 풍겨오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사장님의 정겨운 인사에 홀려 들어간 식당은 이미 사람들로 붐벼있다. 겨우 자리를 잡은 후 허기진 배를 달래다 보면 주문한 안동찜닭이 나온다. 한 입 먹어보니 양념이 깊숙이 배어있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짭조름한 양념 맛이 가시기도 전에 여러 야채와 닭고기가 어우러진 담백한 맛이 입 안을 맴돈다. 쫄깃한 당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어 마지막에는 잡채를 먹는 느낌을 준다.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하고 나온 찰나 다른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연인에게 후기를 물어봤다. 김민정(25세·서울) 씨는 “찜닭이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고 양도 많아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며 “서울에 사는 지인에게도 방문해 먹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1970년대부터 통닭골목을 형성했던 구시장이지만 양념치킨이 성행하면서 통닭골목 상인은 위기에 봉착했다.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상인이 찾은 탈출구는 안동찜닭이었다. 갈비 양념에 기초해 다양한 야채를 넣고 자작자작 조리해 차별성을 부여했다. 구시장 내 찜닭골목은 1990년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지역민만 즐겨 먹어 찜닭, 야채찜닭 등으로 불렸으나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안동찜닭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안동찜닭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찜닭골목은 구시장을 넘어 안동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찜닭골목에서 원조 안동찜닭을 운영하는 이장훈 씨는 “안동찜닭이 하나의 브랜드가 된 후 매출이 3배 정도 상승했다”며 안동찜닭의 유명세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찾아주시는 손님들께 항상 감사하다. 차별화된 맛과 양으로 멀리서 오는 손님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시민과 관광객이 남서상점가에서 분식을 맛보고 있다.

 

분식을 먹고 싶다면 남서상점가로

구시장을 가로질러 동문으로 나오면 떡볶이골목이 형성돼 있는 남서상점가다. 남서상점가는 구시장과 문화의 거리 사이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십 여 개 점포에서 분식, 호떡과 찹쌀도넛이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는다. 구시장에서 식사를 마친 관광객이 문화의 거리로 이동 중 군것질로 아쉬움을 달래기 좋은 곳이다.

권기철(64세·태화동) 씨는 “남서상점가에서 먹는 분식 맛은 안동 최고가 아닌 전국 최고다”며 “안동시민뿐만 아니라 안동으로 여행 오는 사람에게도 강력히 추천한다”고 말했다. 남서상점가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해온 상인 A씨는 “언제나 변함없는 맛으로 보답할테니 남서상점가를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문화의 거리에는 관광객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 있다.

 

문화의 거리, 데이트하러 왔니껴?

남서상점가를 지나 문화의 거리에 도착하면 보행자 전용로를 가로지르는 조그만 수로와 이색적인 벤치가 자리 잡고 있다. 시민은 벤치에 앉아 연인,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사진을 찍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 문화의 거리 북쪽 끝에는 중앙무대가 위치해 있다. ‘왔니껴’라고 쓰인 조형물은 안동 사투리의 색깔을 뽐내고 있다. 나무 모형에 작은 전구를 달아 벚꽃나무를 묘사했다. 저녁에 불이 들어오면 거리에 낭만을 더한다.

조은영(19세·당북동) 학생은 “문화의 거리 조경시설은 사진 찍기에도 매우 예쁘고 벤치가 많아 앉고 짐을 놔두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안동시청 일자리경제과 담당자는 “미관 발전을 위해 다양한 조경시설을 설치했다”며 “이를 통해 시민들과 관광객을 유치했고 나아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추구하고자 했다”며 조경시설 설치 의미를 밝혔다.

한편 문화의 거리는 데이트길 특화를 위해 다시금 걸음을 내딛고 있다. 우영진 안동 상권르네상스사업단장은 “전국 각지 연인들이 문화의 거리를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며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기 좋은 길을 만들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인공눈을 뿌리는 프러포즈 타임을 준비하는 중이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음식의 거리에서 즐겨요. 안동 한우갈비

문화의 거리를 지나 다음으로 방문한 장소는 음식의 거리다. 음식의 거리에는 칼국수, 감자탕, 해물찜 등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좌우에 위치해 있다. 사진을 찍고 싶게 하는 조경시설도 간혹 보인다. 식당 간판에는 대표 메뉴를 묘사한 조형물이 설치돼 흥미를 유발한다. 음식의 거리 상인회 김용민 회장은 “2001년에 음식의 거리가 형성되고 인프라가 구축된 뒤 방문객 수가 확실히 많아졌다”며 음식의 거리가 지닌 브랜드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음식의 거리 유명세에 힘입어 갈비골목도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갈비골목은 안동 한우갈비를 판매하는 식당 12개가 운집해 있다. 음식의 거리보다 늦게 형성된 갈비골목이지만 이제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일등 공신이다. 안동 한우갈비는 생마늘과 과일즙을 넣어 만든 양념과 고품질 고기를 사용해 맛과 신선도를 보장한다. 정성은(55세·부산) 씨는 “저녁 메뉴로 선택하길 잘했다”며 “다른 지역보다 갈비가 더 담백하고 부드럽다”고 안동 한우갈비 맛을 전했다. 김명자 뉴서울갈비 대표는 “갈비골목과 음식의 거리 브랜드가치 덕에 매출이 올랐다. 특히 주말이면 여행을 마치고 오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더 오래, 더 여유롭게 즐기다 가세요

음식의 거리 주변에는 11개 숙박업소가 있다. 덕분에 관광객은 야간에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신준형 고려호텔 실장은 “겨울철 비수기를 제외하고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신다”며 “음식의 거리 근처에 위치해 손님들이 여행을 끝내고 오시는 경우가 많다”고 인근 숙박업소의 유용함을 설명했다. 백상민(25세·수원) 씨는 “안동에 여행 차 방문했는데 시간이 늦어 숙박업소를 물색하던 중 주변에 숙박업소가 많아 한시름 놓았다”며 “편하게 자고 다시 여행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편리하고 안전한 관광명소로 발돋움

안동시는 구시장 연합 일대 접근성 강화를 위해 주차타워 2개를 조성했다. 2022년 5월 문화의 거리 내에 주차타워를 신축해 기존 주차장보다 44면을 늘린 총 102면의 주차타워를 완성했다. 지난해 1월 웅부공원 건너편에도 300면 규모의 주차타워를 신축했다. 주차가 편리해져 관광 접근성이 강화됐고 많은 관광객이 구시장 일대를 찾았다. 윤해연 안동시청 관광정책과  주무관은 “구시장 연합 내 주차타워 신축이 관광소비 증가와 지역 상권 부활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며 효과를 설명했다.

구시장 내 야간관광을 활성화하는 방향도 모색됐다. 안동시는 2021년 21억 원을 들여 구시장 내에 LED 조명을 설치했다. 시민과 관광객은 야간에도 밝은 분위기 속에 즐겁게 관광할 수 있다. 안동시는 지금도 구시장 연합 및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윤 주무관은 “여러 가지 홍보 방식과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먹고 찍고 즐기는 곳 곳 곳

이처럼 안동 구시장 연합은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안동찜닭, 떡볶이, 안동 한우갈비까지 입맛에 구애받지 않고 배부르게 먹는 곳이다. 인생사진 한 장은 물론 휴식도 취하고 여유도 만끽하는 곳이다. 연인, 친구, 가족들이 함께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기는 곳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값진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구시장 연합 방문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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