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파고드는 거짓
상태바
불안을 파고드는 거짓
  • 이예빈
  • 승인 2020.03.16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중을 현혹하는 가짜뉴스
의심과 검증은 필수불가결

지난달 22일 안동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겼다는 소식이 퍼지며 SNS와 메신저를 통해 한 정보가 떠돌기 시작했다.

확진자들이 방문했다는 장소와 거주지에 대한 정보였다. 이 정보는 안동시청의 공지보다 빠르게 확산됐고 사람들의 불안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그 정보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뉴스였다. 안동시를 비롯한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복주성당이 감염자들이 다녀간 곳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목성성당, 천주교안동교구 카톨릭대 구내서점 등 장소명에 오타가 수두룩했다. 또한 홈플러스와 정하동 농협이 폐쇄된다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지만 홈플러스는 물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고 정하동 농협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간 적도 없는 곳이었다.

이에 인근 지자체에서는 안전안내문자를 이용해 코로나19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마시고 안전안내문자를 믿어주시기 바란다등 가짜뉴스를 경계하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외에도 온라인상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 권고사항이라는 이름으로 코로나19 권고안이 퍼져 의협에서는 이는 가짜 뉴스며 내용 대부분이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의협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증상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가짜 권고안의 내용을 일반인들은 마치 특별한 느낌이 없으면 괜찮다는 식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발달과 SNS 문화의 확산으로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정보를 공유하고 접한다. 이렇게 알게 된 정보를 우리는 크게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쉽게 공유하고 소비한다. 생년월일, 혈액형, 별자리, 이름의 초성 등으로 사람의 성격이나 행동을 설명하는 게시물들이 바로 그 예이다.

2017330, 한국언론정보학회가 개최한 뉴스의 옷을 입은 루머: 가짜뉴스의 유통 메커니즘과 사회문화적 이해세미나에서는 SNS 이용자의 19.7%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가짜뉴스를 자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자는 이에 대해 이러한 결과는 SNS는 뉴스 소비와 관계 형성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간으로 가짜뉴스가 뉴스로서의 가치는 낮을 수 있지만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가치가 있을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과 어떻게 SNS 정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지가 노출되는 정보의 종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분석했다.

가짜뉴스’, ‘찌라시’, ‘루머’, ‘유언비어등으로 불리는 불확실한 정보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우리는 에이 찌라시네’, ‘에이 설마 그렇겠어라며 한 번 정도는 의심해보고 곧바로 믿지 않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이 시국에, 위험이 코앞까지 들이닥친 상황에 불안해진 대중들은 현혹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본인이 맞다고 생각해서 좋은 의도로 정보를 알리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 다른 누군가는 개인의 이익, 재미 등을 위해 거짓된 불확실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

이런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의심과 검증의 끈을 꽉 붙잡고 정신을 바짝 차리는 수밖에 없다. 이제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 전해준 정보라 할지라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검증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는 능력은 의심이라는 과정을 거쳐 더욱 성장한다. 불안의 시작점조차 아직 파악되지 않은 지금, 답답하고 갑갑하겠지만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며 검증된 정보를 따른다면 점차 상황은 완화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