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 열풍, 그 열기 속으로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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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열풍, 그 열기 속으로 뛰어들다
  • 이동영 기자
  • 승인 2019.09.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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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1인미디어 페스티벌’열려
‘메이저’의 성공, ‘마이너‘의 성장
안동에 있는 문화콘텐츠진흥원

지난 2018년 교육부가 발표한 진로 희망 조사에서 낯선 직업이 순위권에 자리매김했다. 바로 인터넷방송 진행자, 소위 말하는 유튜버다. 유튜버는 다양한 영상을 방송해 광고료와 후원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직업이다. 지난달 16~17일에 열린 인천 국제 1인미디어 페스티벌에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남녀노소 1인 미디어 도전 시대

행사장은 1인 미디어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알려주듯 많은 인파로 붐볐다. 그중 휴대폰으로 직접 현장을 중계하는 방송인이 눈에 띄었다.

실시간 현장 중계방송을 하던 김정혁(14·인천시) 군은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한 지 3개월이 넘었다평소에는 집에서 수다 떨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방송했다. 하지만 조금씩 시청자가 늘어나자 방송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신윤석(43·수원시) 씨는 평소 리니지라는 게임을 방송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주로 하는 게임이 아니라 시청자 수는 적지만 소통하며 게임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유명해지는 것이 방송의 목적이라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에 구독자 욕심 같은 건 딱히 없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유튜버 보겸, 도티, 이사배
왼쪽부터 유튜버 보겸, 도티, 이사배

구독자 345, ‘황제가 말하는 유튜브 시장

행사 첫날,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콘서트가 진행될 중앙무대는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유명 유튜버인 보겸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는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재량을 진정성이라고 말했다. 방송을 준비할 때 어떻게 해야 초심을 유지할까보다는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방송을 봐줄까를 고려하며 콘텐츠를 구상한다. 이런 고민을 통해 게임만 하던 초반 콘텐츠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음식 리뷰와 브이로그 형식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됐다. 또한 그는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사이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청자와 신뢰가 무너지면 아무리 유명한 방송인이라 할지라도 단숨에 무너질 수 있다. 이어 방송인이 아닌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 신뢰성을 강조했다.

보겸은 여러분들 중에서도 크리에이터라는 꿈을 키우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1인 미디어 시장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보겸은 아프리카TV에서 2015년 이후 크리에이터 중에 성공한 사람이 거의 없다1인 미디어 시장은 레드오션이라 밝혔다. 실제 1인 미디어 플랫폼 중 하나인 트위치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2,800여 개의 방송이 중계되지만 시청자가 10명 이상인 방송은 100개도 채 되지 않는다. 보겸은 방송은 직업이 아닌 취미로 시작해도 충분하다방송이 실패해도 사업이 망하는 것처럼 타격이 큰 편도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지금 하는 방송을 성공시키고 싶다면 예전의 저희보다는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저희 시절보다 경쟁하는 다른 방송인도 많고 이미 유명한 사람이 많다며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독자 252, ‘초통령이 말하는 동기부여

행사 둘째 날, 이른 아침부터 많은 어린이가 중앙무대 앞에 앉아 유명 크리에이터인 도티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오후 2시에 시작하는 토크쇼를 보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기다리는 어린이들과 주말에 아이 손에 이끌려 피곤한 눈빛으로 지쳐있는 부모님들은 상반되는 풍경을 자아냈다.

도티가 말한 자신의 방송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됐다. 그가 처음 영상을 편집하게 된 계기는 김연아 선수다. 김연아 선수의 멋진 경기를 편집해 팬 무비를 만드는 게 취미였던 그는 편집기술을 독학해 영상 편집자로 활동했다. 그러다 다른 사람의 영상을 편집하던 도중 나도 방송에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이어 도티는 자신이 처음 방송하던 시절엔 크루라는 방송인들의 모임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크루의 특성상 더 성장하기 힘들다는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친구와 샌드박스 네트워크MCN을 설립했다. MCN은 연예인에게 있어서 소속사와 같다. 방송인끼리 친목을 도모하며 새로 시작하는 방송인들에게 지원해주고 파트너쉽을 체결하며 상호관계를 유지한다.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경우 유명한 압둘알리과로사나 개그맨 유병재도 소속돼 있는 등 다양한 방면의 크리에이터들을 모집한다. 마지막으로 도티는 방송에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방송을 시작하며 망설일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하꼬 크리에이터가 말하는 꿈

유명하지 않아 시청자가 적은 방송을 흔히 하꼬라고 표현한다. 하꼬란 일본어로 상자를 뜻하는 はこ(하꼬)를 말하는데 예전에 판잣집을 속된 말로 상자만 한 작은 방이라 해서 하꼬방으로 불렀다. 여기서 방송의 규모가 판잣집처럼 작다고 해서 방을 빼고 하꼬라고 부른다. 이번 페스티벌에도 많은 하꼬 크리에이터가 참가해 자신의 방송을 홍보했다. 유튜브에 노래 커버 영상을 올리는 동주르노래 부르는 것을 유튜브에 올리는 게 꿈이었다인천 테크노파크에서 진행한 ‘1인 방송 인큐베이션 센터 2019’ 프로그램에 참여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시청자와 소통하는 콘텐츠를 운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튜버 시장 중 틈새시장을 노리는 사람도 있다. 유튜버 괴물남모형은 원래 음식 모형을 만들어 음식점에 유통하는 조형사다. 그러다 모형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과연 이러한 영상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와 같은 독특한 주제는 많은 사람에게 인기 있다. 외국 유튜버 ‘Black Beard Projects’는 낡은 도구를 새것처럼 수리하는 영상을 주로 올려 138만 구독자를 보유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상에 도움을 얻기보단 낡은 도구에 녹이 사라지고 깨끗해지는 것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이처럼 레드오션인 유튜버 시장에도 자기 영상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블루오션을 찾는 사람이 있다.

아프리카TV 소속 '아쟁타는 언니'
아프리카TV 소속 '아쟁타는 언니'

 

1인 미디어의 시작과 기회의 땅, 안동

유명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며 나도 1인 미디어에 도전해 볼까?’ 생각하면서도 당장 시작하기엔 막막하다. 다행히 안동에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시설이 있다. 안동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진흥원)에 가면 경북콘텐츠코리아랩과 1인창조기업지원센터가 같이 있다. 이 기관들에서는 1인 미디어에 관한 여러 사업을 지원 한다. 먼저 진흥원은 견학 신청 후 스튜디오 관람과 뉴스 촬영, 영상 제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촬영·음향 장비를 유료로 대여할 수 있으며 외부 반출이 허용된다. 심지아 홍보 담당자는 유명 크리에이터의 얘기를 들어보는 명사특강 상상톡부터 직접 1인 크리에이터를 체험할 수 있는 상상공작소’,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교육을 해주는 선도기술교육 등을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가을에도 1인 크리에이터 관련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만약 1인 미디어를 비롯한 뚜렷한 창업 아이디어가 있다면 1인 창조기업센터에 입주 신청을 할 수 있다. 입주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12개월이지만 경영·실태조사 평가를 거쳐 12개월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입주기업으로 선정되면 사무실과 사무집기 및 사무기기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또 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사업과 각 회사의 마케팅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아 분야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현재 입주 기업 중 영상 콘텐츠 제작을 하는 맹그라미 콘탠츠랩의 대표자는 맹진욱(사학·11) 동문이다. 그는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 영상 콘텐츠 제작하는 선배가 서울로 가며 남은 장비를 넘겨받아 이 일을 시작했고 작년에 1인창조기업센터에 입주했다. 맹 대표는 의뢰받은 데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또 자체적으로도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 무조건 1인 기업이라고 해서 혼자 연출, 촬영, 보정, 편집을 다 하지 않는다. 외주 촬영의 경우 카메라 감독을 맡거나 연출을 맡기도 한다. 맹 대표는 “1인 미디어에 도전하고 싶은 학우들은 촬영이나 조명 같은 하드웨어 기술보다는 연출같이 소프트웨어 기술을 배우길 권유한다며 그 이유로 하드웨어 방면은 다른 사람에 의해 대체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방면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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