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뒷맛 남긴 컨설팅, 비대위 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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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뒷맛 남긴 컨설팅, 비대위 향후 행보는?
  • 이철승
  • 승인 2021.09.13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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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결과에 빗발치는 문제제기
기획처 “컨설팅은 객관적 참고자료일 뿐”
컨설팅 결과 참고, 비대위 안 도출 예정

1억여 원과 3개월을 소요한 외부 컨설팅이 마무리됐지만 결과를 둘러싼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가장 큰 논란이 일었던 분야는 학과경쟁력 평가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주요 평가지표로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15%), 재학생 충원율(10%), 취업률(15%) 등을 활용했다. 그 결과 S등급에는 공과대 4개 학과, D등급에는 인문예술대 6개 학과가 포함됐다.

인문예술대는 사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가 C, D등급에 포함됐다. A 교수는 안동의 지역적 특수성, 타 대학과 차별성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존 학과평가는 일반적인 취업률과 함께 타 대학 동일·유사학과와 비교하는 취업률지표를 사용했다직접 비교가 불가능한 학과 간의 취업률 비교는 체급이 맞지 않는 싸움을 붙여놓는 격이다고 비판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지역적 특성 등은 정량평가로 판단하기 어렵다학생과 산업체의 수요를 고려해 결정한 정량평가 지표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구조조정 규모의 근거가 미흡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학과별 정원 조정 규모는 우리대학과 규모가 비슷한 여러 대학과 비교해 설정했다. 그러나 비교 대학 중 한국해양대학교, 금오공과대학교 등 특수목적대학으로 종합대학인 우리대학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기존 데이터 분석 외 미래전망이 없다는 점도 빈축을 샀다. 학령인구 감소 예측을 제외하면 향후 산업수요, 취업 전망 등 미래 데이터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학사개편안을 발표했다.

B 교수는 컨설팅은 현황 분석이 아니다기존 데이터 분석은 컨설팅의 일부 과정일 뿐 미래 전망과 계획이 주 내용을 이뤄야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평했다. 미래 데이터 반영 요구에 한국생산성본부는 우리가 요청받은 과업 분야가 아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당초 본부의 컨설팅 의뢰 부문 선정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선정한 특성화 분야 4가지도 호평 받지 못했다. 명확한 학문분야 특성화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4가지 주제 아래 유관 학과를 나열하는데 그쳤다. 특성화 지원 방안은 융합전공 개설, PBL, 플립러닝 등 추상적인 용어에 불과했다. 융합전공 개설을 제시했음에도 기존 우리대학의 융합전공에 대한 분석은 진행하지 않았다.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창의융합형 실무인재 양성 대학이라는 특성화 비전은 이게 특성화가 맞나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해당 부분은 학문분야 특성화가 아닌 교육과정 특성화로 전 학과에 해당하는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학사구조개편에 밀려 행정조직 개편안은 관심에서 다소 밀려났지만 교육혁신기구 설치 등 교육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컨설팅 결과에 문제제기가 빗발치고 비대위 안과 연계성을 묻는 질문까지 등장하자 이혁재 기획처장이 나서 컨설팅 안은 객관적인 외부 참고자료일 뿐이다며 비대위와 컨설팅 결과의 관계를 분명히 했다.

 

중점 특성화분야 결정한 비대위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0일 중간보고회를 열어 그간 활동 경과를 발표했다. 비대위도 3개월간 컨설팅 참고하며 특성화분야를 도출하고 학과 경쟁력 평가를 통한 학사개편안을 준비했다.

바이오헬스, AI/SW, 문화콘텐츠/관광을 특성화 후보군으로 선정하고 평가했다. 지역산업 연계(40%), 대내·외 비교우위(40%), 언론노출지표(20%)를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바이오/헬스를 특성화 분야로 선정했다. 비대위는 바이오헬스 특성화 단과대 설치 등 특성화 전략을 고민하며 비특성화 단과대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비대위 활동 종료 후에는 별도의 특성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중점 특성화 분야 외에 육성 특성화 분야를 공모할 예정이다.

 

학과 경쟁력 평가 지표는 신입생 충원율(25%)과 재학생 충원율(25%)이 절반을 차지했고 컨설팅 평가에는 없는 타 대학 비교 취업률(취업률)과 재정 건전성 평가를 포함했다.

평가 결과 컨설팅 결과와 마찬가지로 인문예술대는 D등급을 면치 못했고 학생 충원율이 높은 생활복지학과, 간호학과 등은 S등급을 받았다.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다.

기존 학과평가 지표 산식을 큰 변화 없이 적용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비대위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올해 저조한 신입생 충원율을 만회할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2023학년도를 바라본 구조조정과 향후 10년의 브랜드 가치를 구상하는 특성화 전략이 등장했을 뿐이다. 학과 경쟁력 평가에서 부진한 학과의 통폐합 논의만 이뤄질 뿐 학과를 살리고 발전시킬 대책 또한 보이지 않는다.

비대위 측은 특성화 분야 도출이 더 먼저라고 생각한다충원대책은 향후 최종보고에서 논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우리대학의 미래가 달린 비대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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