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부 코치가 제자 성희롱… 구색 갖춘 성평등센터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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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부 코치가 제자 성희롱… 구색 갖춘 성평등센터 부재
  • 조준희
  • 승인 2021.09.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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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회식 중 껴안고 “술 따르라”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
학내 독립적인 성평등센터 없어 사건 대응 효율 떨어져
대학 인권센터 구축 의무화에도 인력·예산 문제점 남아

우리대학 운동부 소속 A 학생을 코치 B 씨가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안동경찰서 측은 7월 27일 A 학생의 부모로부터 고소장을 접수받았다.

A 학생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운동부 생활 중 B 씨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 훈련 중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더불어 회식 중 술을 따르게 하고 노래방에서 허벅지와 신체일부를 만졌다고 진술했다. 또한 B 씨가 술을 마시고 “뽀뽀하자”, “안아주라”며 껴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10일 B 씨를 소환해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B 씨는 7월 말경 운동부 코치를 그만두고 안동시 내 위치한 고등학교 코치로 근무지를 옮겼다. 안동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학내 성희롱 사건은 매년 늘어가지만 성평등센터와 같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식기관이 부족하다. 2017년부터 학내에 인권센터를 설치하고 성희롱 고충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최동숙 인권센터 담당자는 “A 학생이 사건 이후 심리적 상담은 있었지만 인권센터를 통한 신고는 원하지 않았다”며 “2차 피해 우려로 학내 기관에 알리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학 인권센터 설치·운영 의무화를 규정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했다.

이에 따른 교육부 요청으로 2022년 3월까지 제구실하는 인권센터를 구축해야 한다. 법안 발의자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 문제로 인권침해를 받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전담기구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피해자들이 호소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며 “대학생 인권보호법이 이제라도 통과돼 다행이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지난 4월 기준 전체 대학 중 82곳에 인권센터를 설치했지만 대부분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형식상 운영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수의 대학이 인권센터 담당자를 1~2명만 두고 있어 인력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대학 인권센터도 2명이 담당하고 있고 성 관련 전문가는 배치돼 있지 않다. 취업창업지원과 상담원 채용 공고에도 성희롱·성폭행 사건접수 및 상담 관련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경우 담당자가 상담과 조사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고 심지어는 대학 행정담당자가 인권센터 담당을 겸임하고 있다. 최 담당자는 “인권센터와 성희롱 고충상담 창구가 제구실하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상담과 사건 조사를 하는 역할이 분리돼야 하지만 잘 안 되는 게 현실이다”고 전했다.

총학생회는 여성부를 두고 성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경우 피해 학생의 제보를 받고 있지만 올해 여성부로 제보된 성 관련 사건은 0건이다. 장윤정 총학생회 여성부장은 “이번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총학생회로 접수된 내용은 없다”며 “사건 인지 후 자세히 파악하려 했지만 민감한 부분이라 상황을 전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위한 상담도 필요하지만 가해자가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사례와 내용을 토대로 인권센터가 주도해 성희롱·성폭행 관련 의무교육을 더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시행해야 한다. 통과된 개정안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권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거나 보조할 수 있다. 재정지원 근거가 마련된 만큼 정부 부처의 적극적인 인력 및 예산 지원책도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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