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도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생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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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도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생활관
  • 정현진
  • 승인 2021.09.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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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통금시간
생활관과 관생 사이 소통이 필요해

 

“기온이 28도인데 난방을 틀어주는 생활관이 어디 있을까”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에서 A 학생이 불만을 표했다. A 학생은 “여름인데 에어컨은 일절 틀어주지 않고 오히려 난방을 과하게 틀어준다”며 “사무실에 연락하면 공문이 안 내려와서 틀어줄 수 없다는 말만 한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밥이 맛이 없다”, “통금시간이 왜 12시인지 모르겠다” 등 관생 불만이 쏟아졌다.

생활관생 510명을 대상으로 생활관 이용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2017년 8월에 실시한 설문(191명 참여)에 비해 두 배 이상 응답자 수가 늘었다. 2017년에는 식사, 통금시간, 외부 음식 반입 순으로 불만이 나왔다.

이번 ‘생활관 사용에 어떤 불편사항이 있는가(복수 선택 가능)’ 질문에 가장 큰 불만은 ▲냉·난방 386명(75.7%) ▲통금시간 337명(66.1%) ▲밥(식사) 233명(45.7%)으로 집계됐다.

여름에 냉방이 아닌 난방을

386명(75.7%)이 냉·난방을 선택했다. 설문에서 “사람마다 더위, 추위를 타는 정도가 다르기에 각 방에서 알아서 조절했으면 좋겠다”며 “중앙제어가 아닌 자율난방을 원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14일,  안동시 기온이 28도가 된 날, 관생은 벌레와 꽃가루 등 이유로 창문을 개방하지 못해 더위에 허덕였다. 하지만 생활관은 에어컨이 아닌 오히려 난방을 틀어줬다. 그날 에타에는 난방 관련 게시물로 가득했다.

특히 설문조사에서는 ‘난방이 너무 세 경도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모든 생활관에서 ‘자율난방’을 시행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생활관 관계자는 “현재 솔뫼관과 가람관 냉·난방 방식은 시설물 구조상 개별조정이 불가능하다”며 “자율제어가 될 시 관생에게는 생활관비 인상분 부담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생활관은 수입대체경비로 관생 생활관비로 운영된다”며 “자율 운영 시 운영비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솔빛관은 다른 생활관과 달리 자율난방 시스템을 사용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사전 공지 없이 중앙제어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입사원서를 내기 전에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관생은 불만을 쏟아냈다. 한 학생은 “사전에 공지 없이 중앙제어로 바뀌어 당황했다”며 “자율난방을 보고 솔빛관을 선택했는데 후회된다”고 밝혔다. 생활관 관계자는 “개관 이후부터 전기료 사용료 부담에 대한 어려움 등이 있어 중앙제어 시스템 구축 방안을 계속 검토했다”며 “예산 확보 어려움으로 인해 중앙제어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솔빛관 일부 관생이 에어컨을 틀고 창문을 열거나 외출해 하루종일 작동하는 등 문제가 몇몇 발견됐다. 여기서 솔빛관 공공요금 또한 타 생활관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청구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따라서 솔빛관은 지난해 8월경 노후된 에어컨을 신규로 전면 교체하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중앙제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함에 함께 진행했다.

변화 없는 통금시간

두 번째로 불만이 많은 것은 ‘통금시간’이다. 생활관 통금시간은 현재 솔뫼관과 가람관은 자정, 솔빛관은 새벽 2시다. 2017년에 생활관은 관생 의견을 적극 반영해 폐문 시간은 30분이나 1시간 정도 늦춰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통금시간은 달라지지 않았다.

B 학생은 “이제 다 큰 성인인데 언제까지 구속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고등학생 생활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술에 취한 일부 학생이 야간에 일반관생을 따라 들어가 폭행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생활관 측은 “현재 생활관은 현관문 출입 시스템이 외부인 출입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해 개선 중이다”고 답했다.

C 학생은 “학점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해 통금시간이 다른 건 말이 안 된다”고 답했다. 솔빛관은 BTL 즉 민간 임대형 생활관으로 애초에 설립 취지가 자율형 생활관을 지향했다. 그래서 기존 생활관과 통금시간이나 시설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활관은 “생활관 통금시간 조정에 대해 관생자치위원회와 협의해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중심국공립대 중 군산대 통금시간은 오후 11시 50분이다. 우리대학과 달리 벌점을 받으며 생활관 출입이 가능하다. 자정이 넘으면 5시 30분까지 밤을 새우거나 지인 자취방에서 자야 하는 우리대학 생활관과 차이를 보인다. 창원대는 새벽 1시, 금오공대는 새벽 2시 30분이다. 또한 순천대와 한밭대의 경우엔 통금 시간이 없다. 순천대 생활관 담당자는 “관생을 대상으로 통금시간 관련 투표를 했고 없애는 방향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한 “통금시간이 없어지면서 걱정이 됐지만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밥(식사)과 위생 문제

생활관비에 식비가 포함된다. 생활관은 점심을 제외한 아침, 저녁 식사만 제공한다. 아침을 먹지 않는 관생이라도 식비를 강제로 내야 한다. 점심 식사는 밖에서 해결해야 한다. 수업 시간 등의 이유로 정해진 식사 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면 밥을 굶거나 사 먹어야 한다. 설문에서 “평소에 밥을 잘 안 먹는 편인데도 식비를 내는 게 억울하다”며 “타 대학처럼 식권 제도를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불만이 나왔다.

생활관은 연 1회 급식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항목에 의무식 및 선택식 선호도 조사를 포함했다. 설문 결과 현행 의무식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87.7%가 나왔다. 생활관 관계자는 “매년 설문을 바탕으로 급식 방법을 채택했다”며 “선택식으로 변경될 경우 생활관 비용이 인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생활관 한 끼 식사 단가는 1,940원이다. 쌀과 음료 그리고 반찬 등을 포함한 순수 식자재비는 1,400원이다. 선택식으로 변경될 시 한 끼 당 단가가 약 4,000원 이상으로 인상될 수 있다.

위생적인 문제도 드러났다. 청결하지 못한 식판을 비롯해 국이나 반찬에 벌레가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생활관 식당 식자재는 현재 오존수를 이용해 세척하며 식판 세척은 1차 애벌 세척 후 2차 세척기로 세척한다. 관련 담당자는 “관생 민원을 수렴해 더 꼼꼼히 세척해 최대한 위생에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로 방역·위생에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 써야 하지만 식사를 제공하는 일부 식당 조리원이 마스크를 끼지 않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에 “조리원은 근무 중 항시 마스크 착용을 지침으로 하고 있다”며 “환기와 소독 그리고 방역 등 미흡한 점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수많은 문제

이외에도 설문조사에서 관생들은 외부음식 허용, 생활관 내 편의점 운영 시간, 청소도구 대여, 세탁망 청결 상태, 생활관 키 변경 등 문제를 제기했다.

세탁망은 매일 담당 위생원이 청소하며 월 2회 세탁조 세정제로 청소한다. 관련 담당자는 “관생이 세탁기 사용 후 세탁망을 직접 비워줘야 한다”며 “이를 숙지할 수 있도록 한 번 더 안내하고 생활관에서도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생활관 키 변경에 대해 “요즘 고리를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없다”며 “쉽게 잃어버릴 수도 있어 생활관 키 대신 카드나 온라인 인증으로 변경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현재 사용 중인 열쇠 고리형 출입 카드가 소진돼 재구매시 출입 카드 선택에 대해 관생 의견 수렴 후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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