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미충원 이후 3개월, 얼마나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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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미충원 이후 3개월, 얼마나 달라졌을까
  • 이철승
  • 승인 2021.06.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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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과 홍보 강화에 나선 대학
일자리와 인구감소 대응하는 지자체
또다시 대학에 칼 빼드는 교육부

지난 세 번의 기획기사를 통해 우리대학의 위기를 둘러싼 ▲우리대학 ▲지자체 ▲국가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세 분야에서 모두 문제점을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계획이 등장했는지 살펴봤다. 신입생 미충원 사태 이후 3개월이 지난 지금, 각 분야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학사구조개편과 비대위 출범

지난 3월 입시결과 발표와 동시에 우리대학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소집하고 구조개혁을 시도했다. 교육부에 개혁 추진안을 제출한 3월 11일부터 26일까지 2주 만에 총장과 6개 단과대별 간담회, 기획위원회, 교무회의, 교수평의원회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입학정원 15명을 줄이고 25개 학과 정원을 조정하는 ‘2022학년도 학사구조 개편안’을 완성해 교육부에 제출했다.      

4월에는 2023학년도 학사구조 개편과 대학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2차 비대위를 구성했다. 현재 위원 12인 구성과 위원회 규정을 모두 확정하고 본격적인 논의를 앞두고 있다.    

새 학부장 부임, 창융에 부는 새바람

창의융합학부는 올해 신입생 등록률 57.4%를 기록해 학사구조개편 과정에서 220명 정원이 88명(인문사회 53, 이공 35)으로 대폭 감소했다.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난 4월 서태원 기계자동차공학과 교수가 새로운 창의융합학부장으로 부임하며 확고한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서 학부장은 “당시 대학본부는 구성원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대학평가에 대비해 창의융합학부를 급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가장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곳이 창의융합학부다”고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학과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단순히 학부 개혁을 넘어 대학 차원의 ‘창의융합 교육체계구축’을 주장했다. 서 학부장은 “우리대학 교육 대부분은 강의실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교과 수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동아리, 소학회, 학부생 연구 등 비교과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이는 취업률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창의융합학부는 지난달 26일부터 11월 25일까지 3부에 걸쳐 총 19차의 창의융합 콜로키움을 개최한다. 서 학부장과 권순태 총장을 비롯한 본부 보직자, 교수, 초빙 강사가 각 회차의 연사를 맡는다. 서 학부장은 “이번 콜로키움을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교육제도 혁신과 인재양성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대학 홍보와 유학생 유치 노력 이어져

안동역에 설치된 우리대학 조명광고
안동역에 설치된 우리대학 조명광고

 

지난 4월 박우열 입학본부장은 대학평의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신입생 미충원사태 대책’을 위한 설명회를 했다. 당시 박 본부장은 대면홍보, 타깃 광고, 유튜브 홍보 등 대학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광고와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홍보는 주요 역사 및 터미널에 실시한 전광판 광고다. 지난 2월 25일부터 두 달간 대학 이미지 홍보를 위해 청량리역, 동서울터미널, 안동역에 전광판 광고를 실시했고 5월부터는 영등포역, 노량진, 울산터미널에도 전광판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다가오는 입시 기간에는 신문·방송 광고까지 병행할 예정이다. SNS 홍보 역시 지난해보다 활발해졌다. 올해 SNS 홍보대사 인원을 4명에서 8명으로 확대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평균 주 3회 콘텐츠를 게시했다. 대학 구성원을 위한 참여형 이벤트도 두 차례 했다. 지난 3월에는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댓글 이벤트(이번 학기 뭐하지?)를 진행했고 지난달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사진 공모전(ANU 인생샷 뽐내기)을 했다.    

유학생 유치를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지난해 우리대학은 코로나19로 유학생 유치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 하위대학에 선정됐다. 학부 재학생은 20명, 대학원 재학생은 49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3주기 교육국제화역량인증을 획득하며 다시 유학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우리대학은 두 차례(6, 12월)에 걸쳐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2021 한국유학박람회에 참가한다. 국가별 박람회에도 현지 홍보관 등을 통한 온·오프라인 연계 운영 방식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9월에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11월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박람회 참가를 계획 중이다.   유학생 학업 지원도 강화했다. 지난달부터 국제교류대사와 유학생의 1대1 매칭을 통한 한국어능력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기별 1회 계획된 한국어능력시험(TOPIK) 단기 집중반 역시 지난달 운영을 시작했다. 우리대학은 학내에서 연 4회(4, 7, 10, 11월) TOPIK을 시행한다. 추가로 2학기에는 유학생에게 동일(유사) 전공 학생을 매칭하는 학업 멘토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인구감소 대응 나선 지자체

경북도는 지난달 17일 문경시청에서 저출산·고령화·청년 유출에 대비한 ‘2021 경상북도 인구정책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고윤환 문경시장은 ‘우리는 왜 결혼하지 않는가’를 주제로 청년대표 6인과 토론을 진행했다. 이후 경북도 인구정책 소개하고 7개 팀을 편성해 ▲청년·일자리 ▲문화·복지 정주여건 ▲자녀·양육 평생학습 ▲일·가정 양립 등 4개 분야를 토론·발표했다. 이 도지사는 “청년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인구문제에 많은 관심과 열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기쁘다”며 “오늘 발표된 좋은 제언을 경북도 인구정책에 녹여내 청년과 젊은 부부가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 공모사업에 6년 연속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국비 5억 원을 지원받은 경북도는 예천군 ‘금당실 청년리 지켜줄게 마을 조성사업’에 총사업비 12억 5,000만 원을 투입한다.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 거점시설 리모델링, 금당실 마을호텔 통합운영 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청년을 위한 교육과 일자리가 있는 ‘청년 정착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안동시는 고용 불안과 청년인구 유출 대응을 위한 ‘안동형 일자리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3월 개소 이후 ▲지역기업 인턴십 지원 ▲청년 근로자 고용 특별자금 지원 ▲문화콘텐츠 기업 청년 근로자 기숙사 임차비 지원 ▲안동형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산업 육성사업 등을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안동형 대학생 창업동아리 지원 사업’ 참가팀을 모집했다. 올해 약 50억 원이 배정된 대형사업인 만큼 지속적인 신규사업 발굴이 기대된다.    

교통 여건 개선은 지지부진

중앙선 KTX 노선도
중앙선 KTX 노선도

 

 

현재 중앙선 KTX 열차는 안동-청량리를 2시간 만에 연결하고 있지만 청량리역은 서울 도심권이 아닌 동북권(동대문구)에 위치한다. 중앙선 KTX 열차가 도심권(중구)에 위치한 서울역에 정차한다면 안동시의 접근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지만 빠른 시일 내 실현은 어려워 보인다. 해당 정책을 제안한 김형동 국회의원 측에 문의한 결과 “현재 코레일 및 관련 역사들과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다”며 “구체적인 사안은 연말 즈음 돼야 결정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내년 중부내륙철도를 완공하면 문경역과 서울 수서역 간 SRT(수서발 고속열차) 노선이 개통된다. 문경(점촌)-안동 노선이 신설된다면 안동시는 수도권과 한층 더 가까워진다. 하지만 지난달 국토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예비 계획인 ‘추가검토사업’에 선정되며 당장 눈에 띄는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권기창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 교수는 ‘문경(점촌)-도청신도시-안동-대구경북 통합신공항-대구’ 철도 노선 신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문경(점촌)-안동 노선은 추가검토사업으로 밀려났지만 ‘의성-대구경북 통합신공항-서대구’를 연결하는 대구경북선이 신규 사업으로 선정됐다.  권 교수는 “점촌-안동선과 대구경북선이 완공되면 대구경북 상생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며 “계획이 빠른 시일 내에 실현될 수 있도록 대구경북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통인프라는 국토의 균형발전 지방소멸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며 “중앙선 안동-영천 구간을 하루빨리 복선화해야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앙선 복선화 작업은 올해 1월 개통한 청량리-안동 구간만 먼저 완공됐다. 올해 말에 안동-단촌 구간이 추가 개통하고 2022년 말까지 안동-영천-신경주-태화강-신해운대-부전 노선을 완공해 중앙선 KTX로 서울과 해운대를 연결할 예정이다.    

 

정원감축 권고 나선 교육부

지난달 20일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위기에 대응하는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부실·한계대학을 퇴출하고 권역별로 유지 충원율을 점검해 미충족 대학은 정원감축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권역별 유지 충원율’이다.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가 지방대에 쏠리지 않도록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을 평가한다. 구체적인 충원율 기준은 내년 5월쯤 설정한다.

교육부는 권역별로 30∼50% 대학이 정원감축 권고 대상이 되고 2023∼2024학년도부터 감축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유지 충원율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이 정원감축 요구에 불응할 시 재정지원을 중단한다. 올해 70%대 충원율을 기록한 우리대학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 간 협력계획 향방은?

교육부는 이번 발표에서 대학 간 공유·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경남도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플랫폼(RIS)사업을 통해 국내 최초 공유형 대학인 ‘경남형 공유대학(USG)’을 출범했다. 경상국립대를 중심으로 도내 16개 대학이 참여해 수업을 공유한다. 실시간 화상강의로 타 대학 수업에 참여하고 실습 및 현장교육은 AR·VR 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대학 역시 지난 4월 경북대를 중심으로 RIS 사업에 지원했다. 대구경북 20개 대학이 실험·기자재, 학생 및 교수, 교육과정을 모두 공유한다는 ‘대구경북혁신대학(DGM)’ 출범을 기획했다. 전자정보기기와 모빌리티 부품 관련 혁신 인재를 연 1천 명 양성해 지역기업에 취업시킨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관련 인사를 만나며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권 총장과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경북지역 국회의원 간담회에 참가해 지역 국회의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DGM 계획은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2021 RIS 사업에서 탈락했다. 올해 사업에 선정된 대전·세종·충남지역 RIS 사업단은 향후 5년간 국비 2,400억 원을 지원받는다. 권 총장은 “아쉽게도 올해 RIS 사업선정 실패로 DGM은 추진이 불가한 상태다”며 “향후 총장 협의회 등을 통해 대구경북지역 대학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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