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받지 않는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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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받지 않는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
  • 김혜미
  • 승인 2021.05.1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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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보다 취업 준비가 더 시급
무엇보다 확실한 방법 이해와 존중
혼자 OTT 영상을 시청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간고사란 큰 산을 넘긴 후 숨 돌릴 틈도 없이 과제와 조별 활동에 치이는 요즘, 많은 학생은 넘쳐나는 스트레스 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알프레드 아들러가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고 말했듯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 중 사람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빠질 수 없다.
밤늦게 술 마시고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 코로나19 확산 추세에도 마스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 등 간접적인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며 직접적인 관계인 친구나 연인 관계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요즘 세대들은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최소화하기도 하지만 인간관계를 아예 끊을 순 없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 알아보자.
 
우리가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이유
우리대학 학생 대상으로 시행한 ‘N포세대 인식 설문조사(227명 응답)’에 따르면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 85.9%(195명)가 있다고 답했다. 주로 ▲뒷말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을 때 ▲ 조원과 의사소통 불가 등 타인에게 받는 스트레스와 ▲자존감이 낮을 때 ▲현실과 이상이 다른 경우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친 상황 등 자기 행위에 받은 스트레스로 나뉜다. 타인에 의해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대부분은 무시하거나 아예 관계를 끊어버리는 행위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자기 행동에 스트레스받으면 취미활동으로 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문예술대 A 학생은 “타인의 행위로 스트레스받든 자신의 행위로 스트레스받든 모두 인간관계 속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사람과 관련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행위로 스트레스받는 일은 없을 거라 예상한다”고 생각을 표했다. 사범대 B 학생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많은 인간관계 속에 있고 이를 매우 중시한다”며 “개인에게 인간관계가 스트레스라면 포기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살코기 세대
현 청년층은 ‘살코기 세대’라고 불린다. ‘살코기 세대’란 기름기를 제거한 담백한 살코기처럼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을 중요시하는 세대를 말한다. 오프라인 만남이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과 함께 필요하지 않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고 싶다는 욕구가 어우러져 나타난 현상이다.
2016년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43명 중 73%가 자발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답했다. 이들은 혼자 시간을 보내는 행위가 편안함, 자유로움, 안정감, 즐거움 등 좋은 감정을 주로 느낀다고 말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코노(혼자 코인노래방 가기)’ 등 신조어가 생기는 현상은 당연한 결과다. 인문예술대 C 학생은 “개인적으로 인간관계 외에 신경 쓸 일이 너무 많다”며 “다른 일을 위해 자신이 스스로 관계를 포기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류민영 생활복지학과 교수는 “인간관계도 시간이 있어야 맺을 수 있는데 현재 학생들은 시간이 없다. 예전에는 대학 낭만이라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취업 준비로 마음 편히 즐길 수 없다”며 “그에 따라 스트레스받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도 자연스럽게 끊어내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한 세대를 ‘살코기 세대’라며 일반화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장 주변 사람만 봐도 다양하다”며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게 젊은 세대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다른 세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스받지 않는 방법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란 말처럼 사람은 인간관계를 아예 배제한 채 살아가긴 힘들다. 직장과 같은 단체에선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과 부딪히며 상호작용해야 한다. 류 교수는 “대학생은 청소년기에서 성인기 사이의 과도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청소년기에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해야 하는데 입시 준비로 공부만 했다. 이를 대학 와서야 고민하는데 자신이 누구인지는 혼자서만 알 순 없다”며 “혼자 있을 때 내 모습과 다른 사람 앞에서의 내 모습이 다르듯 관계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결국 인간관계 문제는 대학생이 극복해야만 하는 산 같은 존재다”고 언급했다.
손힘찬의 「오늘은 이만 쉴게요」는 우리가 인간관계 속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하게끔 도움을 준다. 책에선 ‘이해와 존중’이라는 첫걸음을 떼지 못한다면 인간관계가 몹시 피곤해진다고 말한다.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중 한 사람은 반드시 당신을 비판한다. 당신을 싫어하고 당신 역시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열 명 중 두 사람은 당신과 좋은 벗이 된다. 남은 일곱 명은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다”는 유대교 교리가 있다. 바꿔 말해보자면 다른 누군가에겐 내가 그를 비판하며 상처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듯 다른 사람도 자신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자신에게 상처 주는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집중해야 한다. 책에선 “한 사람이라도 집중할 수 있는 대상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마음을 주면 된다”고 강조한다. 이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일 순 없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내가 생각한 대로 완벽할 수 없을뿐더러 자신도 상대방이 원하는 모습처럼 완벽할 수 없다. 자신의 기준에 맞춰 상대방을 바라본다면 기대가 큰 만큼 실망할 수밖에 없고 이는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즉 오해를 전제로 한 기대보다는 이해를 전제로 한 기대를 하는 편이 실망감을 덜고 기쁨을 배로 만들 수 있다.
이외에도 ▲관계란 가까울수록 데인다 ▲비교와 잣대 내려놓기 ▲가짜를 거르는 계기는 반드시 온다 ▲내 사람 구분하는 방법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대하는 자세 등 인간관계에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했다.
 
당연하지만 힘든 일
「오늘은 이만 쉴게요」는 어떻게 보면 정말 당연하고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나열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포기하려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뒤따른다.
마음수련 논산 메인센터에서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간관계 스트레스 원인 1위는 ‘내가 옳다는 마음’이다. 상대방이 틀렸다고만 생각하지 내가 틀렸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기에 항상 똑같은 일이나 상황에서 말다툼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인간관계에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며 자신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살아온 환경에 따라 성격, 가치관 등이 형성되는데 이를 한순간에 바꿀 수 없듯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류 교수는 “인간관계 문제는 영원한 숙제와 같다. 사람마다 다르기에 다른 사람의 모든 걸 이해할 수 없고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만들 수도 없다”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관계가 아름답게 흘러가리라는 환상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모두와 잘 지내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가 없듯 의미 있는 사람에게만 집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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