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적 종교 활동 1년째, 새로운 도전을 해나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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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적 종교 활동 1년째, 새로운 도전을 해나갈 때
  • 이예빈
  • 승인 2021.05.1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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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론 종교기관 신뢰도 18%
교회 발 확진자 과장되게 인식
여러 비대면 행사 시도 이뤄져
온라인은 또 다른 소통·접촉방식

종교 활동 제재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잊을만하면 전국 각지 종교시설에서 수십 명의 확진자가 나와 종교시설 활동 제재는 빠지지 않는다. 현재 종교시설 방역지침은 1.5~2단계 수준이다. 1.5단계는 정규예배·미사·법회 등의 경우 좌석 수의 30%만이 참여할 수 있고 종교 목적의 소모임과 식사는 금지다. 2단계는 좌석 수의 20%만이 참여할 수 있다.

종교기관 신뢰도 비교적 낮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사주요 사회기관 역할 수행 평가’ 조사를 한 결과 종교기관 신뢰도가 비교적 낮았다. 지난달 5~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대기업 신뢰도가 51%, 초·중등교육 기관이 50%인데 반해 상대적으로 종교기관은 18%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월 29일 기독교계 여론조사기관인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 정부 방역 조치에 대한 일반 국민평가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국민 1,000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한국교회를 ‘매우·약간 신뢰한다’는 21%지만 ‘별로·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76%였다. 아울러 국민들이 교회에서 시작된 감염을 과장되게 인식하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교회발 감염 비율이 몇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전체 감염자의 44% 정도라고 응답했다. 실제 교회발 확진자 비율은 지난 1월 21일 기준으로 봤을 때 전체 11%였다.

안동시는 어떤 상황일까?

안동시는 해외 성지순례와 신천지를 비롯한 종교 관련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많은 소란이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재차 연장됨에 따라 안동시는 1.5단계를 유지한다. 그렇기에 종교시설 좌석 수의 30% 이내 인원이 참여할 수 있으며 큰 목소리로 기도하거나 성가대를 운영하는 것은 금지다. 서구동에 위치한 대원사는 1년째 법회가 중지된 상태다. 불교대학을 함께 운영하는데 올해는 신입생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원사 신도인 이연이(법흥동·68) 씨는 “코로나19로 보살들이 오지 않는데 어떻게 정상적으로 운영되겠나”며 “지난해는 방역지침에 따라 불규칙적이었지만 대학 수업을 겨우 했는데 올해는 거의 망했다”고 토로했다. 활동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안동시 주요 교회들은 제한적 대면 예배와 더불어 유튜브를 통해 영상예배를 진행한다. 고재광 안동서부교회 청년부 목사는 “청년들이 스스로 조심하는 상황이다. 혹시나 어디서든 확진될 수 있는 상황이라 여러모로 조심스럽게 현장 예배에 접근하고 있다” 며 “거리두기가 완화돼 40여 명 정도가 현장에서 예배하고 SNS로 매 주일 예배실황이나 말씀을 전송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익숙한 영상 매체로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장 예배도 중요하지만 예배하는 마음으로 삶을 사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비대면 종교행사라는 대안 마련해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생활 속 거리두기 세부지침은 비대면·비접촉 종교행사 활성화를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비대면 온라인 종교활동 지원사업’을 지난 2월까지 시행해 200인 이하 중소 종교단체가 비대면 종교활동으로 전환하는 것을 도왔다. 실시간 방송 플랫폼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실시간 방송에 필요한 이동통신 데이터 등을 무료로 지원했다. 현재 유튜브에 영상, 온라인, 생중계 등의 키워드와 함께 종교예식을 검색하면 여러 채널에서 공유한 영상 예식을 접할 수 있다. 온라인 종교예식은 시공간의 제약이 덜하고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여 많은 종교 활동의 대안으로 자리잡혔다. 정양진(생명과학·18) 총동아리연합회 종교분과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학내 종교 활동에 있어 불편한 점은 확실히 있으나 이것이 언젠간 겪었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각 종교계 특성에 맞게 온라인을 이용한 종교활동이 점차 발전하고 있음을 느낀다. 제한된 조건 내 최선의 선택이었던 실시간 비대면 행사는 처음엔 분명 미흡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시작이라는 게 원래 다 그런 것이고 익숙하지 않기에 그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부장은 “적응과 이해가 빨라 쉽게 따라오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에 사용법에 대한 설명과 협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종교동아리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

지난달 총동아리연합회가 정식 동아리를 대상으로 2021학년도 1학기 동아리 갱신신청서를 제출받았다. 기한 안에 갱신 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동아리 회원이 15명 미만이면 승인되지 않는다. 종교분과 6개 동아리 중 5개가 통과했고 1개 동아리는 15명을 채우지 못해 정식 동아리에서 가동아리로 강등됐다. 종교분과 동아리 회원 수는 평균 20.2명으로 정식동아리 최저기준인 15명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에 이어 동아리방 폐쇄 조치가 유지되고 종교적인 이유의 소모임은 특히 금지되고 있어 정상적인 활동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완규(수학교육·16) 개신교 동아리 ACTS29 회장은 “신앙적 가치관을 갖고 캠퍼스와 학우를 대상으로 봉사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매번 해오던 ‘든데이(기숙사 입사 도움 봉사)’, ‘쏜데이(중간고사 기간 간식 나눔 봉사)’ 등 많은 활동이 조심스러워서 하지 못했다”며 “매년 신학기부터 교회에 나와 함께 예배드리고 동아리 활동을 했었는데 인원수 감소는 물론이고 많은 활동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교회에 대한 오해들이 교회를 방문하는데 쉽지 않게 만든 것 같아 그 오해와 마음을 어떻게 전처럼 돌이킬 수 있을지 고민이다”고 전했다. 이나현(간호·20) 가톨릭학생회 부회장은 “모여서 동아리 구성원, 가톨릭 신자끼리의 유대감을 형성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어 아쉽다. 내년 회장단은 꾸릴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며 “동아리방이 없어도 되는 비대면 기도 모임과 말씀 나누기 등을 진행하고 홍보도 대학생 커뮤니티 앱과 SNS로 했다”고 전했다.

멈춰있지 않고 행동할 때

‘포스트코로나와 목회연구학회’라는 학회를 구성해 한국교회와 신학이 처한 위기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은혜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는 “비대면이 분리가 아니라 관계를 맺는 또 다른 형식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코로나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영상예배를 송출하고 의도치 않게 현장 예배와 디지털 네트워크를 혼종화 하는 현실을 임시방편으로 생각하기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목회 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학우들이 언제나 마음 편하게 교회에 와서 쉬고 놀며 신앙을 갖길 원한다”며 “동아리 회원들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삶과 학교생활 가운데서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신앙 가치로 봉사하며 동아리가 존재하는 이유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진행된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다양한 시설의 집단감염 증가, 4월 종교행사와 봄맞이 여행 등 야외활동에 따른 위험 증가, 변이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이 현재 지속되는 코로나19 3차 유행의 3대 위험 요인이다”고 밝혔다. 또한 언론에서는 부활절 행사로 인한 종교시설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기사를 내고 있다. 이에 지난달 30일 한국교회 68개 교단과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연합은 부활절 연합예배를 공동주최하며 안전한 예배를 위해 좌석의 10%만 참석하고 성만찬(포도주와 밀떡을 나누는 일)과 성가대 찬양도 생략하기로 했다. 대면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종교 공동체에 따른 소속감과 신앙심을 잃지 않으려면 개인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실시간 예식,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모임 등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참여하려는 태도도 중요하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이어간다면 지금의 우려와 오해는 자연스레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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