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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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하라
  • 조준희
  • 승인 2021.04.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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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최종 등록률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정원 감축 벼랑 끝
‘총장 책임론’, 비상대책위원회·교수회 간 불협화음에 시끌
학생 여론 없이 대학 생존법 강구에만 목숨, 스스로 위기 만든 셈

대학이 위기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국립대에서 신입생 최종 등록률 72.9%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수치다. 부담 없는 등록금과 국립대란 점을 내세워 매년 100%에 가까운 등록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정통으로 한 대 맞았다. 대학 입시 시장이 축소된 만큼 학생에게 비교적 인기 없는 인문·사회·예체능계열 학과가 많고 지방 소도시라는 불리함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해 대부분 대학이 입시에서 큰 충격을 받은 데 이어 학령인구 감소 또한 가속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2024년 대입가능자원이 37만 3,470명까지 줄어 전체 대학 정원의 4분의 1을 채울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로써 지방대 정원 미달 사태는 지방대 경쟁력을 약화해 수도권 쏠림 현상을 점점 심화할 것이 분명하다.

직면한 위기에 대학이 가만히 있을 순 없다. 당장 다음 학년도부터 학사구조 개편에 나선다. 안동형 일자리를 비롯해 여러 기관과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점점 가라앉는 배에 협력해서 물을 떠내도 시원찮을 판에 더 잘 가라앉으라고 구멍 내는 경우도 있다. 교수회 측은 전교 교수 비상 회의를 열어 총장 사퇴를 향한 목소리를 냈다. 이후 모든 교수에게 설문지를 배부해 총장 사퇴 찬반 투표를 갖기도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에 교수회 측 추천인을 1명 임명해야 하지만 교수회 측 인원 추천은 없었고 비대위 구성을 거부하는 모양새를 내비쳤다.

원광대도 신입생 등록률 79.9%라는 처참한 결과를 끌어안고 총장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교수협의회, 직원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총학생회도 총장의 독단적 학교 운영과 무능력함을 지적했다. 원광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총학생회장 명의로 입장문을 게시했다. 곡수원 원광대 총학생회장은 “신입생 충원 미달, 마땅한 대안 없는 통보, 정상에서 한참은 벗어난 소통능력과 공감능력을 가진 총장과 학교를 규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우리대학은 조금 다른 분위기다. 총학생회 측의 특별한 입장이나 행동은 없다. 이창수 총학생회장과의 통화에서도 신입생 모집 실패와 총장 사퇴에 관한 향후 대책을 들을 수 없었다.

학사구조 개편을 한다지만 교육수요자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학사구조 개편 중점추진 방향에 “학내 구성원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한 최적안 도출 및 정책 추진”이라는 내용이 있지만 재학생은 구성원에 포함되지 않았다.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학사구조개편안을 확정하기까지 학생 의견이 실릴 기회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학생 및 사회 수요에 부합하는 학과개편 및 교육과정 운영으로 미래사회를 이끌 우수인재 양성 기틀 마련”을 기대효과로 내놓은 의미를 찾기 힘든 맥락이다.

대학은 결국 학생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교수회, 총학생회로부터 학생의 의견은 단 한 건도 찾아볼 수 없다. 학생 수요에 부합하려면 학생 의견을 수렴함이 우선이다. 또한 대학은 이번 사태를 계기 삼아 학생 유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한다. 단순히 본인의 사회적 지위를 지키려는 싸움으로 번져선 안 된다. 학생이 대학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 학생 없는 대학을 만든 주체가 바로 대학이 아닐까 의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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