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와 코로나-19로부터 얻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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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두와 코로나-19로부터 얻는 교훈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1.04.0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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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말에 중국 우한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어느덧 1년 3개월이나 지속되고 있다. 2009년 신종플루 판데믹 이후 정확히 10년 만에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판데믹이 인류를 위협하게 된 것이다. 과거 100년 동안의 판데믹은 1918년 스페인독감부터 2009년 신종플루까지 모두 독감으로 알려져있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다. 따라서 다음 판데믹도 당연히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전혀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인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야심차게 개발되고 있던 범용 인플루엔자백신을 통해 미래에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판데믹이 발생할 경우 자신들이 개발한 만능백신의 진가를 발휘해볼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코로나-19 판데믹이 발생하면서 인간의 예측과 준비가 자연 앞에서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더욱 기가 막힌 상황은 이것이다. 2003년에 발생한 사스(SARS) 바이러스와 2012년도에 발생한 메르스(MERS)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한 바이러스였다는 점이다. 심지어 사스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동일한 세포 수용체를 통해 세포를 감염한다. 사스와 메르스 감염 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었던 터라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지 않고 방심하고 있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게 완전히 knock-out 당한 꼴이 된 것이다. 만약 사스와 메르스에 대한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해 놓았다면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완벽하진 않지만 부분적인 치료 및 예방효과를 확산 초기부터 제공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올해 2월 6일부터, 백신은 2월 26일부터 국내에서 사용가능해지면서 이제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치료제는 전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하는 눈부신 쾌거를 이루었으나, 국산 백신 개발은 아직 가시권에 있지 않은 상황이다. Fast follower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지닌 우리나라 기업들도 조만간 mRNA, 바이러스 벡터 형태의 백신을 개발해낼 것으로 확신한다. 이제 남은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와의 지루한 숨바꼭질이다. 치료제와 백신은 그대로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화하여 자신의 살 길을 죽을 힘을 다해 찾는다. 변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실패하여 사라지지만 극히 일부의 바이러스는 성공적인 진화를 통해 인간이 개발한 치료제와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굉장히 똑똑한 바이러스이다. 변이하지 못하고 백신으로 종식되어버린 천연두바이러스와는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속적인 변이를 통해 인간과 함께 공존하기를 원하고 있다. 어쩌면 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매년 다시 찾아와서 유행성 감염을 일으키며 해마다 새로운 백신 개발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
2021년 입시에서 대규모 미달사태로 학교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인구유출, 재학생 이탈이 심화되면서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심하고 있다가 제대로 얻어맞은 것이다. 사스와 메르스가 왔을 때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다가 코로나-19로 된통 당한 상황과 많이 닮아있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게서라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 뼈와 살을 깎는 변화를 통해 우리학교의 위상을 되찾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 변화해야 한다.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만약 이번에도 변하지 않는다면 인간이 처음으로 만든 조잡한 백신에도 힘없이 종식된 천연두바이러스처럼 순식간에 쇠퇴할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변화한다면 첨단기술로 개발한 mRNA, 바이러스벡터 백신으로도 잡을 수 없는 끈질긴 생명력을 얻게 될 것이다. 부디 이 위기를 잘 극복하여 재도약하는 국립안동대학교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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