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과 변화 그 사이를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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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과 변화 그 사이를 달리다
  • 윤경민
  • 승인 2021.03.16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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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리버스 운행 시작 관광활성화
버스 관련 의혹, 시청 측 “오해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우리 일상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던 지난 일상생활이 지금은 그리운 과거가 돼 익숙한 것도 새롭게 보인다. 트롤리버스도 일반 시내버스지만 내·외관의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트롤리버스에 타면 마치 멀리 여행 떠나는 듯 설렘을 안겨준다. 권규리(22세·송현동) 씨는 “집 가는 길에 외관이 예뻐 홀린 듯 버스에 탑승했다”며 “평소처럼 버스를 탔을 뿐인데 다른 곳으로 여행가는 느낌이 들어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하회마을에 트롤리버스가 정차해있다.
트롤리버스 내부 모습

트롤리버스
트롤리버스는 1900년대 노면전차를 재현한 버스다. 이는 미국, 유럽 등 세계 유명 대도시의 명물로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울산 등 일부 지자체에서도 관광형 시티투어버스로 운영한다. 그러나 안동시는 다른 지역 트롤리버스 활용방안과 달리 기존 시내버스를 활용해 안동시민과 우리대학 학생 또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는 대중교통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경북 최초로 도입했다.
트롤리버스는 지난 1월 9일부터 하회마을을 순환하는 246번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돼 하루 5회 운행한다. 김시윤 안동시청 교통행정과 주무관은 “트롤리버스는 현재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이다”며 “앞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산서원과 월영교 등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버스비는 필수 이어폰은 선택
트롤리버스 이용료는 기존 시내버스와 같다. 트롤리버스는 교보생명 건너편 정류장(홈플러스 건너편)에서 탑승할 수 있으며 출발 시각은 ▲7시 30분 ▲10시 ▲12시 30분 ▲15시 20분 ▲18시 20분이다.
트롤리버스 운행은 안동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사업이며 버스 내부에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오디오 가이드가 설치돼 있다. 오디오 가이드는 총 4개 국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지원하며 버스 좌석 하단에 설치돼 있다. 이곳에 유선 이어폰을 꽂으면 자동으로 음성이 나온다.
안동시는 이용에 필요한 유선 이어폰을 지원하며 버스 기사가 승객에게 배포한다. 하지만 오디오 가이드 이용자가 많지 않아 외국인 관광객과 필요로 하는 승객 한정으로 배포한다. 내국인의 경우 따로 유선 이어폰을 지참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트롤리버스는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또한 1900년대 노면전차를 재현했다. 노면전차의 특징을 살려 좌석을 원목 의자로 배치했는데 구조상으로는 아름답지만 탑승자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안동 시내에서 하회마을까지 가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지만 의자가 딱딱해 승차감이 별로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권 씨는 “단시간 이용에도 의자가 조금 딱딱하게 느껴졌다”며 “단거리는 괜찮겠지만 장거리 이용 시 불편함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승차감 문제는 인지하고 있으며 추후 버스 노선이 전면 개통된다면 이동 시간이 절감돼 불편함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된다”며 “만약 그 후에도 불만이 제기되면 개선할 계획이다”고 입장을 표했다.

전경
하회마을에 트롤리버스가 정차해있다.

트롤리버스 진실 혹은 거짓
안동시가 새로 도입한 트롤리버스라고 해서 마냥 좋은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트롤리버스가 자동차 관리법상 ‘자동차의 범퍼는 플라스틱과 같은 충격 흡수용 재질을 사용해야 하며 둥근 형태의 모양으로 인체와 충돌 시 상해를 최소화하는 형상을 규정해야 한다’는 법규를 어겼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트롤리버스는 운행 전 교통안전공단에 검증받아 차량 운행 시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버스 자체가 과거 노면전차 형태를 본떠 만들었고 버스 모양에 특허가 걸려있어 다른 나라나 도시에서 운행하는 버스 역시 안동시 트롤리버스와 같은 모습이다.
트롤리버스 외형뿐 아니라 운행에도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기존 246번 버스 순환 코스에는 병산서원이 포함돼 있지만 트롤리버스 노선에는 빠져 있다. 일각에선 트롤리버스가 일반 버스보다 차고가 낮아 병산서원으로 가는 길이 비포장길이라 운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 주무관은 “트롤리버스가 진입하지 못해 코스가 변경된 것은 아니다. 병산서원도 운행할 수 있다”며 “시간표 조정 과정에서 트롤리버스는 하회마을 코스만 운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마다 시내에서 하회마을까지 걸리는 시간과 근로 기준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편성이 된 것이지 트롤리버스 자체에 문제가 있어 조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건 좀 궁금해요!
안동시티투어 버스와 트롤리버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트롤리버스는 안동시티투어 버스와 다르게 안동시민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도시는 시티투어용으로 트롤리버스를 많이 이용한다. 시티투어 버스는 이용료가 비싸고 관광목적으로 활용하기에 해당 도시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다. 안동시는 이 점을 고려해 시내버스에 트롤리버스를 도입했다. 안동 문화와 관광지를 설명하는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관광객이 여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더한다. 또한 사용료는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해 안동시민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트롤리버스는 저상버스로 만들어지지 않아 교통약자가 사용하기 불편하다. 김 주무관은 “저상버스는 도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잔고장도 많다. 또한 버스 도입 시기와 저상버스가 나오는 시기가 맞지 않았다”며 “트롤리버스는 일반 시내버스를 다시 개조해 만들어야 하는데 저상버스가 비용적인 부분에서 2배 이상 차이 나 일반 버스에 먼저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마다 승차감이 달라 저상버스 차체가 낮아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추후에 도입한다면 교통 약자가 이용하기 편리하게 제작할 방안을 고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익숙함에 변화를 더해 탄생한 트롤리버스. 일반 시내버스 가격으로 여행의 기분을 즐기기엔 충분하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답답하게 지내던 우리, 개강의 설렘을 품은 채 트롤리버스를 타고 하회마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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