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솔뫼문화상 심사평
상태바
제41회 솔뫼문화상 심사평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0.12.10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 부문 심사평

시란 자기감정의 단순한 배출물이 아니라, 최소의 언어를 통해서 최대의 어떤 것을 정제해 내는 작업이다. 더불어 자신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자신을 포함한 타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이야기에만 머물 때, 시는 확장 대신 폐쇄의 울타리에 갇혀 타자의 삶과는 무관해지기 쉽다. 연암 박지원 선생이 늘 강조했듯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 또한 시를 쓰는 분들이 늘 염두에 둬야 할 금언이다. 시는 시라는 고유한 형식의 틀이 있으며, 있되, 늘 새로운 언어와 발상을 통해서 못 보던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의 운명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서 시 부문의 최종 심사 대상작으로 논의된 작품은 네겐 혐오하는 어머니들이 있다2 편과 붕어빵 인생」 「이빨등이었다.

붕어빵 인생붕어빵을 어항에 넣고 키우는 발상이 독특하고, 언어를 부리는 능력 또한 만만찮은 점이 인상적이었지만, 붕어빵 인생이나 또 다른 투고작인 꿈과 삶을 팝니다에서 보듯 인생” “” “등 너무 큰 언어를 너무 쉽게, 너무 편하게 쓰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시는 관념어의 나열이 아니라 관념어를 해체해서 구체화하는 과정, 그 자체란 점을 숙고해 주시면 좋겠다.

반면에 네겐 혐오하는 어머니들이 있다2편을 응모한 학생의 시는 응모작 모두가 고른 수준이었고 언어를 다루는 솜씨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날카롭다. 골드버그 장치의 경우 일견 복잡해 보이는 우리의 일상 혹은 체제라는 것이 사실은, 평상복 같은 죄수복을 걸치고, 자신을 혐오하면서 불쾌를 몸에 달고 가래나 뱉는” ‘비정상적인 단일감정속에 놓여 있음을 냉소적으로 때로는 그로테스크하게 보여준다. 더 중요한 점은 청년들이 처한 현실과 미래가 이 좌표 속에 놓여 있다는 절망의 발견이야말로 어쩌면 이 시의 가장 넉넉한 덕목인지 모르겠다. 다만 여러 사정을 감안해서 네겐 혐오하는 어머니들이 있다대신 골드버그 장치를 당선작으로 뽑는다. 가작으로는 붕어빵 인생을 보탠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그 밖에 분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박승민/시인)

 

소설 부문 심사평

시간이 지날수록 문학작품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든다고 한다. 특히 젊은 층이 그렇다는데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게임을 접한 세대라 각종 게임이나 웹툰 웹소설이 문학작품보다 더 익숙하기도 하고 또한 취업 준비로 바쁘니 그러리라 짐작된다. 그런데도 이번 소설 공모에 적지 않은 작품이 접수된 것에 놀라면서도 기쁜 마음으로 응모작들을 읽어보았다.

아픔을 다룬 작품이 많았다. 하지만 아픔이 승화되지 못하고 대부분 독백에 머물러 있어 아쉬웠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이야기. 그래서 서사를 가장 중요시하는데, 이야기는 타인과 공감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다. 소재를 사회문제나 인간 문제로 확장하지 못한다면 공감을 얻기는커녕 넋두리로 떨어진다.

1차로 8편을 선정하였다. 읽은 순서대로 적자면 <> <채송화><어느 시인과 나><달을 보며 걷는 아이><물고기><캐나다, 밴쿠버><세 사람의 비밀을 지켜질 수 있을까><> 등이다. 이 작품들을 다시 정독하여 아래와 같이 4편을 선정하였다.

<>은 아버지가 고기잡이배를 타고 출항했다가 실종된 사건을 다루었는데 서사가 구체적이고 짜임새가 있어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사건과의 거리 유지가 안 되었고 쉬운 결말이 아쉬웠다.

<채송화>는 중학교에 시범적으로 새로운 교육제도가 도입되면서 제도의 문제점과 비리, 인간의 이기심을 다룬 작품이다. 주제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좋았다. 중간중간의 복선 처리도 능숙하였다. 다만 서사가 좀 더 치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고기>의식의 흐름기법으로 쓴 수작이다. 화자의 의식이 물 흐르듯 주변의 사건 사물과 맞물려 잘 드러난 작품이다. 문장도 좋았다. 다만, ‘화자가 왜 그러지?’하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세 사람의 비밀을 지켜질 수 있을까>는 옛 애인의 실종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인데 쉽게 술술 읽히는 작품이다. 소설의 기본인 서사를 잘 이끌어 갔다는 얘기다. 하지만 군데군데 허술한 점이 보여 아쉬웠다.

최종심에 오른 네 작품 모두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어 고민을 많이 하였다. 결국 소재를 사회나 인간 문제로 확장, 거리 유지하는 능력이 돋보인 <채송화>를 당선작으로 뽑는다. 참고로 <물고기>는 좀 더 다듬어 공모전보다는 신춘문예에 응모하기를 권한다. 비록 수상작에는 못 들었지만 1차를 통과한, 주제를 이끌어가는 힘이 돋보인 <어느 시인과 나>, 따뜻한 시선을 가진 <달을 보며 걷는 아이>, 서사를 잘 다룰 줄 아는 <캐나다, 밴쿠버>, 필력이 상당한 <>도 좋은 소설을 쓸 능력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고창근/소설가)

 

수필 부문 심사평

수필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사건이나 대상의 사유를 통해 삶의 철학을 발견하는 장르이다. 그래서 일상성과 고백, 자아성찰을 토대로 한다. 희망과 젊음으로 상징되는 대학시절, 수필쓰기를 하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다. 솔뫼문학상에 응모한 이들은 당선여부를 떠나 잠시나마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응모작 중 시인 가온이는 친구였던 기온이의 시를 수업시간에 발표한 경험을 차분하게 기술한다. 이 작품을 주목한 것은 우선 문장이 정확하고 주제를 은근하게 드러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과 소통이라는 주제를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주제, 구성, 문장 세 박자가 잘 어울린 수작이다. 이 외에도 고유음 찾기자아 순례도 소재나 문장, 주제 등 수필의 기본 요건에 충실한 작품이었다.

이 외에도 겨울 매미증명도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었다. 전작은 너무 건조하고, 후작은 장황하다. 적절하게 늘이고 줄이는 훈련을 하면 좋은 작품이 되겠다. 젊음은 아름답지만 불안하기도 하다. 미망의 시대, 혼란스러운 자아를 성찰하는 데 수필 쓰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신재기/수필가)

 

영어에세이 부문 심사평

'제41회 솔뫼문화상' 영어에세이 부문에 영어와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적지 않은 작품을 출품했다. 일부 작품은 영어로 전개하는 것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자연스러운 영어로 전개되어서, 결국 논리력과 창의력을 기준 삼아 작품을 평가했다.

좋은 에세이는 읽는 이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한다. 그 관심을 글의 끝까지 끌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창의력과 논리력이 평가의 중심이 되었다. 창의력은 주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는데, 출품된 작품의 주제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우리 실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문제가 주를 이루었다.

논리력은 주제를 이치에 맞게 설명하고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 일부 작품들은 주제를 일관성과 응집성이 있게 설명하고, 적절한 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일부 작품들은 너무 어려운 어휘에 집착하여 글의 흐름을 깨거나, 일관성을 깨뜨리는 경우가 있었다. 좋은 글은 몇 개의 어렵거나 고급스럽다고 생각되는 표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글 전체가 한 덩어리로서의 자연스러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제의 창의력과 글의 논리력을 기준으로 당선 작품이 선정되었다.

(안채원/영어강사)

 

사진 부문 심사평

금년도 41회 솔뫼문화상 사진 부문에는 총 14명이 63점의 사진 작품을 출품하였습니다.

이번에 당선작 1, 가작 1, 입선작 2편을 선정하였습니다.

 

2020년 수상작

비 고

대 상

네온

142

가 작

해오름

83

가 작

반가운 가을

41

입 선

아름다운자연

31

 

우리가 일반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찾아 이리저리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입체적인 것을 평면에 담아낸다는 것입니다. 사진은 복잡한 입체의 물체라도 단순화시켜 사진에 담아 의도하는 바를 표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1. 렌즈를 교환해 원하는 바를 촬영하는 방법

2. 렌즈의 조리개 수치를 변경하여 아웃 포커싱이나 팬 포커싱으로 촬영하는 방법

3. 카메라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또는 빠르게 하는 방법

4. 새벽이나 일몰 후에 촬영하여 색 온도의 변화를 주는 방법

5. 인공조명을 사용하는 법 등이 있습니다.

이번 사진을 심사하며 과거와 현재, 고양이, 코스모스, 가을, 바람, 휴식, 개구리, 일몰, 희로애락, 저녁 하늘, 고집 등등 일상적인 사진을 주제로 부각될 수 있도록 촬영한 사진들이 피사체에 표정이 없이 너무 답답하게 표현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대상 <네온>은 저녁 시간 간판과 네온의 불빛의 어지러움을 단순화하여 표현한 점이 주제를 간략화하여 짜임새 있게 표현한 점에서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가작 <해오름>은 예천 회룡포의 일출을 촬영했는데 빛이 강하다 보니 플레어 현상으로 인해 고스트 이미지가 형성된 모습입니다. 보고 싶지 않은 구조물의 거슬림. 카메라 플레시 사용으로 인해 단풍나무 그림자가 전체적인 사진 이미지를 떨어뜨린 결과로 대상을 주지 못하고 가작을 주게 되어 아쉽습니다. 이른 아침 회룡포 전망대를 몇 번이나 올랐을까? 하고 생각하니 더욱 아쉬운 사진입니다.

-입선 <반가운 가을>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편광필터를 사용한 것인지? 그날 날씨가 좋았는지? 아님 포토샵으로 처리한 사진인지는 몰라도 하늘의 구름을 과하게 표현했고 포토샵 처리 과정에서 티가 많이 난 점들이 아쉬워 입선을 주게 되었습니다.

-입선 <아름다운 자연>은 준 광각렌즈로 화병과 밖의 자연을 찍었는데 앞의 화병에 초점이 안 맞아서 시선이 거슬리는 사진이 되었던 점이 아쉽습니다.

(이동춘/사진작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