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님 산타클로스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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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산타클로스가 있나요?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0.12.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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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8세 소녀 버지니아 오핸런은 뉴욕의 신문사 ‘선(The Sun)’에 편지를 씁니다.
“친구 중에 ‘산타클로스가 없다’고 하는 아이가 있어요. 그래서 아빠에게 물어보았더니 ‘신문에는 사실만 나오니까 거기서 있다고 하면 분명 있는 거야’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부탁드리는 건데요. 기자님 가르쳐주세요. 산타클로스가 정말 있나요?”
이 난감한 질문에 편집국은 고민합니다. 그리고 회의 끝에 프란시스 처치 기자는 사설(社說)을 통해 소녀에게 답합니다.
“버지니아야, 산타클로스는 정말 있단다. 이 세상에 사랑과 믿음과 착한 마음이 존재하는 것처럼 산타클로스는 분명히 있단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 눈에는 보이지 않은 것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만큼 확실하고 영원한 건 없단다. 진실은 어린이들의 눈에도, 어른들의 눈에도 보이지 않거든”
글은 1949년 뉴욕 ‘선’지가 폐간될 때까지 매년 성탄 시즌 신문에 실렸습니다. 결정은 분명 어려웠을 겁니다. 지면 속에는 사실을 담아야 한다는 것과 아이가 지닌 소중한 꿈과 믿음을 다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을 말이죠.
처치 기자는 ▲세상의 사실들이 반드시 현상적인 것 ▲과학적으로 검증되는 것 ▲인간의 감관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만이 아니라는 점을 두고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 같은 질문에 다수의 언론은 답을 피하거나 혹은 뻔한 사실의 문제를 누구나 다 아는 ‘거짓말’로 얼버무리며 피해갔을 것입니다.
‘산타클로스가 정말 있단다’란 훌륭한 답변의 사설(社說)은 언론이 진실로 규명해야 할 많은 문제가 ‘관점’ 속에 존재한다는 점을, 어린 소녀의 질문을 통해 선명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류행록(기계자동차·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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