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기사와 봐야 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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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기사와 봐야 할 기사
  • 김혜미
  • 승인 2020.11.16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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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본 중요한 기사의 논점
내 일이면 큰일, 남 일이면 남일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

2014년 11월 12일부터 2015년 1월 15일까지 방영됐던 드라마 ‘피노키오’는 진실을 추적하는 사회부 기자의 개인적인 삶과 24시간을 전쟁같이 보내는 기자의 이야기다. 이 드라마에서는 “대중들이 보고 싶은 뉴스와 봐야 할 뉴스 중 뭐가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이종석(최달포 역)은 민성욱(장현규 역)에게 전해줄 말이 있다며 말문을 튼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중 좋은 소식을 먼저 듣고 싶다는 민성욱의 말에 그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 티켓을 구했다고 답한다. 민성욱은 매우 기뻐했고 이어 나쁜 소식도 마저 들으려 한다.
이종석은 민성욱의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는데 췌장암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다른 사람은 왜 미리 말하지 않았냐고 나무라지만 이종석은 “췌장암 뉴스가 보고 싶은 뉴스는 아니지 않습니까? 보고 싶은 뉴스는 콘서트 표 뉴스 쪽이죠. 그럼 그게 먼저잖아요”라며 일침을 가한다.
대중들은 보통 자신과 관련된 정보나 다른 사람의 치부가 드러나는 사건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즉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사건이나 연예계에서 일어난 가십거리에는 열광하지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범죄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은 그저 ‘안타깝다’는 마음만 가질 뿐이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약 한 달이 지났을 때 세월호 관련 뉴스나 이야기가 나온다면 일부 사람이 ‘또 세월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2014년 5월 15일 SBS 8뉴스에서 김성준 앵커가 마지막 말로 “원칙이 관행에 밀려나는 부실한 일상으로 그냥 돌아가 버리면 우린 언젠가 또 다른 세월호를 맞게 될지도 모릅니다”고 말했던 것처럼 세월호 참사에는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많으며 당시 문제가 됐던 부분들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절대 지쳐서도, 무관심해서도, 반복해서도 안 된다. 언론인들은 이를 위해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계속해서 기사를 쓰는 중이다.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진상규명을 원하는 청원이 쏟아진다.
따라서 독자가 원하고 보고 싶은 기사도 신문사 운영을 위해 중요하지만 봐야 할 기사를 제쳐둔 채 보고 싶은 기사만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이 보고 싶은 기사고 무엇이 봐야 할 기사인가? 사람마다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관점이 다르기에 보고 싶은 기사도 다를 것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사 또한 다를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내 일이 될 수 있고 누군가가 고통에 시달리는 일이며 한 나라의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이 담긴 기사가 봐야 할 기사라고 생각한다.
봐야 할 기사의 기준을 언론이 정해 독자가 원하는 기사를 뒷전으로 두는 태도는 이른바 ‘꼰대’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 전달과 여론 형성이라는 언론의 목적을 생각한다면 보고 싶은 기사보단 봐야 할 기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무리 학생들이 차기 학생회를 누가 하든 관심 없다고 해도 우리 신문에는 선거일은 언제인지, 정책토론회에서는 무슨 대화가 오갔고 학생회 공약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기사화해야 한다. 또한 새로 부임한 교수는 누구인지, 학교 방역은 잘 지켜지고 있는지, 학생회 문제, 학교 문제, 안동시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꼭 쓸 필요가 있다.
2018년 처음 학보사에 들어오면서 옳지 못한 일에 아무리 친한 사람이 가담했어도 기사로 작성해 많은 학생에게 알리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막상 학과에서 잘못된 일이 일어나거나 문제가 생긴다 해도 그것에 관한 기사를 쓰기 두려워했으며 단순한 행사나 SNS에서 논란에 됐던 부분만을 다뤘다.
이는 좋게 말하면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기사를 써 안동대신문을 널리 알리고자 했던 행동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겁쟁이의 회피일 뿐이다. 그런데도 다른 기자들에게는 문제가 있으면 제대로 고발해라, 학과 비리를 발견하면 무조건 써라, 비판하는 기사를 쓰는 데 두려움을 가지지 말라고 훈수 아닌 훈수를 둔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채 3년이라는 기간 동안 학보사에서 활동했고 이제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 한 호를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면 처음 다짐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뿐이다. 그동안 해왔던 단순 지역 홍보나 행사 기사와 더불어 학생들이 봐야 할 기사를 작성할 것이다.

김혜미 문화부장
김혜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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