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상 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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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0.09.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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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무관심까지 덮친 학생사회
한정된 학생 자치 의미에서 벗어나야 해
학생사회 발전을 위한 노력은 모두의 몫

20202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학은 비대면수업을 했고 입학식, OT, MT 등 많은 행사가 전부 취소됐다. 2학기부터 제한적 대면수업을 재개했지만, 대면 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상 첫 비대면 상황을 겪은 모든 대학에서 학생사회가 소멸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쏟아진다. 하지만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회가 학생 여론을 대변하는 일이 늘었다는 의견도 있다. 학생회가 1학기에 논란이 됐던 비대면수업 질 향상과 등록금 반환을 대학에 적극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속 학생회에 대한 반응은 이렇게 엇갈린다.

학생회는 대학의 존립과 함께 학생 자치실현을 위해 존재한다. 1990년대 4·19 혁명, 6월 항쟁 등 민주화 역사에서 대학생이 큰 역할을 맡아 학생회의 중요성도 높게 인식됐다. 하지만 근래 들어 낮은 투표율로 학생회 선거가 무산되고 입후보자가 없는 등 학생사회 위기론이 계속 제기됐다.

학생회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피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학생 자치 활동을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자치 활동을 얼마나, 어떻게 알고 있는지 중요하다. 그리고 학생 자치 활동에 대한 오해는 적절하지 않은 교육에서 시작된다.

요즘 초··고등학교에서도 학생 자치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교과서 대신 직접 경험하며 배우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2017년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만든 학생 자치 활동 우수 사례집을 보면 동아리 발표제 친목 도모 행사(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는 애플데이, 핼러윈 데이에 교문 앞에서 사탕을 나눠주는 행사 등) 음악회 등 학생들이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학생들은 스스로 기획한 행사가 진행되고 학교에 기여했다는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며 학생 자치 활동이 무엇인지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사례로 학생 자치를 경험한 학생은 자치 활동의 범위를 단발성 행사로 한정하고 특별 활동으로 느낄 가능성이 높다.

학생 자치의 핵심은 스스로 결정함이다. 학생들이 의견을 나누고 행사를 준비한 것도 분명 학생 자치 활동이지만 학생들에게 얼마나 넓은 선택의 폭이 있는지 알려줘야 한다. 학생 자치를 창의적 체험이나 특별 활동으로 한정하지 않고 교과와 학교 운영 영역으로 범위를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학생회나 일부 학생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대부분 학생 자치를 좁은 영역으로 인식하는 편견이 있다. 이제는 그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생회만 자치 활동을 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학생을 위한 대학에서 학생 자치 활동이 가능한 영역을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교과 영역과 대학 운영 영역에도 학생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학생 복지를 위해 오후 12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는 수업을 개설하지 못하게 대학 규정 개정을 요구하거나 교양수업에 추가됐으면 하는 과목과 폐강했으면 하는 과목을 조사해 건의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학생 자치에 대한 학생과 대학의 편견을 깨지 못하면 학생사회가 앞으로 갈 수 있는 길은 없다.

학생들이 어디에, 어떻게 권리를 행사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학생 자치 활동이 넓은 범위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의 노력도 중요하다. 학생을 교육과 보호의 대상으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 대학이라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서 존중해줘야 한다.

지금은 학생사회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고 적극적인 도전을 할 수 있는 시기다. 새로운 기획을 하고 교과와 학사의 고질적인 문제를 되돌아보며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혼란스러움이 절정에 다다른 이 시대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학생사회의 미래가 달라진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태도는 능력과 확신을 갖췄기 때문에 시도하는 게 아니라 잘 모르고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도전해야 한다는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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