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문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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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문자 없습니다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0.09.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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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우리말 그리고 한글날
과도한 외래어, 한자어 사용 고통
한글날 의미 되새기고 기려야 해

1997세종 어제서문과 훈민정음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됐다. 그리고 이는 국보 제70호로 지정돼 있다. 한글은 유일하게 만든 사람과 반포 일을 알고 글자 원리까지 아는 문자다. ‘은 크다는 것을 뜻해 한글은 큰 글을 말한다. 109일 한글날은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며 가갸날이 그 시초다. 한글날은 1926년 일제강점기 시대에 조선어 연구회, 오늘의 한글학회가 가갸날을 만들었다. 한글날 역시 우리나라 5대 국경일에 포함돼 다른 국경일과 마찬가지로 태극기를 달아야 한다.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기리는 한글날, 우리는 이를 기리고 태극기를 달 자격이 있을까. 태극기 게양만으로 한글의 우수성을 기릴 수 있을까.

우리는 일제강점기 시대 조선어 사용금지, 창씨개명을 강요당하며 일제 탄압으로 우리말을 사용하지 못했다. 주시경 선생은 우리말을 지키고자 최초 우리말 사전 원고인 말모이를 있게 한 국어학자다. 당시 주시경 선생이 속해 있던 조선어학회는 1929년부터 13년간 16만 개의 단어를 모았다. 일제는 이들이 항일 독립운동을 전개했다는 이유로 29명 학자 중 13명을 송치해 고문했고 두 명은 사망했다. 영화 말모이를 보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한글은 당시 백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문자며 누군가는 목숨을 바쳐 구해낸 언어다. 그리고 사용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던 시대에서 살아남은 문자다. 만물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찾지 않고 들춰보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우리가 쓰는 언어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생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 옛말들이 사라져 갔던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계속해서 우리말 속 영어, 외래어, 신조어 등을 과하게 사용한다면 원래 뜻을 잃어버리고 우리말 단어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다음은 요즘 우리 일상 속 대화다. ㄱ학생 나 오늘 팀플 때문에 스케줄 픽스하려고 하는데 너무 멘붕 오더라”, ㄴ학생 . 우리 좀만 더 파이팅하고 이번 학기도 존버(비속어와 버티다의 합성어, 참는 상황에서 주로 사용)하자. 고진감래잖아”. 사용한 언어는 한글이 맞지만 영어, 외래어, 신조어, 비속어, 한자어 등 다양하게 사용됐다. 분명 누군가는 모르는 단어가 있거나 앞뒤 문맥을 보고 뜻을 유추할 것이다. 모든 백성이 사용하길 원하는 마음에서 만들었던 문자가 누군가는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해 침묵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특히 우리대학에서 학생들은 조별 과제를 지칭할 때 팀플이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한다. 오히려 조별 과제나 모임이라는 단어는 촌스럽다는 취급을 받는 실정이다. 우리대학 동아리 이름도 영어를 사용한 사례가 많다. 40여 개 동아리 중 절반 이상이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영어 이름을 사용 중인 ㄷ가동아리 부원은 지금 동아리 이름은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투표할 수 있는 선택지에는 한글로 이뤄진 이름도 있었으나 영어 이름이 채택된 것이다. 한국어와 영어 선택지에서 영어가 선택된 상황이, 한글이 영어보다 촌스럽다는 인식이, 신조어를 알아야 인싸(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가 된다는 말 등이 안타깝다. 전 세계에서 한글은 인정, 존경받으며 그 어떤 문자보다 과학적이라고 찬사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 걸맞게 한글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 집단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은어, 급식체, 신조어, 줄임말 등을 절대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순 없다. 하지만 한글날인 만큼 10월 한 달만 아니, 9일 하루만이라도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신경 써서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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