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광장’
상태바
‘대학의 광장’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0.09.28 1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의 광장이란’ 민주적 공간
현장에 숨쉬는 운명을 만나는 곳
삭막한 대학, 녹색 숨결로 되살아나
1991년 5월 1일, 故 김영균(민속.90) 열사가 민주주의를 노래하며 분신했다.
1991년 5월 1일, 故 김영균(민속.90) 열사가 민주주의를 노래하며 분신했다.

 

찬란했던 고대 그리스 문명은 아고라에서 시작되었고, 로마제국의 심장은 포로로마노의 도시 광장이었다. 광장의 발상지가 된 유럽은 그 역사가 곧 도시의 역사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문화와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자 소통의 장소로 작용했다. 이 같은 광장에서 민주주의가 꽃을 피웠고 이는 소통 회합 교환 상호인식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이어왔다.

광장이 늘 민중의 것은 아니었다. 옳지 않은 리더들이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는 한편 대중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이를 이용하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 그리고 북한의 김일성 일가 등 악명 높은 독재자들이 광장에서 치른 초대형 열병식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광장은 권력을 무너뜨리고 견제하며 진정한 민주주의의 의미를 보여준 역할을 이어왔다. 바스티유 광장에서 프랑스 대혁명이 촉발되는 등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수많은 혁명이 바로 광장에서 처음 시작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 또한 역사에서 광장이 민중의 정치적 요구를 드러낸 것은 1898년 종로 거리에서 열린 만민공동회. 독립협회가 주최한 만민공동회는 열강의 이권 침탈에 대항하고 국정개혁, 민권신장 등을 요구한 민중 대회다. 이후 3.1운동을 비롯해 해방 후 4·19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항쟁 등 광장에 모여 부당함에 목소리를 높여 오늘날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탄생시키고 성장시켰다.

현재 우리대학은 대학본부와 학생회관 사이 기존 도로를 철거해 광장을 조성하고있다. 대학의 광장은 대부분 건물로 위요되어 있어 공간감을 표출하고 학생들의 활동과 행태에 영향을 미쳐 이들을 운집하게 만든다. 이러한 공간은 대학의 상징(land mark)으로서 역할을 해 지식과 학문이 소통하고 시대의 현주소가 표출되는 공간이다.

실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김영균(민속·90) 열사가 민주주의를 노래하며 분신했던 장소를 포함한다. 역사적인 장소에 광장이 조성된다는 것은 오늘날 학생사회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학생회관 정면 기준으로 앞에 조성될 광장은 대학본부와 박물관이 둘러쌓고 있다. 이는 대학본부를 마주하는 학생회관 속 목소리가 모아져 대학구성원의 소통을 넘어 행정, 운영 등에서 견제가 될 수 있는 공간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리더들이 제대로 민의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은 여전히 광장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광장에서의 시민운집은 민주주의를 꾸준히 발전시킴과 동시에 이들의 주권의식도 매우 높아지게 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학 공공공간은 사회·역사·문화적 특성을 공유한 대학의 정체성을 유지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학생간의 동질감, 소속감, 연대감 형성을 통해 공공장소의 공동체적 가치가 형성될 수 있도록 광장이 가진 공간적 의미가 전달돼야 할 것이다.

4년 전 가을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수많은 시민이 모여 성숙한 한국 민주주의를 보여줬던 것처럼 광장의 순기능을 바라본다.

류행록(기계자동차·1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