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수업은 여름 동안 한 노력에 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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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수업은 여름 동안 한 노력에 비례
  • 김규리 기자
  • 승인 2020.08.28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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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와 다른 2학기, 선택 아닌 필수
원격 수업, 지속 발전시킬 노력 필요

결국,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확진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 하반기는 상반기와 다를 거라 기대했던 사람들은 아쉬움을 감추기 힘들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입을 모아 경고했고 코로나19 재확산은 모두가 예상했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대비해야 했던 과제다.

개강을 2-3주 앞뒀을 때 학생들은 다시 혹은 새로 만날 캠퍼스를 기대했고 대학은 학생들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했다. 하지만 다시 원격 수업이 결정됐다. 우리대학은 825일 기준 개강 후 2주 동안 원격 수업을 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공지했다. 일부 대학은 2학기 전체 원격 수업을 발표했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대면수업과 대면-원격 혼합 수업은 아쉽게도 미뤄졌다. 우리대학이 준비한 혼합 수업은 총 4가지 유형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수업을 듣되 많은 인원이 한 번에 모이지 않게 조절한 방법. 실험·실습·견학이 필요한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되는 방법. 지난 학기 부족했던 부분을 둘 다 채울 수 있는 대책이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준비해야 했고, 준비할 수 있었던 부분은 혼합 수업의 연구밖에 없었을까.

수업 별로 필요한 수업 방법을 선택해 계획대로 잘 운영했다면 1학기 내내 논란이 됐던 교육의 질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대면 수업 재개 시기상조다. 이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교육의 질향상과 학습권 보장은 어떻게 충족시켜야 할까. 지난 상반기는 모든 대학이, 모든 교육기관이 혼란에 빠졌다. 사상 초유의 사태는 맞지만,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코로나19 사태는 그 존재에 대해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으므로, 일반대학과 초··고등학교에서 원격 수업 준비가 미비했던 점을 크게 문제 삼는 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위로만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교육기관은 원격 수업의 방법·형식·효과 등에 대한 준비와 검토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 정도는 받아야 한다.

특히 실험·실습·견학을 요구하는 수업보다 대면이 필요하지 않은 이론 수업은 더욱 그렇다.

3월 한 달은 원격 수업의 필요성을 깨닫는 시간으로 충분했다. 부족했던 점을 찾아내고 필요한 이유를 알았다면 원격 수업의 질적 향상을 준비하는 건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게다가 원격 수업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다는 강점을 활용하면 기존 대면 수업보다 더 높은 효율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

대학은 원격 수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게 준비하면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 1학기에 2개월 동안 잠수를 타버린 강사가 있다. 4월 초부터 6월 초까지 아무런 공지 없이 수업 영상, 자료, 과제를 올리지 않았다. 그리곤 다른 학교에서도 강의하느라 바빴다며 수업 영상을 한 번에 올리고 기말시험도 원래 기말시험 기간보다 2주 늦게 쳤다.

해당 수업 수강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2개월 동안 수업을 듣지 못했다. 이런 불합리한 일을 막기 위해서는 대학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고 학생들이 언제든지 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와 인류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종전을 기약할 수 없다. 우리가 지금 추구해야 하는 건 단순히 올해, 내년에 이용할 한시적인 수업 방법이 아니라 원격 수업을 장기적인 수업 방법으로 만드는 거다. 1학기 원격 수업과 2학기 원격 수업은 다르다. 준비한 대학과 준비하지 않은 대학의 차이는 개강 후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2학기는 대학이 1학기를 거울삼아 노력한 여름의 결실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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