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피어오른 아름다움, 세계유산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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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서 피어오른 아름다움, 세계유산축전
  • 김혜미
  • 승인 2020.08.28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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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바라본 아름다운 유산
안동 선비가 즐기던 불꽃놀이
흥미로운 볼거리 가득한 축전
미디어아트 3 전시관에 서화가 전시된 모습이다.
미디어아트 3 전시관에 서화가 전시된 모습이다.
미디어아트 2 전시관에 펼쳐진 78m 와이드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미디어아트 2 전시관에 펼쳐진 78m 와이드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무더운 여름 하회마을은 ‘2020 세계유산축전으로 들썩였다. ‘2020 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을 복합 콘텐츠로 소개하는 행사다. 이는 한국의 서원 소개를 시작으로 경북과 제주에서 각기 다른 주제로 진행된다. 이 중 경북에서는 안동시를 비롯한 영주시와 경주시에서 행사가 열렸다.

하회마을 주차장에는 유교 문화와 불교문화의 중심인 경북 세계유산을 더욱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 세계유산전전시관이, 그 옆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체험 부스가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또한 토요일마다 옛 양반들이 즐겼던 선유줄불놀이와 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버스킹을 진행했다. 그저 그랬던 일상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어준 하회마을 속 2020 세계유산축전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2020 세계유산축전

‘2020 세계유산축전은 국내에서 유네스코로 등재된 세계유산의 뛰어난 가치를 전 국민과 더불어 누리는 것이 목적이다. 7월은 한국의 서원’, 8월은 경상북도’, 9월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로 달마다 색다른 행사가 열린다. 문화재청이 처음 추진하는 사업이며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유산을 주제로 공연이나 전시를 하고 향유 프로그램과 세미나, 교육, 전문가 워킹 투어 등을 제공한다.

<2020 세계유산축전 : 경북>인류의 문화가치 경북에서 꽃 피다라는 비전으로 731일부터 830일까지 안동시, 영주시, 경주시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823일부터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확대시행돼 22일을 끝으로 행사 대부분이 취소됐다.

안동시에서 진행한 행사 프로그램에는 미디어아트 세계유산전, 선유줄불놀이, 하이마스크, 도산 12, 서원의 하루, 서원 야간 개장 도산월하연가, 세젤귀 토크콘서트, 구곡길 라디엔티어링 등이 있다.

경북 유산과 첨단 IT가 만나다

미디어아트 세계유산전은 하회마을 주차장에 임시 전시관을 만들어 진행했다. 전시관에선 실감 콘텐츠로 바라보는 경북의 세계유산을 볼 수 있다. 전시관은 입구에서 사는 곳, 이름, 체온 등을 적고 손 소독 후 티켓을 받아야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1 전시관은 3D 프로젝션 맵핑기법을 적용한 실감 영상이 부석사 무량수전 앞 석등 모형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넓은 곳에 석등 하나만 우둑하게 서 있고 영상이 나머지 공간을 채웠다. 부석사와 봉정사의 건축 양식과 단청을 모티브로 만든 패턴을 그대로 석등에 비춰 원래 석등 문양인 것처럼 표현했으며 연못 한가운데 석등이 있는 듯 연출하기도 했다. 2 전시관은 가로 78m인 와이드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화려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선비들이 토론하고 공부하던 서원의 풍경, 고요한 산사에 우둑하니 서 있는 석탑 등을 담은 영상이 18분간 스크린을 빈틈없이 채웠다. 전통문화와 현대 첨단 IT 기술이 융합돼 세계유산의 가치를 꽃 피웠다. 그런데 영상 중간 세계유산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는 영상미에만 집중한 요소가 등장한다. 학이 스크린 왼쪽 끝에서 오른쪽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 산사를 배경으로 수많은 등불이 올라가는 모습 등이 있다. 3 전시관에는 유산이 가진 아름다움을 그림과 조형물로 표현한 유산서화가 전시됐다. 불상, 첨성대 등 경주의 상징과 필름에 담긴 옛 부석사 삼층석탑, 병산서원은 은은한 조명을 받아 기존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양쪽 벽에는 찬란한 유산. 자유를 찾아가는 고행의 길 위에 잠시 곁을 내어주며 그들과 함께 지친 마음을 보듬어 안는다. 그들은 우리가 걸어갈 미래다유산의 능선. 그들은 우리 안에 나무를 들이고 꽃을 들이고 산과 강마저 들여놓는다. 우리는 그들의 정원이다와 같이 심금을 울리는 글귀가 있어 공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기념품샵에는 안동을 대표하는 다양한 상품이 있다. 더불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판매해 전시관을 돌아다니다 지친 사람들이 목을 축였다.

미디어아트 전시관을 관람 중이던 오영권(59·성남시) 씨는 아내와 함께 휴가 겸 하회마을로 놀러 왔는데 축전을 한다고 해서 방문했다. 문화유산을 그래픽으로 재현하고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보여준 것이 멋있다경북에 있는 많은 서원과 문화재를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 씨는 예술을 잘 몰라서 그런지 처음에 봤을 때 아무런 정보 없이 관람해 난해한 느낌도 있었다사진을 조각조각 모아놨는데 설명이 없어 이해하는데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참 만남, 참 문화유산

미디어아트 전시관 옆에는 활을 직접 만들어보는 국가무형문화재 시연·체험 부스가 설치됐다. 이동식으로 만들어진 부스는 방문 캠페인 존무형문화재 존이 있으며 각 주제에 맞는 체험, 전시, 시연 행사가 진행됐다. 방문 캠페인 존에선 나만의 문화유산 여행 계획 짜기’, 무형문화재 존에선 국가무형문화재 공예 시연·체험프로그램이 열렸다. 그 밖에도 한국문화재재단과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이 함께 추진한 전승자 디자인 협업전승 공예품 인증제작품이 전시됐다. 국가무형문화재의 전통기술과 현대 공예가들의 감각적 디자인이 어우러진 실용적인 공예작품들이 나열돼 있어 눈이 즐겁다. 또한 조숙미 국가무형문화재 제114호 염장 이수자와 김성락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전수교육조교가 직접 방문해 활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며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행사에 참여하면 VR 안경, 시어터 박스, 문화유산 방문코스 교통카드 등 다양한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화려한 선비의 놀이, 선유줄불놀이

815일 장마로 두 차례 취소됐던 선유줄불놀이가 드디어 진행됐다. 선유줄불놀이는 부용대와 만송정의 절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옛사람들의 불꽃놀이다. 이는 부용대와 만송정을 연결한 밧줄에 불을 붙여 일명 불꽃 비가 쏟아지는 장관을 보여준다. 뒤이어 부용대 위에서 점화된 불꽃이 절벽을 타고 떨어지며 또 다른 장관이 연출됐다. 사람들은 만송정에 돗자리를 깔고 관람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행사 장소 주변에 안전요원이 자리를 지켰다.

강렬한 장면을 원하는 사람들은 잔잔하게 진행되는 행사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었는데 이를 버스킹으로 채웠다. 매주 다른 주제로 열리는 버스킹은 815낙화야 더 타올라라라는 제목으로 재즈와 어쿠스틱 노래로 진행됐다. 은은하게 빛나는 선유줄불놀이를 배경으로 열린 버스킹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달랬다.

이외 다른 프로그램

안동시에서 진행된 <2020 세계유산축전 : 경북>은 하회마을뿐만 아니라 도산서원과 유교랜드에서도 열렸다. 도산서원에서는 81일과 8일에 창작 음악회 도산 12과 도산서원 선비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체험해 볼 수 있는 서원의 하루를 진행했고 8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월하연가를 진행했다. 유교랜드에서는 8월 한 달간 뮤지컬 하이마스크를 공연했다. ‘하이마스크는 전통적인 하회 별신굿 탈놀이를 다양한 장르의 댄스로 재해석한 퍼포먼스 뮤지컬이다. 세계 각지의 탈을 이용하고 세계문화를 작품 하나로 담았다. 이외에도 세상에서 제일 귀한 세계유산을 이야기해 보는 시간 세젤귀 토크콘서트’, 병산서원에서부터 시작되는 하회구곡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야

즐거운 행사에도 부족한 점은 있기 마련이다. 미디어아트 전시관의 경우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도와주는 진행요원은 배치됐지만 해설사가 없었고 시각적인 아름다움에만 치중해 영상이나 전시물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왔다. 또한 QR 코드가 아닌 수기로 방문자를 확인해 누락될 가능성도 있으며 만약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을 시 이동 경로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N차 감염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더불어 수기로 작성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입구에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전염될 확률도 높아진다.

선유줄불놀이와 버스킹은 사람들 간 사이가 좁아 코로나19와 관련된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또한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행사임에도 마지막 버스 시간은 710분이다. 즉 개인 교통수단이 없는 경우 710분 이후 행사는 즐기지 못한다. 큰 행사인 만큼 따로 셔틀버스를 운행해야 한다. 셔틀버스는 교통편을 편리하게 만듦과 동시에 개인 교통수단으로 행사장이 차로 복잡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번 행사같이 관광 사업을 유치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면 편리한 교통편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한편 9‘2020 세계유산축전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에서 열리는 행사는 불의 숨길, 만년의 시간을 걷다라는 주제로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바다를 향해 흘러갔던 신비한 흔적을 따라 만들어진 특별한 트래킹 코스를 따라 걸으면서 진행된다. 그 밖에 불과 관련된 전시, 공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면서 취소된 프로그램이 많고 소수의 인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가운데 행사가 어떻게 될지는 ‘2020 세계유산축전:제주홈페이지를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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