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위기는 누가 만드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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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위기는 누가 만드는 것인가
  • 김규리 기자
  • 승인 2020.05.11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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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언론의 현주소
자유는 있지만 책임 부재

옳지 않은 저널리즘의 횡포
근본적 문제 해결은 독립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지만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달 21‘2020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다. 세계언론자유지수는 국가별 언론의 자유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180개국 중 42위를,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순위는 지난해보다 1계단 내려갔으나 언론자유침해 점수는 1.24점 개선됐다.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뉴스리포트조사 결과를 확인하면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디지털뉴스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주요 38개국의 자국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자국 언론 신뢰도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6년 우리나라가 조사에 포함된 이후 4년 연속 최하위다. 대비되는 두 조사 결과가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각 저널리즘이 서로 다른 문제로 야기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단 하나, 바로 유착관계.

진영논리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념만이 옳고, 다른 조직의 이념은 무조건 배척한다. 이에 벗어나지 못하는 언론기관이 정파성 저널리즘에 빠진다. 신문 발행과 방송을 위해서 자본은 필수지만 자유를 보장 받지 못해 결국 선택적 보도를 한다. 오직 수익을 내기 위해 상업주의 언론의 길을 선택했다.

지난달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결과를 야당과 보수언론의 참패라고 일컫는다. 언론과 정치세력이 유착관계를 맺어 상부상조한다. 아주 심각한 문제지만 정파성 저널리즘은 이미 특정 언론사를 넘어 한국 언론 전반을 장악한 상태다. 채널A 기자의 협박 취재가 밝혀지면서 검언유착관계 의혹을 조사하던 중 정언유착관계 설도 제기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사진과 내용만 보도하는 언론사도 들끓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는 광고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 완료’, ‘연예인 A씨 성폭행, 실형 선고 가능할 듯과 같은 유언비어를 당당하게 보도하는 유사언론이 성행한다. 광고 배너가 쉴 틈 없이 화면을 가려 글을 읽을 수 없는 인터넷 기사도 있다.

이는 언론사가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다. 언론은 매체를 이용해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특정 문제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언론이 특정 세력과 깊은 관계를 갖는 것은 특정 기관의 산하단체에 불과하다. 언론사가 독립적인 존재가 되지 않고 산하기관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고 언론의 가치를 정확히 바라보지 않았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위에서 언급한 상반된 두 조사 결과는 한국 언론이 현재 누리고 있는 언론의 자유만큼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 언론사는 잊고 있었던 언론의 진실된 목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독립적인 기구로서 오롯이 언론사라고 칭할 수 있는 모습 말이다.

유치원 기자단, 초등학생 기자단, 고등학생 기자단, 학보사 기자, 일간지 기자가 전부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언론 활동을 하는 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

김수환 추기경은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들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어둠 속에서 살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제 위치를 잃은 언론사는 존재 이유가 없다. 그저 사회를 어둡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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