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총학생회의 리액션(Reaction)을 기대하며
상태바
W총학생회의 리액션(Reaction)을 기대하며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0.03.16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15 총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마다 특이하고 개성 있는 공약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역마다 소속 당에 따라 공약에 차이가 있지만, 빠지지 않는 공통점도 있다. 바로 소통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물론 소통의 대상은 시민, 정부, 종교계, 심지어 북한까지 다양하지만 말이다. 실제로는 13만 명(선거구 인구 하한선 기준) 이상의 목소리를 듣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후보가 소통을 공약으로 내거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보여주기에 만만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방문해 상인들과 악수를 하거나 도심 한복판에서 연신 고갤 꾸벅이기만 하더라도 소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처럼 소통은 단골 공약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민들은 각종 문제의 원인으로 당선인과의 소통 부재를 꼽곤 한다. 이쯤 되면 소통자체가 후보자 신분에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럼 5천 명 남짓의 우리대학에서는 어떨까? 당선인(학생회)과 학생 간의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을까?

지난 제36대 리액션 총학생회는 학우분들의 1%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소통 자세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페이스북 페이지인 대나무숲이나, ‘고백할래요?’ 그리고 대학 애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에서 리액션 총학생회의 소통 부재를 꼬집는 내용은 꾸준히 게시됐다. 특히 학기 말에는 여러 논란까지 생기면서 하루가 멀다고 리액션을 향한 비판과 비난 섞인 글이 올라왔다. 그런데도 리액션은 그 이름이 무색할 만큼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온갖 의혹만 더 생겨났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우선 우리는 왜 총학생회는 대나무숲이나 고백할래요? 그리고 에브리타임의 게시물에 반응하지 않는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한 가지는 그런 익명 사이트에 반응하면 할수록 총학생회의 공식 페이지(페이스북, 아우라 등)의 존재 의미가 사라지고 익명 사이트의 영향력만 높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게시물에 반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부담도 생긴다. 총학생회도 사람인지라 모든 게시물에 반응할 수 없는데, 학생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게시물의 내용을 사실이라고 짐작해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만다. 이를 미리 방지하고자 총학생회는 늘 공식 페이지를 통해 질문 해주시면 성심성의껏 답해드리겠다는 말을 말미에 붙이는 것이다. 그러나 공식 질문에 한해서만 답변한다면, 똑같은 질문은 계속 접수될 것이며, 부정적인 내용의 게시물과 댓글은 기타 페이지에 꾸준히 올라올 것이다.

반대로 학생들은 왜 공식적으로 질문(또는 문제 제기)을 하지 않을까? 바로 타 대학에 비해 좁고, 학생 수도 적은 우리대학의 특성 때문이다. 가령 학생회 임원 중에 과 선배나 친한 지인이 있다면 직접 문제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소통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익명 페이지와 공식 페이지 간의 무시 못 할 체급 차이에서 비롯된다. 37W 총학생회의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는 1천 명 남짓이고, ‘안동대 고백할래요?’1만 명, ‘안동대학교 대나무숲7천 명이 넘는다. 팔로워 숫자부터 약 7~10배 차이가 나니, 게시물의 도달 범위를 비롯한 페이지의 파급력은 차이 날 수밖에 없다. ‘고백할래요?’가 손오공이라면 공식 페이지는 야무치급 파워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학생들은 공식 페이지보다 기타 사이트에 더 의존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바로 총학생회가 공식 페이지의 영향력을 높이면 된다. 영향력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 하다못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접수된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공식 페이지에 공지하면 어떨까 싶다. , 공식 페이지에 접수된 질문이나 문제를 일정 주기로 결산(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문제 해결 방안 제시 등)하고, 자신들의 공식 페이지에 공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은 공지를 보기 위해 공식 페이지에 자주 방문하고, 자연스레 팔로우도 늘어나며, 페이지는 예전보다 활성화될 것이다. 이게 OT나 축제 때 이벤트로 팔로우를 끌어모으는 것보다 건강한 방식 아닌가? 게다가 총학생회는 비슷한 질문에 일일이 답변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누구나 시시콜콜한 질문을 여러 번 받는 걸 유쾌하게 여기지 않으니 말이다.

총학생회 구성원들도 우리와 같은 학생이다. 그들도 날카로운 비판이나 선 넘은 비난을 받으면 마음의 큰 상처를 받을 것이다. 우린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소통의 방식이 개선돼야 하고, 이는 총학생회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 ,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나 다름없다.

여담으로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글에는 항상 비겁하게 익명 뒤에 숨지 말고 직접 말해라는 댓글이 달린다. 안타깝다. 중요한 건 익명의 여부가 아니라, 제기된 논란의 사실 여부와 문제 해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류재민 (경영·1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