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감한 인문학 전공자입니다
상태바
나는 용감한 인문학 전공자입니다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19.06.05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대학별 익명게시판에 문돌이, 문과충, 문송합니다, 문레기등 인문학과 전공자들을 폄하하는 단어가 넘쳐나고 있다. 잉문학(잉여+문학)이라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년간 4년제 대학에서 이뤄진 인문사회계열 통폐합은 인문사회학의 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정부는 인문사회학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역부족이라고 판단된다. 인문사회학 활성화를 위한 예산 확대도 절실하다.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인문사회 분야 R&D 예산은 20152,972억원이었지만 올해 3,009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그리고 인문사회학의 경우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지만 단기적 성과만을 고집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볼 수 있다.

인문계열 관련 학과는 줄고 자연계열학과는 늘었다. 박사학위 취득자 취업률도 공학 계열은 87.3%에 달했지만 인문계열은 절반에 그쳤다. 대학이 본연의 목표를 상실해 취업률에 목매는 기관으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닐까.

고등학생 때 문과를 선택한 이후로 지금까지 후회는 없다. 하지만 인문학 전공자에게 쏟아지는 말은 가혹하고 쓴 것이 현실이다. ‘쓸데없는 학문을 배운다’, ‘사회에 나가면 할 일이 없다를 시작으로 인문대학생은 취업하기 어렵다는 말 그리고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하지 않으면 절대 안 된다는 소리를 듣는다.

몸 담그고 있는 인문학이 폄하의 대상으로 비난받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최근 인문학을 배척하는 인식 속에서도 이 학문을 선택해 공부하는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칭하고 싶다. 용기 있는 인문학 전공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만개했으면 좋겠다.

우선 필자는 문과가 적성에 맞아 모든 대학의 꽃이라고 자부하는 인문대학에 진학했다. 인문학은 가장 복합적인 학문이고 인간의 가치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쉽게 말하면 인문학은 문학과 철학, 역사로 말할 수 있다.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은 정신적인 부분과 문화적인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적인 부분은 인문학, 인간학이라고 칭할 수 있다.

오로지 인간만이 자신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누구인가?’, ‘나의 상태는 어떤가’,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기 자신에 관해 스스로 물으며 생각을 확장하고 행동하는 것이 인문학의 기초다. 인문학의 기초를 배워 우선으로 를 탐구할 수 있게 된다.

를 탐구한다는 것은 모든 일을 행할 때 중요하며 인문학을 배움으로 탐구가 쉬워진다고 자부할 수 있다.

흥부전의 사례를 들어 인문학이 우리, 나에게 주는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흥부전은 가난하면서도 상대방을 도우면서 착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이 따른다. 하지만 부유하면서도 탐욕스러운 사람은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 대가를 치른다. 이러한 이치와 빈익빈 부익부의 한계를 깨우쳐 주고 있다. 흥부전이 들려주는 이런 세상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놀부는 제비에게 받은 박으로 놀이패와 실랑이를 벌이고 박이 벌여준 흥겨운 놀이에 심취한다. 그러는 사이 놀부는 자신도 모르게 전 재산을 탕진하고 만다. 재산을 악착같이 여기는 놀부가 놀이판에 빠져 탕진하는 것은 굉장히 현실적인 상황이다.

반면 흥부는 제비가 물어다 준 박으로 부유해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푼다. 또 유일한 형제이지만 자신을 내쫓았던 놀부에게까지 선행의 손길을 내민다.

흥부전은 조선 후기 사회경제사적인 맥락에서 조망해봐야 한다. 하나의 형제 갈등을 통해 사회 계층 속 사회모순을 그리고 있다. 악행을 저질러 그만큼의 대가를 치른 놀부를 통해 어떤 인간으로 살 것인지를 고찰해볼 수 있다. 이처럼 인문학에서 가장 기초적으로 배우는 고전문학을 내 삶의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는 살아가면서 큰 문제로 고민된다. 하지만 개인의 생각으로는 물음에 답하기란 한계가 있다. 그 답을 찾는 학문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을 배움으로 물음, 고민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생각의 깊이가 확장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인문사회 분야 관련 학술재단의 설립과 예산 확대 등이 필요하며 단기 성과에만 좌우되는 사회적 평가 관행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