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인 연출로 유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유교랜드
상태바
획기적인 연출로 유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유교랜드
  • 김혜미
  • 승인 2021.04.08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리타분한 유교를 흥미롭게 전달
VR·AR로 즐기는 역사 모험, 놀팍
시도는 좋았으나 결국엔 민간위탁
갓 모형을 형상화한 유교랜드 모습이다.
갓 모형을 형상화한 유교랜드 모습이다.
힘들었던 지난해를 견디고 새로운 마음과 목표로 새 학기를 맞이했다. 설렘을 가득 품고 시작했지만 밀려오는 수많은 과제와 팀 프로젝트 속에서 우리 정신은 점점 피폐해진다. 이때 필요한 건 힐링이다.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학교에서 벗어나 이색적인 체험을 통해 신나게 논다면 그것이 바로 힐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지역에서 힐링할 수 있는 여러 장소 중 하나인 유교랜드는 선비 문화를 잘 알 수 있는 공간이다.
 
선비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안동시 성곡동에 자리한 유교랜드는 안동문화관광단지의 핵심 시설로 유교 문화가 중심 주제인 테마파크형 체험센터다. 이곳은 남녀노소 모두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공간을 창출해 어려운 유교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소다. 선비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은 ▲제1관 대동마을 ▲제2관 소년 선비촌 ▲제3관 청년 선비촌 ▲제4관 중년 선비촌 ▲제5관 노년 선비촌 ▲제6관 참 선비촌으로 총 6개다. 이는 동이 가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선비 세계로 가려면 16세기 안동 가는 길을 꼭 지나야 한다.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여행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구간이다. 이곳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산업화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한쪽에 마련된 나이트클럽은 유흥과 향락문화가 번진 시대상을 구현했다. 16세기 안동 가는 길의 자랑인 타임 터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어났던 사건을 시간 역순으로 편집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더불어 유교 창시자 공자와 유교 이념·사상, 그리고 풍류를 엿볼 수 있는 장소인 유교 쉼터, 인공폭포, 정자에서 쉴 수 있다.
 
본격 유교 문화 즐겁게 배우기
“우리 마을에 잘 오셨소! 얼굴빛을 보니 근심과 고민이 가득해 보이는데 아마도 미래에서 온 손님인 듯하오. 우리 선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 보지 않겠소?” 제1관 대동마을은 스크린에 등장한 동이 가족의 환영 인사로 시작한다. 이는 타인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재물을 독점하지 않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이상적인 유교 사회를 구현했다. 대형 스크린에선 동이 가족들이 대화하며 인의예지신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제2관 소년 선비촌은 ▲선비 탄생 ▲뿌리 찾기 ▲심청이를 보내며 ▲소년 선비 되기 ▲성인 통과의례를 통해 소년 동이 삶을 보여주며 버릇없이 행동하는 현대 아이들에게 깨달음을 준다. 어린 동이가 받은 다양한 축하 의례 모습을 시작으로 자신의 뿌리를 찾아보고 심청이에게 ‘효’를 배우며 올바른 선비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심청이를 보내며’에선 움직이는 배 모형 위에서 영상 속 심청이와 함께 ‘효’란 무엇인지 배운다. 이를 본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며 자연스럽게 잘못을 인지하게 된다.
제3관 청년 선비촌에선 동이 형과 함께 3가지 전시관을 둘러보며 조선 청년 선비가 살았던 삶을 체험할 수 있다. 첫 번째 전시관인 ‘선비의 혼례’는 전통 혼례를 연출해 그 의미를 되새긴다. 다음 전시관 ‘선비 수업’은 천문, 사상의학, 성학십도, 사서삼경을 보고 체험할 수 있다. 그중 성학십도는 문 10개가 있는데 각 문에 있는 퍼즐을 모두 완성하면 영상이 나와 그 의미를 설명해 준다. 마지막 ‘입문·출사’ 전시관은 여중군자 조선 여성 선비와 정약용이 아들에게 이야기하는 독서법을 알아보고 과거 시험장에서 과거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공간이다. 과거 시험은 객관식 문제 50% 이상 맞출 시 합격이다. 그 후 관모를 쓰고 사진 찍을 수 있다. 이외에도 영상실에선 조각배에 올라탄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이 삼촌이 안내해주는 제4관 중년 선비촌은 선비들의 충의가 빛난 진주대첩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는 크게 ‘진주성을 사수하라’와 ‘조선, 선비가 다스린 나라’로 나뉜다. ‘진주성을 사수하라’ 체험관은 임진왜란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진주성 전투를 배경으로 잡았다. 장수들이 전투 전략을 모색하고 대포와 화살로 일본군과 싸우며 무너진 성벽을 보수하는 체험이 마련됐다. ‘조선, 선비가 다스린 나라’ 체험관은 임금을 중심으로 많은 선비의 지혜로 나라를 다스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제5관 노년 선비촌은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온 동이 아버지의 예와 향촌 생활, 풍류를 표현한 공간이다. 동이 아버지를 비롯한 여러 선비의 향촌 이야기와 율곡 이이의 동거계사를 들을 수 있고 여러 풍속도를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악기를 모아 소리를 비교하는 체험, 디지털 붓으로 수묵화를 그리거나 시조 짓는 체험도 마련됐다.
마지막 동이 할아버지 생애가 그대로 담긴 제6관 참 선비촌은 참 선비에 다다르기 위해 걸은 발자취와 그 생애를 기리는 묘비 형태를 알아보는 체험관이다. 퇴계 이황, 율곡 이이, 서애 류성룡, 석주 이상룡 등 많은 선비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승과 저승으로 건너는 다리로 김 첨지와 이 첨지 두 선비의 죽음을 통해 올바른 삶을 보여준다. 마지막엔 문학적, 서예적 가치가 뛰어난 선비의 묘비를 보며 옛 참 선비란 어떤 생애를 살았는지 알려준다.
 
 
옛 안동을 VR·AR로 체험하기
유교랜드 안에 자리한 놀팍(NOL PARK)은 VR·AR 체험을 할 수 있다. 배경 이야기는 석주 이상룡 선생의 후손인 이대한과 서애 류성룡 선생의 후손인 류미소가 타임봄버 B-612에게 도움받아 과거로 시간 여행하며 벌어지는 내용이다.
체험관은 크게 VR 콘텐츠와 AR 콘텐츠로 나뉜다. VR 콘텐츠엔 ▲임청각을 부탁해 ▲석주를 기차에서 탈출시켜라 ▲독립 영웅을 찾아 떠나는 여행 ▲스토리큐브가 있다. 임청각을 부탁해는 일제가 훼손한 임청각 건물을 복원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퍼즐형 게임이고 석주를 기차에서 탈출시켜라는 만주로 망명하는 기차 안에서 마주친 일본 경찰을 피해 이 선생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슈팅 게임이다. 독립 영웅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타임머신을 타고 여러 독립 영웅을 찾아가 독립운동에 대해 생생하게 들어보는 어트렉션 시뮬레이터고 스토리큐브는 QR코드를 이용해 이 선생의 3대 종부 허은 할머니가 만주독립투쟁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AR 콘텐츠는 ▲철도공사를 막아라 ▲절체절명의 위기 ▲신흥무관학교 신병교육대 ▲미션 숨겨진 총을 찾아 조립하라 ▲대한독립 만세로 구성됐다. 철도공사를 막아라는 임청각 앞에 철길 공사 감독하는 일본군을 막아내는 미러액션게임이고 절체절명의 위기는 만주 망명길에 오른 임청각 사람들이 목적지까지 안전히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임이다. 신흥무관학교 신병교육대는 독립군을 양성하는 신흥무관학교에서 직접 훈련병이 돼 때마침 나타난 일본군을 공으로 맞추는 게임이고 미션 숨겨진 총을 찾아 조립하라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총 부품을 찾아 시간 내 조립해야 하며 최대 6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재정낭비 문제, 민간위탁으로 해결?
유교랜드는 총 430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공공시설이며 개관 이후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위·수탁 계약을 맺고 운영했다. 그로 인해 매년 10억여 원의 운영비를 지출해 안동시 재정낭비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제 2015년 이후 유교랜드와 온뜨레피움 운영비 지출현황을 보면 ▲15년 9억 9천만 원 ▲16년 10억 9천만 원 ▲17년 10억 8천만 원 ▲18년 12억 8천만 원 ▲19년 13억 6천만 원으로 해마다 1억여 원가량 늘어나고 있다. 반면 관람객 수는 두 시설을 합해 17년 134,287명, 18년 104,343명, 19년 106,944명으로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며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운영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안동시는 19년부터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경북문화관광공사의 위탁운영 체제에서 민간위탁으로 전환을 추진했다. 그러나 시설 리모델링 예산집행을 두고 합의점에 이르지 못해 중단했다가 지난해 약 11억 원의 리모델링 예산을 확보하며 추진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27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MBC PLUS는 MBC의 자회사다. 현재 인천 청라와 전남 여수에 스매시파크를 운영하며 콘텐츠 생산력과 탄탄한 재정력이 심사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지은정 안동시청 관광진흥과 주무관은 “민간위탁을 위해 선정하긴 했으나 유교랜드 활용 방안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며 “코로나19로 운영하지 못하는 동안 MBC PLUS와 꾸준한 협의를 통해 운영 계획을 세우고 공사 완료 후 재개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놀팍 같은 경우 VR·AR 전문 업체와 계약해 유교랜드에 들어왔다”며 “재미있는 콘텐츠지만 더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신규 민간위탁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과도한 리모델링 예산 배정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해 유교랜드 리모델링에 투입한 예산은 8억 원이다. 이번해 예산에도 추가로 17억 원을 요청해 유교랜드 시설비만 25억 원이다. 지 주무관은 “건물이 지어진 지 10년이 넘어 보수해야 하는 곳도 많고 누수 문제도 있다. 현대 수요에 맞는 콘텐츠 공간 확보도 필요하고 판단했다”며 “요청한 금액은 리모델링을 위해 적절한 금액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유교랜드가 있는 안동문화관광단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환경영양평가를 진행한 상황이다.
현재 유교랜드는 코로나19 영향과 민간위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즐길거리가 더욱 많아질 예정이다. ‘유교’라는 단어에 편견 갖지 말고 새로 바뀐 유교랜드를 기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