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몰랐던 안동의 문화예술, 극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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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몰랐던 안동의 문화예술, 극단 이야기
  • 윤경민
  • 승인 2021.04.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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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을 이야기하는 연극
연극은 ‘찰나’, ‘대화’, ‘우리 삶’
극단 안동이 드레스 리허설을 한다.
극단 안동이 드레스 리허설을 한다.
연습 중 수정할 부분을 연출과 상의하는 모습이다.
연습 중 수정할 부분을 연출과 상의하는 모습이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이는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라는 노래 가사다. 연극은 배우가 각본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관객에게 보여 주는 무대 예술이다.
연극을 본 적이 있는가. 흔히 연극이라 하면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대학로 소극장을 떠올리는 이가 많다. 안동시에도 자신만의 연극을 선보이는 극단이 있다. 바로 ‘극단 안동’이다. 극단 안동이 연극하며 경험한 일과 우리대학 연극동아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극단 안동입니다.
극단 안동은 2016년 2월 안동시를 중심으로 공연예술계 종사자끼리 뜻을 모아 만들었다. 매년 정기적으로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2~3개의 연극을 공연한다. 정진(25·명륜동) 극단 안동 작가는 “대도시가 아닌 지역 중 안동문화예술의전당과 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는 곳은 보기 드물다. 공연장 시설도 잘돼 있어 거의 모든 공연을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다”며 “서울시에서는 최소 일주일 정도 공연하는데 안동시는 서울보다 관객이 적어 공연 당 하루 이틀 정도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극단 안동의 연극은 크게 2가지 방식으로 제작한다. 다른 공연에서 번 극단의 수입으로 자체 연극을 만드는 방식과 공모사업 당선 후 받은 지원금으로 연극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보통 후자를 선택해 공연제작비를 마련한다. 정 작가는 “극단에서 자체 공연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안동시에서 자체 공연을 했을 때 순수입이 거의 0에 가깝다”며 “보통 한 연극을 하는데 적어도 약 1,000만 원 정도 예산이 필요하다. 그래서 공모전 당선 후 지급되는 예산으로 공연한다”고 밝혔다.


극단과 동아리
우리대학 연극동아리에는 극단 아카데미 무와 극단 토담이 있다. 극단 아카데미 무는 우리대학에서 유일한 뮤지컬 동아리다. 음악과 소모임에서 시작해 2012년 3월 정식 동아리로 채택된 후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극단 토담은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연극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이 모여 활동한다. 그렇다면 극단과 동아리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 작가는 “동아리 경험과 실무 경험은 거의 관련 없다. 극단은 돈과 관련된 계약서를 쓰고 공모사업에 당선되기 위한 기획서를 작성하는 등 사무적인 일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동아리는 구성원끼리 역할을 나눠 조명·음악·배우·연출을 맡아 진행한다. 극단은 연극에 필요한 배우를 추가로 캐스팅하고 연출과 맞는 무대 음향·조명 단체와 함께 작품을 만든다. 정 작가는 “동아리 경험을 가지고 극단에 들어오게 된다면 적잖이 놀랄 거다. 동아리 경험을 하지 않고 처음부터 배우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극은 (      )이다
황세진(유럽문화·18) 극단 아카데미 무 회장은 “연극과 뮤지컬은 현장감이 중요해 ‘찰나’라고 생각한다”며 “그날 그 시간의 공연은 당시에만 볼 수 있고 아무리 같은 내용의 연극을 다시 한다 해도 절대 똑같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은 그 순간의 기억이 있기에 많은 사람이 뮤지컬과 연극을 찾는다”고 밝혔다.
조준열(정보통계·17) 극단 토담 회장은 “다들 생각이 다르겠지만 연극은 ‘대화’라고 생각한다”며 “역할을 맡아 연극하다 보면 그 가상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해 주고 관객과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참 뻔한 답이겠지만 연극은 ‘우리의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만들어진 게 연극·드라마·공연예술이라 생각한다”며 “다양한 인간상과 여러 상황, 배경 등 많은 형태의 삶이 녹아있는 게 연극이다”고 말했다.
극단 안동은 우리 지역의 독립운동가(파락호 김용한, 석주 이상룡)를 주제로 한 연극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했다. 정 작가는 “연극을 통해 인간다움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우리 지역 특성 중 인간다움이 드러나면 작품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연극 ‘파락호 김용환’의 경우 도박꾼으로 철저히 위장하면서까지 내 나라를 지키고 싶었던 인간다움이 연극에 잘 녹아 있다. 연극 ‘석주 이상룡 : 세 가지 부탁’은 버거운 책임감 속 가족과 주변인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꼈던 석주 이상룡 선생의 인간다움에 감명받아 작품으로 만들었다.


앞으로의 방향
극단 아카데미 무는 매 학기에 한 번씩 정기공연을 한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학내에서 공연하지 못해 교외 동아리 지원 사업 신청 후 선정됐다. 대구시에 있는 소극장을 대여해 최소인원 현장 관람과 온라인 생중계로 동시에 공연했다. 이번 학기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정기공연은 없다. 대신 동아리 박람회와 청하 콘서트에서 할 거리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학기에는 정기공연으로 창작극을 할 예정이다.
극단 토담도 매 학기 한 번씩 공연한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모두 코로나19로 활동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조 회장은 “현재 사적 모임 5인 이상 집합 금지령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올해 계획이자 목표는 적어도 한번은 공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극단 안동은 꾸준히 다음 연극을 준비한다. 새로운 연극을 준비함과 동시에 단원 모두 개별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다. 정 작가는 “다른 활동을 하면서도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우리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많은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에 따른 공연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연습실로 사용하는 공연예술창작소를 대여해주기도 한다. 무대에서 사용한 소품을 모아 필요한 이에게 대여해주는 ‘작은 소품실’도 운영한다”고 말했다.
극단 안동은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주최하는 안동윈터아트페스티벌 연극 부분에 참가해 지난달 26~27일 ‘목目소리 : 눈의 말’을 공연했다. 공연은 갑작스레 큰 위기를 맞은 주인공과 주인공 주변 인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갑작스레 청력을 잃게 된 청춘 무용수를 통해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세상이 누군가에겐 얼마나 불편하고 불친절한 세상인지 깨닫도록 해준다. 동시에 장애인 곁에서 비장애인이 가져야 할 동정 아닌 배려와 이해의 의미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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