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뿌리, 불타는 유착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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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뿌리, 불타는 유착관계
  • 김미애 기자
  • 승인 2019.06.04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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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가리고 유야무야
“아는 게 다가 아니야…”
경악스러운 사건의 향연

우리는 정치적으로 대형 비리 사건이 벌어졌을 때 게이트라고 표현한다.

며칠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버닝썬과 연루된 사건들, 우리는 이를 버닝썬 게이트라고 칭한다. 정치적 사건은 아니지만 사기업인 클럽과 경찰 그리고 연예인과 공권력의 밀접한 관계가 곳곳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버닝썬 게이트가 수면위로 떠오른 이후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연예인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한다. 이와 함께 유명 인사들의 경찰 출석과 그 주변인들로 날카로운 시선이 몰린다.

이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우리는 화두로 떠오른 이들을 평가함과 동시에 자신을 시사적인 사람으로 생각하며 우쭐해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눈을 가린 채 코끼리의 코를 만지며 코끼리는 길쭉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학문을 연구하는 장에 속한 우리는 왜 이런 시각을 가지게 됐고,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일은 작년 강남 클럽 버닝썬폭행 사건 신고로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초 공개된 클럽 CCTV로부터 불법 약과 성폭행이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본격적으로 수사했고 이문호 버닝썬대표 모발에서 마약 검출을 확인했다.

또한 전직 강남경찰서 경찰이 경찰과 버닝썬간에 금품이 오간 사실을 인정하며 위 짐작은 사실이 됐다. 경찰에 위기가 다가온 가운데 익숙한 이름들이 하나둘씩 등장한다. 빅뱅의 승리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승자 정준영이 불명예의 주인공이다.

이후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문제의 시발점인 버닝썬 게이트가 아닌 위 연예인과 관련된 인물들을 추측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가 공범이니 아니니, 온갖 추측성 기사가 난무했고 여기에는 피해 여성을 제 맘대로 생각해 유포한 글도 포함됐다. 하지만 정작 이 사태의 시발점인 폭행가해자는 뚜렷한 윤곽이 없다.

공권력과 사기업의 불쾌한 유착관계를 비롯해 연예인으로 대중의 눈을 돌려 본질을 흐리는 추측성 보도는 더 이상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어쩌면 지금까지 드러난 버닝썬 게이트는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이제 작은 일부를 보고 전체라는 어리석은 생각은 지양해야 한다. 잠시 지나가면 잊겠지. 짧은 시간 타서 없어지는 성냥불과 같은 관심을 이제 모닥불처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때이다. 경찰과 검찰 등 공권력 뒤에 무엇이 숨어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우리 주변에는 위 같은 더러운 뿌리가 없는가? 썩어가는 뿌리를 흙에 꽁꽁 싸매고 잎으로 가려 아무도 모르게 하려는 행동을 본 적은 없는가?

대학은 사회의 축소판이라고들 한다. 본인의 행동을 돌아보고 자신이 더러운 뿌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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