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준비하는 대학생활
상태바
생각하며 준비하는 대학생활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19.06.04 13: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4년이었던가? 국내 최초로 멍 때리기대회가 열려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대회의 취지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넋을 잃은 상태를 누가 더 잘 표현하는지를 가르려는 것이었을까?

생각이란 목표에 이르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정신 활동을 말한다. 활동 중인 정신의 상태(a state of mind) 중 하나로 마인드 원더링(mind wandering)의 상태를 들 수 있다. 외부의 자극이나 입력이 없어 생각이 자유롭게 꼬리를 물고 흘러가는 상태를 말하며 소위 멍 때리기로도 알려져 있다. 마인드 원더링을 하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오히려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있어서 기억을 반추하고 재정리하여 창의력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 다른 정신의 상태로는 플로우(flow)’가 있다. 어떤 행위에 깊게 몰입하여 시간과 공간은 물론 자신의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말하는데, 즐거움 또는 행복과 같은 개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는 미래를 걱정하며 비난의 취지로 생각이 없이 산다’, ‘개념이 없다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미래가 지난날의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걱정으로 내뱉는 말이라 위안삼을 수는 있지만, 그런 말을 듣고 기분이 좋을 리는 없다. 따지고 보면, 생각의 기저에 근본적인 가치가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생각의 바탕에는 어떤 것을 담는 것이 좋을까? 무엇보다도 먼저 자유로운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자유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자유롭게 선()을 선택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자유를 생각의 기저에 둔다면 우리를 용기와 인내심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생각의 기저에 담으면 좋을 다른 하나는 어떤 위대한 일을 하거나 위대한 이상과 미래를 위한 위대한 것들에 자신을 걸라는 것이다. ‘자신을 걸었다함은 위대한 일이고 아름다운 일임이 분명하다. 우리 생각의 기저에 담아 두면 좋을 또 다른 가치는 희망을 가지라는 것이다. ‘나는 안돼’, ‘내가 늘 그렇지 뭐’, 등등. 우리는 은연중에 피해의식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닐까? 대안은 나는 할 수 있다이다.

생각의 긍정적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천재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그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을 통해 인간을 경제 및 사회활동의 주체로 정의한 행동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으로서의 인간, 그 인간의 행동, 그리고 그 행동을 조종하고 이끄는 생각이라 주장한다. 이 책에는 행동경제학 용어인 닻내림 효과(anchoring effect) 또는 기준점 효과라는 현상이 언급된다. 모르는 수량을 추정하기 전에 특정 값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예를 들어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 1869102~ 1948130)114세가 넘어 사망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35세가 넘어 사망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보다 사망 나이를 훨씬 높게 예측한다. 어떤 집이 얼마면 사겠는지 생각할 때도 질문에서 제시한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같은 집이라도 표시 가격이 낮을 때보다 높을 때 더 가치 있어 보인다. 긍정적인 생각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물리학에서 열역학 제2 법칙을 엔트로피(entropy) 법칙이라 한다. 엔트로피는 열역학적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물질이 변화되는 경향성을 설명하는 개념인 무질서도의 척도’, 무질서한 정도를 의미하는데, 엔트로피가 높으면 무질서의 정도가 심하고, 엔트로피가 낮으면 질서가 잡혀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무질서해 보이는 자연현상 속에서도 질서는 존재한다(chaos theory). 질서를 유지 시키거나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로 가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의 몸은 질서를 가지고 움직이는 시스템이며, 그 질서를 유지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고, 호흡하고, 가끔 노래방에 가는 것조차도 에너지를 받아 몸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생각은 실천하기 어렵고, 나쁜 생각은 노력 없이도 쉽게 이루게 된다. 나쁜 생각을 실천하려면 노력과 에너지가 덜 필요하지만, 뛰어난 작품을 만든다거나 좋은 생각을 실천하려 하면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자연법칙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나쁜 생각을 실천하는 것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무질서로 나가는 것이므로 힘이 들지 않고, 좋은 생각을 실천하는 것은 엔트로피를 줄여 질서를 잡아가는 것이라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의 법, 도덕, 규범도 세상이 막가는 것을 막고 엔트로피가 낮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좋은 미래를 만든다는 것은 무질서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처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투자하여 엔트로피를 줄이지 않고서는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없다. 우리의 미래 진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경쟁이 심화되면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슴)에 대한 제어가 어려워져 위험부담이 커지고 불확실성, 즉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채용 인력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경쟁률이 높아지는 -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새 학기를 맞아 마인드 원더링과 플로우 활동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