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과 자율학습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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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과 자율학습능력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0.08.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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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우리대학도 지난 학기에는 대부분의 강좌를 원격수업으로 운영했다. 2학기에는 대면수업으로 전환한 강좌도 많지만, 여전히 많은 강좌는 원격 또는 혼합수업 형태로 계획되어 있다. 이 계획마저도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에 따라 유동적일 것이다.

지난 학기의 경험을 통해 원격수업에 대해 나름의 적응 방법을 터득했지만, 현재의 사회 문화와 기술로는 원격수업만으로 대학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실험, 실습, 실기가 포함된 강좌의 과목목표 달성이나, 교수와 학생, 학생들 간의 면대면 교류와 각종 공식 또는 비공식 모임을 통해 이루어지는 교과외교육과정의 목표 달성은 난망하다.

비대면 원격수업은 우리가 1학기에 경험했듯 크게 실시간 원격수업과 비실시간 원격수업으로 나뉜다. 과목목표에 따라 적절한 유형을 선택하고 조합하면 될 것이다. 전형적 실시간 원격수업인 화상강의는 교수와 학생 간에 실시간으로 쌍방향의 언어적·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학습자의 반응에 따라 융통성 있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아직 기술의 한계 때문에 학생들의 반응을 교실수업에서만큼 파악하기 어려워, 자칫 교수의 일방적 설명 중심 수업이 되기 쉽다.

전형적 비실시간 원격수업인 동영상 중심 수업은 학생이 편리한 시간에 편리한 장소에서, 필요에 따라 동영상이나 관련 자료를 반복해서 학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수는 탑재하기 전에 동영상을 검토하고 수정하기 때문에, 실시간 원격수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업 내용이 더 잘 조직되었을 가능성도 높다. 다만 일부 학습동기가 낮은 학생들은 학습 활동을 미루기가 쉽다.

한편, 원격수업에 관해 꼭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면대면 수업에 비해, 원격수업은 학생에게 학습 자율성을 더 부여한다. 따라서 우리는 원격수업의 준비와 실행에 있어 학생의 자율학습능력이라는 요소에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율학습능력은 학생 스스로 학습목표를 정하고, 효과적 학습방법을 생각해서 실행하고, 학습과정을 스스로 통제, 반성, 수정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원격수업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상대적으로 자율학습능력의 발달이 아직 낮은 학생들이 교육대상인 유, , 중등교육 담당자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어,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 성과의 격차 심화 방지를 위해 여러 방법으로 애쓰고 있다.

대학생이라고 모두 충분한 자율학습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우리대학의 많은 학생들은 1학기에 원격수업이 주는 학습시간, 학습장소, 학습방법에 대해 확대된 자율권을 십분 이용하여 학습 효율성을 높였을 것이다. 반면 갑작스런 학습 자율권의 확대를 잘 활용하지 못하여 기대만큼 성과를 이루지 못한 학생도 있었을 것이다. 2학기에 원격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대학 생활 전체를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조직하며, 적절한 학습방법을 선정하고, 계획대로 실천하며, 또 자신의 학습 진행을 성찰하고, 필요하면 수정하여 효율적인 2학기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교수들 역시 자율적 학습방법의 활용에 미숙한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수업일정, 학습자료, 학습방법에 대한 세심하고 반복된 안내, 학습에 도움이 되면서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과제의 부과, 학생의 학습 활동과 과제 수행에 대해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피드백의 빈번한 제공, 온라인에서 학생들이 협력해서 수행 가능한 활동을 위한 안내 등이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서 자유의 폭을 좁히고 있다. 한편으로는 학습자의 자율성을 넓히는 원격수업이라는 방법으로, 대학인들에게 선택과 그에 따르는 책임이라는 시험을 치르게 하고 있다. 우리 모두 이 시험에서 A+를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이 어려운 시기에는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각자의 소임 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수의 중요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본부와 관련 부서, 특히 원격수업을 위한 서버 관리에 노심초사하는 정보통신원 등의 노고를 격려하자. 물론, 이 어려운 시기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학생들이다. 모든 것이 다소 혼란스러운 이 시기를 잘 헤쳐 나가고 있는 안동대학교 학생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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