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통폐합 ‘흐지부지’, 방향 없는 방황일 뿐
상태바
지방대학 통폐합 ‘흐지부지’, 방향 없는 방황일 뿐
  • 조준희 기자
  • 승인 2020.08.28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KNU 비롯 우리대학도 몇 차례 통폐합 논의… 결국엔 무산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는 내부 서열 문제 해결 아닌 ‘극대화’
전북대-익산대 통합 성공 사례, 지역발전 연계 교훈 삼아야

공공의대 유치가 대부분 대학에 큰 화젯거리다. 의대가 있다는 건 단순 학교 이름값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에 산학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대학이 있는 반면 학교 유지에 피눈물 흘리며 소리치는 대학도 있다.

2000년대 들어 지방 인구수 감소로 대학 간 통폐합을 했다. 그 탓에 지방 소규모 국·공립대와 다수 전문대학이 족적을 감췄다. 통폐합이 경영 효율성과 대학 경쟁력 향상 등 긍정적 효과를 보인 곳이 많지만 불확실한 집행에 여론이 시끄러운 곳도 있다. 2001, 우리대학은 2010년까지 대구·경북지역 국립대학교(TKNU)’ 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공동발전계획 조인식을 했다.

우리대학을 비롯 경북대, 금오공대, 대구교대, 상주대가 학교별 특성화 분야를 마련해 지방 교육 현장에서 역할분담을 한다는 것이 배경이다. 당시 학생 여론은 학교 입학 합격선이 한 캠퍼스가 더 높다”, “어느 대학과 통합하면 학교가 하향 평준화된다는 등 감정 섞인 논쟁에 잇따라 갈등 양상이 나타났다.

질질 끌던 TKNU 통합은 결국 소리소문없이 무산됐다. 2009년에는 이희재 당시 우리대학 총장이 경북대에 통합 제의를 하며 다시 급물살 탔지만 노력도 진전도 없이 없던 일로 만들었다. 당시 우리대학이 경북대와 통합은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으로 특성화하기 위함인데 경북대가 상주대와 통합하는 과정을 보면 과연 파트너로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불신을 가진 탓이다. 차라리 중단된 경북도립대와 통합 논의를 다시 시작해 경북도청 소재지 안에 통합 캠퍼스를 추진하는 게 현실성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예천군 일부 교육계 및 주민은 경북도립대를 통째로 안동대로 흡수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도립대학은 설립 취지에 맞게 2년제 특성화 대학으로 스스로 설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덕분에 두 대학 간 협의도 통합 = 흡수라는 근본적 문제에 2013년 무산된다. 아직도 우리대학 총장 선거 출마 시 겅북도립대 카드를 꺼내 드는 건 후보자에겐 필수요소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학령인구 감소에 통합은 필요하다. 현 상황에 선호하는 대학은 대부분 서울 내 대학인 데다 사립대학 비중이 너무 높기에 지방 국립대 자립이 갈수록 어렵다.

지방 국립대가 수도권 사립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 현 정부는 대학 간 서열화를 완화하기에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지만 여러 제약과 반발로 주춤한 상태다.

국립대 통합 후 대학 평준화가 된다면 가뜩이나 불리한 위치인 국립대 경쟁력을 더 약화하는 데 일조한 셈이다. 또한 거점국립대학과 지역중심국립대학 간 서열화는 극대화될 전망이다. 힘들게 들어간 학교에서 입학 성적이 낮은 학교와 같은 대우를 받는 게 부당하다는 것이다. 우리대학에서 경북대로 편입한 A씨는 편입까지 해서 들어온 거점국립대다. 통합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힘들게 온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통폐합한다면 확실한 방향성과 방안을 들고 나서야 한다. 전북대와 익산대의 훌륭한 통합 과정을 보고 배워야 한다. 두 대학의 미래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대학경쟁력과 지역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고, 도의 진취적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좋은 사례가 됐다.

둘은 서로가 갖지 못했던 특화전략도 성공했다. 전주의 문화를, 익산의 물류를 활용하면서 실질적인 연대를 맺었다. 통합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의미에서 전라북도와 익산시는 2012년까지 매년 20억 원을 대학 연구개발비로 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대학 간 통폐합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우리대학이 공공의대 유치나 경북도립대와 통합을 진행한다면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예천군민과 경북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대학과 경북도립대가 통합하려면 안동시와 예천군이 만나야 하고 두 도시가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해야 한다. 안동시의 경제력과 예천군의 바이오산업이 만나면 엄청난 인프라를 꾸릴 수 있다. 그다음 경북도청 신도시가 하나 되고 이로써 다른 도에 없는 광역거점 형성됨이 분명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