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불매운동이 야기하는 자신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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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불매운동이 야기하는 자신의 가치
  • 임정태
  • 승인 2020.06.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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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불매운동 안하냐?” 지난해 여름, 일본 제품 불매운동(불매운동)이 한창일 때 유니클로 옷을 입은 내가 지인에게 직접 들은 말이다.

지난해 74일부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전략물자 북한 유출 의혹 등을 이유로 내세운 일본 정부를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이 생기며 대규모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편의점에 파는 일본 맥주부터 시작해 의류 자동차 여행으로 점차 번져 그 의미가 확대됐다. 또한 일본과 관련된 것들은 모조리 적폐로 몰며 일본과 조금이라도 연관된 제품을 사거나, 행동하거나, 생각하는 사람을 비난하기까지 이르렀다.

대구 유니클로 동성로 중앙점은 불매운동 시작부터 매장에서 한국인을 보기 힘들었다. 유니클로 옷을 사면 친일파라고 책망하고 매장 앞에 죽치고 앉아 들어가는 사람의 사진을 찍으며 손가락질 해대는 한국인은 쉽게 보였다. 대구·경북이 코로나19로 고통 받으며 점차 매장을 이용하는 전체 인원이 크게 줄었다. 결국 지난 419유니클로 동성로 중앙점은 영업 종료를 선언했고 전국의 곳곳 폐점하는 유니클로 지점이 생겼다.

국내 많은 언론은 불매운동의 결과로 유니클로가 망하고 있다’, ‘이익이 현저히 줄었다고 보도 했다. 불매운동이 집중된 지난해 여름 기준으로 유니클로 한국 매출은 줄었다. 그러나 유니클로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하반기 대비 32% 증가했고 매출도 14.7%가 상승했다. 즉 언론 보도와 달리 우리는 유니클로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겨울 확산한 코로나19로 많은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던 중 지난 320일 일본 대표 게임회사 닌텐도사에서 출시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화제가 됐다.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난 312일에는 판매 웹사이트가 다운됐고 정식 출시일에는 겨우 70대의 동물의 숲 에디션을 구하기 위해 3,000명 이상이 판매처에 몰렸다. ‘동물의 숲 에디션은 현재까지 품절을 기록하며 중고나라에서 2배 이상 가격으로 거래되는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동물의 숲품절 사태로 일본 언론도 주목했다. 한국의 불매운동이 또 실패했다는 일본 여론도 생겼다. 적극적으로 유니클로 보이콧을 자처하는 등 뜻 깊은 취지로 일본 불매운동을 시작했지만 동물의 숲엔 너무 관대한 사람들이다.

나는 적어도 불매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친일 매국노로 몰던 사람은 끝까지 본인의 신념을 지킬 줄 아는 지성인인 줄 알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말을 잊어선 안 된다. 선택적 불매운동은 탄탄하게 닦았던 본인의 신념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끝으로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강희 조국일보 논설주간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 민족성이 원래 금방 끓고 금방 식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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