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甲)만 남을 대학로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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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甲)만 남을 대학로 식당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20.06.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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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지난달 우리대학은 ‘1학기 전체 비대면 수업을 결정했다. 이로써 기숙사는 환불이 이뤄졌고, 일부 실습수업을 제외한 나머지 수업은 온라인 강의로 대체 됐다. 그 과정에서 각종 잡음도 있었지만, 시스템이 자리 잡은 지금은 별문제 없이 흘러가는 듯하다.

코로나19로 많은 학생이 피해를 당했다. 1~3월에 자취방을 계약한 학생들은 방값을 돌려받지 못하고 한 학기만큼 손해를 입게 됐다. 그리고 신입생들은 학교 한 번 못 밟아보고 집에서 과제만 하고 있으니 무척 답답할 것이다. 이 밖에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대학로 자영업자(소상공인)분들이다. 우리대학 근처 식당 손님의 90%가 우리대학 학생이라 봐도 무방한데, 학생들이 없어 매출에 타격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에 학교를 방문했었는데 방학 때보다 한적한 대학로 모습에서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비록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사람들의 외출 빈도가 늘어나면서 회복하고 있다지만, 안동대 근처 식당들은 그렇지 않다. 우리대학은 안동나라 안동섬에는 안동대학이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안동 시내와 동떨어져 있는데, 과연 시내 사람들이 우리대학까지 와서 식당을 이용할까? 그렇지 않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텅 빈 대학로와 식당, 자영업자의 상황에 우리대학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놀랍게도 꼴좋다’,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지난달 우리대학 SNS 중 하나인 에브리타임솔직히 학교 근처 자영업자들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내용인즉슨 여태껏 학생들을 상대로 갑질해놓고 손님(학생) 없으니 앓는 소리 내는 게 어이없고 한편으로는 속 시원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학생들은 내용에 공감하며 본인들이 겪었던 갑질 사례와 불만들을 댓글에다 토로했다. 몇몇 갑질 사례는 인자한 백종원 요리전문가도 욕설이 튀어나올 법할 정도였다. 불만의 종류로는 카드를 받지 않는 식당’. ‘본인들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서비스’, ‘설거지는 하는지 의심되는 위생등 다양했다.

위와 같은 불만들은 최근에 생겨난 게 아니다. 지난 안동대신문에서 쓴 식당은 갑()이 아니다 -4912018514기사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여기에는 우리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로 식당 불만사항설문조사 내용이 나와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위가 카드 관련, 2위가 서비스, 이 밖에 위생, 가격순으로 2년 전이나 지금의 불만사항이 똑같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자면 우리대학로의 식당은 2년 동안 개선된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그들은 왜 바뀌지 않았을까? 앞서 언급했던 우리대학의 지리적 특성상 우리에게 선택권이 별로 없고 식당 주인들도 이를 잘 알고 있으며 학생들도 공식적으로 보이콧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불평을 쏟아내면서도 나쁜 식당을 계속 이용하니, 식당에선 개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갑질을 해대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면서 상황도 바뀌고 있다. 코로나19에 배달 업체들이 성황을 이루면서 시내에서 우리대학까지 배달해주는 가게 수가 늘었다. 앞으로 가게들은 더 늘어날 것이 자명하기에 학생들의 선택지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학생들의 선택지가 늘어나면 더 이상 식당의 불친절한 서비스와 갑질에 참아가며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대학로 자영업자들은 텅 빈 가게를 보며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 개선하지 않고 학생들 상대로 갑질만 한다면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지금의 상황과 비슷할 것이다. 대학로의 자영업자분들은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서비스 행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음식 맛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누가 자기 돈 내면서 갑질 당하고 싶겠는가? 그러니 제발 여기밖에 없으니 불친절해도 오겠지라는 구시대적 마인드는 코로나와 함께 멀리 보내시길 바란다.

류재민 (경영·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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