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만날 조금 다른 이웃 ‘도우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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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날 조금 다른 이웃 ‘도우미견’
  • 김민수
  • 승인 2020.05.11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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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000. 두 숫자는 각각 이번 연도와 올해 애견인구로 추정되는 수치를 의미한다. 이를 증명하듯 20159월 처음 방영을 시작한 EBS의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올해로 5년째 정규 방송으로 자리 잡았고 애완견과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담고 있는 ‘mochamilk’ 유튜브 채널은 1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에서 반려견을 검색하면 1,700만 개가 넘는 게시글이 나온다. 이렇게 애완견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랜선, 현실을 막론하고 는 우리와 밀접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단순 반려 목적뿐 아니라 중요한 일을 하는 개들도 있다.

도우미견은 대표적으로 4가지 분야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시각, 청각, 지체장애인과 치료 도우미견이다. 이들은 모두 비슷한 훈련과정을 거쳐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분양된다. 이때 후보견 선발, 퍼피워킹, 훈련 과정을 거친다.

시각장애인 도우미견은 손잡이를 잡았을 때 편안한 크기, 침착하고 사납지 않은 성격, 맹인이 위험할 때 도움을 줄 힘을 갖춰야 한다.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은 우호적이고 명랑하며 냄새보단 소리에 예민해 낯선 소리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지체장애인 도우미견의 경우,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거동이 가능한 경우엔 청각장애인 도우미견과 비슷한 기준으로 후보견을 선발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장애인을 위해 원하는 서비스를 도우미견에게 가르친다. 치료 도우미견은 큰 제약 없이 선별되고 있다. 선발되고 난 후 퍼피워킹 기간을 갖게 되는데 퍼피워킹이란 생후 50일 즈음부터 생후 6개월이 될 때까지 일반 가정에서 사회·환경 적응훈련을 거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대부분 자원봉사를 받아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퍼피워킹을 끝내고 다시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와 삼성 맹인 안내견 훈련소 같은 훈련기관에서 훈련한다. 이를 모두 수료한 도우미견은 도우미견을 신청한 장애 가정이나 병원, 복지관으로 분양된다.

감은 눈으로 다시 볼 수 있도록

사람이 도우미견의 도움을 받아 걸어 가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사람이 도우미견의 도움을 받아 걸어 가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시각장애인 도우미견은 우리나라 고려사에서 부모를 전염병으로 여의고 흰 개에 의존해 살아가는 눈먼 아이의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1992년부터 우리나라에서 훈련되기 시작한 시각장애인 도우미견은 맹인의 새로운 눈이 돼 살아간다. 과거 무한도전에 나왔던 가수 정재형이 퍼피워킹을 담당했던 축복이가 그 대표인데 축복이역시 지난 126월에 시각 장애인에게 분양됐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옥외에서 보행을 도와주며 장애물, 높이가 차이 나는 곳과 같은 위험으로부터 장애인을 도와준다.

눈과 피부로 다시 들을 수 있도록

1997년 처음 훈련하기 시작한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은 농인과 함께하며 농인 주변의 소리를 보여주고 소리를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다른 도우미견과 달리 품종이나 성별, 크기에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유기견 출신 도우미견들도 있다. 청각장애인인 박광택 화백의 도우미견 소라는 동물구조협회의 보호를 받다가 삼성 안내견 학교에서 진행하는 도우미견 테스트를 통과해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이 된 경우다.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은 자명종 알람, 초인종, 노크, 울음소리를 비롯해 장애인의 일상을 도와주며 함께 살아간다.

조금 느려도 다시 움직이도록

지체장애인 도우미견은 지체장애인이 잘 쓰지 못하는 손과 발이 된다. 지체장애인은 장애인마다 증상이 달라 필요로 하는 서비스 또한 다르다. 그러므로 완전히 교육받은 도우미견을 분양하거나 사람을 먼저 지정한 후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토대로 교육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많이 움직이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도우미견은 시각장애인 도우미견처럼 보행을 도와줘야 하므로 중형, 대형견이 활용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주로 소형견이 집안에서 장애인을 도우며 살아간다. 활동적인 장애인을 위해 활동에 도움을 주는 휠체어 끌어주기, 보행 시 보조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실내에선 스위치를 끄거나 물건을 물어다 주는 등 장애를 갖지 않았을 때 불편을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굳어가는 얼굴을 다시 꽃피우도록

치료 도우미견은 정신과 가장 관련이 있다. 과거 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으로 정신질환을 앓게 된 군인이 치료 도우미견과 함께 지내며 치료 효과를 봤다. 또한 호주에서는 노인복지시설에 치료 도우미견을 배치한 뒤 더욱 행복하다고 느낀다’, ‘더 웃음이 늘어났다는 답을 받기도 했다. 다른 도우미견들은 생활을 보조하고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는 데 집중한다면 치료 도우미견은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정서적 안정과 사회화 능력을 향상하는데 이바지한며 자폐, 정신 발달장애, 정서불안, 우울증과 같은 정신 보건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의 치료 수단으로 활용된다. 다른 도우미견과 달리 서툴고 심한 쓰다듬기, 고통을 주는 끌어안기 등 갑작스러운 자극에 적응하는 훈련과 군중 속에서 적응하기 같은 사회성 훈련을 받는다. 이렇게 훈련받은 도우미견들은 복지촌, 요양원, 병원 등에서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이 잃어가는 웃음을 되찾아준다.

우리는 을 하고 있어요

도우미견들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한 번쯤은 만날 수 있는데 도우미견을 만났을 때 주의할 점들이 있다. 잘 훈련된 도우미견의 주의를 앗아갈 수 있는 행동인 간식을 주는 것, 부르거나 시선을 끄는 것과 같이 도우미견의 업무중 시선을 뺏을 법한 행동을 주의하고 나의 반려동물과 함부로 만나게 하는 것도 위험한 행위로 간주해 돌발상황을 유발한다. 또한 무작정 도우려고 장애인이나 환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도우미견에겐 주인이 위협을 받는다고 인식해 안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장애인분에게 도움을 주고자 할 때는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묻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

이이삭 한국 장애인도우미견 협회 사무국장은 도우미견들의 훈련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을 묻자 개들의 사회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고 도우미견을 향한 너그러운 사회적 인식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들이 다양한 곳에서 많은 것을 경험해야 하는데 이때 사회에서 수용하고 허용하는 것은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21대 국회의원선거에 당선된 시각장애인 김예지 당선인 역시 조이라는 안내견과 함께하지만 역대 국회에는 안내견이 들어가지 못했다. 과거 정화원, 최동익 국회의원도 시각장애인이었다. 역시 평소 함께하던 안내견이 아닌 활동 보조요원의 보조를 받으며 국회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국회는 기존과 해석을 달리해 지난달 20일부터 국회 회의에 장애인도우미견의 출입을 승인했다. 그리고 지난달 20의 신분으로 처음 국회에 입성한다.

다가온 2,000만 애견인 시대에 가족의 구성원이 된 강아지는 누군가에게는 손, , , 귀가 되기도 한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 사람과 공존하는 반려동물반려라는 이름을 받은 이유일 것이다. 이 반려동물 중 사람에게 헌신하며 사는 동물이 있다. 스티븐 그렉 에틱스 그룹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헌신은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노동시간과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동료를 위한 개인적인 희생을 포함한 모든 부분에서 드러나는 것이다이 말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헌신과 강아지가 사람에게 하는 헌신 모두 존중하고 존경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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