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의 최전선, 외상센터와 닥터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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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의 최전선, 외상센터와 닥터헬기
  • 이예빈
  • 승인 2020.03.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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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닥터헬기로 환자를 이송해 병원에 도착한 모습이다. 사진제공 안동병원 홍보팀
닥터헬기 내부 모습. 사진제공 안동병원 홍보팀

2012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골든타임>과 최고시청률 27.1%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종영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응급실의 현장을 잘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과 동료 의료진들의 모습에 열광했다. 이 드라마들의 배경은 실제 어떤 모습이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 곳일까.

외상센터는 어떤 곳일까?

소말리아 해적에게 총탄을 맞은 석해균 선장의 치료로 중요성이 높아진 중증외상센터 설립을 가능하게 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응급의료법)2012514일에 개정됐다. 이에 따라 권역외상센터와 지역외상센터가 지정되고 행정·재정적 지원이 이뤄졌다.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가 전국 어디서나 1시간 내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을 20% 이하로 낮추기 위해 설립됐다. 보건복지부(복지부)2012년부터 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해 전국 17개 권역별로 균형 배치했다. 의사, 간호사를 포함한 전담인력과 시설, 장비 등을 갖추고 절차를 통과한 병원이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다.

현재 안동시를 비롯한 경북을 책임지는 경북권역외상센터(센터장 김효윤)는 안동병원에 있다. 안동병원은 2000년에 권역응급의료센터(센터장 김연우)로 지정된 후 2012년 닥터헬기 운영병원으로 선정돼 이듬해인 2013년부터 닥터헬기 운항을 시작했다. 이어 복지부의 심사를 거쳐 타병원과 경쟁한 끝에 2014년 경북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됐으며 복지부가 제시하는 조건을 갖춘 후 20187월에 전국에서 12번째로 공식 개소했다.

경북권역외상센터는 80여 명의 외상전담인력이 36524시간 근무하고 있으며 외상전용 수술실, 중환자실(20병상) 및 병동(40병상) 시설과 외상전용 촬영실 등 전용 장비가 24시간 운영 중이다. 경북권역외상센터는 경북 전역을 담당하지만 지리적 특성상 경북 남부지역의 경우 대구권역외상센터와 가깝기 때문에 주로 내원하는 지역은 경북 4개시 8개군(안동·영주·문경·상주시, 봉화·영양·청송·예천·의성·군위·울진·영덕군)이다.

김효윤 센터장은 타 권역센터와 더 가깝더라도 닥터헬기를 이용할 경우 더욱 신속히 이송할 수 있기 때문에 칠곡, 포항에도 출동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하늘을 나는 응급실, 닥터헬기

닥터헬기란 응급의료법에 근거해 응급의료 취약지역 응급환자의 신속한 항공이송과 응급처치 등을 위해 운용되는 전담 헬기다. 닥터헬기 내부에는 기도삽관, 인공호흡기, 응급 초음파기, 심근경색진단이 가능한 12유도심전도기와 효소측정기, 환자활력측정 모니터 등 고성능 응급 장비를 갖추고 있다. 또한 환자를 이송하는 중에 심장 제세동과 심폐소생술, 기계 호흡, 기관절개술, 흉관 삽관술, 정맥로 확보와 약물투여 등 전문처치가 가능하며 응급의약품 30여 가지를 구비해 하늘을 나는 응급실이라고 불린다.

20112(인천 가천대 길병원, 전남 목포한국병원)의 닥터헬기 도입을 시작으로 2013년에 2(강원도 원주세브란스 병원, 경북 안동병원), 20162(충남 단국대병원, 전북 원광대병원), 20181(아주대병원)로 전국에 총 7대의 닥터헬기가 운용 중에 있다. 닥터헬기는 민간 헬기 사업자에게 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비용은 중앙정부가 70%, 지방자치단체가 30%를 부담한다.

닥터헬기는 어떤 절차를 거쳐 출동할까. 김연우 센터장은 닥터헬기 출동 시에는 응급의학 전문의 1명과 응급구조사 또는 간호사 1명 총 2명이 함께 탑승한다최초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119대원이나 병원 관계자 등 닥터헬기 요청 교육을 이수한 분들이 닥터헬기를 요청할 수 있다고 출동체계를 설명했다.

안동병원 항공의료팀은 닥터헬기 출동 요청을 받으면 환자의 상태, 기상 상태 등을 판단해 출동 여부를 결정한다. 출동이 결정되면 헬기 요청자는 환자를 인근의 인계점으로 이동 시켜 대기해야 하고 안동병원에서는 의료진 2명이 닥터헬기에 동승해 환자가 있는 인계점으로 향한다. 이후 인계점에 도착하는 즉시 치료가 시작되며 이송 도중 응급수술이나 기타 검사가 필요한 경우 병원으로 미리 연락해 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검사 또는 수술이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

김연우 센터장은 닥터헬기 소음으로 생기는 문제를 짚으며 지난 2014년에는 헬기장 인근 주민이 헬기장에 난입해 헬기 소음과 바람 때문에 농작물에 피해가 간다고 이륙을 방해한 적도 있다며 고충을 표했다.

구급 헬기가 이·착륙 시에 발생시키는 약 100의 소음이 민원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 되자 지난해 동아일보는 닥터헬기 소생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에 대학 총장을 비롯한 유명 인사, 단체 등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헬기 비행 소음과 비슷한 풍선 터뜨리기를 하고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릴레이식 캠페인이다. 현재 캠페인의 메인 동영상은 101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김연우 센터장은 최근 시민의식이 많이 올라서 닥터헬기의 소음을 생명을 지키는 소리라고 좋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성숙한 시민의식은 누군가에게 절실한 생명의 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응급 현장을 누비며

김연우 센터장은 중증환자가 도착했을 때 응급실에서 어떤 응급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달라진다. 긴박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뿌듯하고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항상 모든 환자가 긴급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 매 순간순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연우 센터장은 응급·외상분야를 선택해 최전방에서 일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다.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고 싶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급·외상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말을 전했다.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를 둘러싸고 계속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지금 이시간에도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의료진과 닥터헬기는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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