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우리나라에 실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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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병제, 우리나라에 실현 가능할까
  • 박민지 기자
  • 승인 2019.12.03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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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병제 단점 보완하는 모병제
심각한 인구문제 직면한 국군

 

2차 세계대전 후 많은 국가가 모병제를 택하고 있다. 모병제는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군 복무를 함으로써 직업군인만으로 군대를 구성하는 제도이다. 미국은 1973년 베트남전쟁 이후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과 분쟁 중인 대만도 지난해 1226일부터 모병제로 전환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최근 우리나라도 징병제에서 모병제로의 전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부터 심화된 저출산 문제의 영향으로 병역자원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자료제공 국방부
자료제공 국방부

민주연구원의 분단 상황 속 정예강군 실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 필요연구보고서(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병역자원인 19~21세 남성의 수가 2023년까지 1차적으로 약 100만에서 약 76만으로 급감(23.5%)한다. 2030~40년에는 70만에서 46만으로 2차 급감(34.3%)할 전망이다. 2025년 기준으로 징집 인원 8천 명이 부족해져 징집 인원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또한 2028년을 기점으로 국가 전체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사망률>출산율)로 전환되는 심각한 인구 절벽 문제에 놓여 있다. 이는 국방부의 계획대로 병력 50, 복무기간 18개월을 유지하는 것이 병역자원의 부족으로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모병제를 시행하는 국가에서는 인구대비 0.4%를 적절한 모병 인원으로 본다. 이를 산입해 봤을 때 우리나라가 모병제로 전환했을 때 필요한 병력은 약 30만 명이다. 하지만 대만의 경우 모병제 전환 후 예산 부족 문제와 목표 모집인원인 20만 명을 채우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병사 수 vs 첨단 기술

현행 징병제에서는 첨단 무기체계의 운영 미흡 과 숙련된 군을 운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투 숙련도가 상급에 이르려면 16개월에서 21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 징병제에서는 상급에 이를 무렵에 전역을 하게 된다. 육군 장교 A씨는 “18개월로 복무 기간이 줄어들어 임무 수행에 익숙해질 때 쯤 전역을 하기 때문에 임무수행보다는 교육훈련정도 밖에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해·공군 및 특수임무부대일수록 문제가 심각해진다. 특히 이라크전에서 나타난 현대전 양상으로 인해 양적 병력보다 질적 병력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는 보병 위주의 군사전략은 더 이상 현대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양정모(·16) 학생은 모병제 시행 시 병력 동원 인원수가 줄어 예비보충할 인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모병제를 실시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현대전이 아무리 양보다 질이라고 하지만 유사시 100만 명이 넘는 병력을 보유한 북한과의 병력 격차가 주는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비용적인 면에서 실현 가능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간부와 병사의 비율을 46정도로 하고 인구대비 병력 규모를 현 국군 규모의 60%로 유지하면 추가 부담 비용 없이 모병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행수준의 모병제로 전환 시 1인당 병력 유지비 상승으로 국방예산의 대폭증가가 불가피해진다. 25만 명의 병사에게 월급 300만 원을 지급하면 연 9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장교와 부사관에게는 더 많은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데 국방비 대부분이 인건비로 사용돼 첨단무기 도입과 같은 전력증강 비용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 주거, 급식, 군인연금 등의 비용까지 더하면 현재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방부는 모병제 시행에 대해 아직 검토한 것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 학생은 군대를 다녀온 입장에서 모병제가 되는 것에 찬성한다모병제가 된다면 전공 분야를 살려 군에 지원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양 학생은 예를 들어 통신과 같은 분야에서 전기·전자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분야를 살리면 군의 전문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인구 절벽 문제로 인해 자연스럽게 모병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모병제가 시행되면 장기복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는 군의 전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대적인 흐름에 맞게 모병제로 자연스럽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과 경제적인 조건이 뒷받침돼야한다. 심각한 인구문제에 직면한 우리나라는 멀지 않은 미래에 모병제로 군 제도를 변경해야할 것이다. 꾸준히 모병제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제도를 변경하더라도 변함없이 굳건한 안보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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