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우 안 되는 법 '블랙'프라이데이 전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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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우 안 되는 법 '블랙'프라이데이 전격 분석
  • 이동영
  • 승인 2019.11.11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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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로 확장된 세계 경제 축제
유통업 판매에서 시작된 파격세일
영알못도 할 수 있는 해외직구 방법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은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다. 이날 미국인들은 한국의 추석처럼 온 가족이 다 같이 모여서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롭게 휴일을 즐긴다. 대부분의 회사는 다음날도 휴무로 인정해 나흘 동안 연휴를 보내게 하고 기념 보너스를 준다.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보상은 주어져야 하는 법. 그리고 눈치 빠른 기업들은 이러한 심리를 이용한다. 그렇게 시작된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11월 넷째 주 금요일, 미국 소매업체의 1년 매출 중 7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연중 쇼핑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된다.

‘Black' 프라이데이일까?

프라이데이(Friday)는 금요일을 의미한다지만 블랙(Black)은 왜 붙은 것일까? 여기서 블랙은 단순히 검다'라는 의미가 아닌, 흑자를 의미하는 말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날에는 모든 물건을 최대한 많이 판매해 흑자가 발생하는 금요일'이므로 블랙 프라이데이'가 된 것이다. 실제로 작년 맥킨지 앤 컴퍼니'라는 미국의 컨설팅 회사에서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변화'를 설문 조사한 결과 소비자 중 44%가 특별한 계획이 없이 충동적으로 구매를 했으며 구체적인 구매 계획을 세워 구매하는 사람들은 25%에 불과했다. 이처럼 계획에 없던 과소비는 상품의 종류를 불문하고 불티나게 팔리며 흑자를 기록하는 날이 된 것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vs 코리아 세일 페스타

이처럼 한철 장사로 돈을 두둑하게 챙기는 미국을 보며 우리나라 정부는 2015년부터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으로 할인행사 기간을 시작했다. 이후 코리아 세일 페스타'란 이름으로 재등장하며 정부는 끊임없이 국민들에게 홍보를 했으나 실제로 이를 아는 사람들은 많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할인율에 있다. 미국 아마존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상품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경향은 있으나 대부분 상품을 50% 이상 할인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적으로 크게 행사하는 규모도 아닐뿐더러 할인율도 20~30%로 다른 세일기간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갑연 경제무역학부 무역학전공 교수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나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중국의 광춘제때 전세계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는데 그때의 할인율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최저가보다 싸다"그 시기에 우리나라에 해외직구로 가져오는 물건이 약 28조 원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에 약 28조 원의 이윤이 생길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이다"고 전했다.

ROUND 1 : 할인율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이토록 큰 할인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첫 번째는 나라마다 인건비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업은 설비공장을 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인접한 멕시코에 건설하는 경우가 많다.

2017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최저시급은 6,030원이었으나 멕시코의 경우 2.1달러로 당시 환율로 약 2,350원 정도였다. 즉 같은 부품으로 같은 제품을 만들어도 어느 나라에서 제조되는지에 따라 인건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물론 만드는 지역만 다를 뿐 출시를 한 후엔 나라에 상관없이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제품의 가격 중 인건비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여 제품의 순이익이 줄어드는 반면, 멕시코에 공장을 세운 미국기업이라면 박리다매를 하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제품의 유통구조 또한 할인율에 큰 영향을 준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행하는 대표적인 미국 기업 아마존'의 경우 제조사에서 물건을 산 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업체이다. 미국의 유통업체는 상품을 구매해 자신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나열해 보기 쉽게 나열한 후 판매한다. 그 과정에서 유통업체는 자신들의 몫을 일부 챙기는 구조로 수익을 창출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 때문에 팔리지 않고 남는 재고도 발생하며 이를 악성 재고'로 칭한다. 이렇게 쌓인 재고가 싼값으로 처분됨과 동시에 수익도 창출 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온라인 유통업체는 미국과 다르다. 미국에 비해 매우 작은 면적을 가진 우리나라는 제조사에서 유통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는 상품을 홍보해주고 일정한 비용을 받아 이익을 창출하는 경우가 많다. 제품 주문을 대신 받아주면 생산업체에 배송정보를 알려줄 뿐 자신들이 사고 다시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고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유통사는 악성 재고 이전에 재고 자체를 들이지 않고 생산업체에서는 재고가 남을 경우 개별적으로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악성 재고가 쌓일 때마다 세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은 명목으로 특정한 기간을 정하고 세일을 진행할 일이 거의 없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제조업체에서 매장을 임대해 제조업체나 각 기업이 직접 입주해 물건을 파는 구조이다"따라서 유통업체는 재고와 부담이 적기 때문에 유통업체가 직접 주도해 판매할 필요가 없어 국내에서는 미국만큼 큰 할인율을 가져가지 않는다. 또 우리나라에선 정기적으로 세일을 진행하고 있어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굳이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ROUND 2 : 주력 상품

상품 역시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가전제품을 비롯한 고가인 제품을 내세우지만 국내에서는 옷이나 세제 등 생활용품을 주된 상품으로 내놓는다. 생활용품은 대부분 생산 공정이 전부 자동화로 이뤄져 인건비가 거의 없고 제조원가도 낮아 할인행사를 자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세일 품목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고가의 가전제품을 반값 이상으로 할인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생활용품은 굳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아니더라도 20~30% 세일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 (한국형 블랙 프라이데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이번 달 1일부터 22일까지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백화점은 기존에 진행하려던 세일 행사를 이름만 바꾸어 진행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추진위원회는 지난 1024, 다양한 백화점과 600개가 넘는 기업이 이번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은 참여는 하지만 세일을 할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심지어 정부에서 지원을 해줘도 자신들의 순이익을 차감하고 진행하는 세일에서 발생하는 손해는 백화점이 부담한다. 이에 백화점들은 적자를 감내하고 세일 행사를 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서 빠지기로 잠정 결정했으며 이를 정부에 통보했다.

이처럼 참여 의사를 나타낸 600개의 기업 중 몇 개의 기업이 실제로 세일을 진행할지는 미지수다.

FINAL ROUND : 사후 관리

미국으로부터 직구를 통한 블랙 프라이데이는 높은 할인율로 큰 경쟁력과 매력을 가진다. 그렇다면 같은 제품이라도 해외에서 싸게 사는 것이 무조건 이득일까?

일단 기본적으로 해외직구가 배송기간이 더 길다는 것을 포함해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 교환이나 환불과정이 복잡하다. 조관흠(신소재 ·18) 학생은 작년 블랙 프라이데이에 큰맘 먹고 구매한 게임기가 배송과정에 파손이 일어났다" 제품을 교환하는 데 배송비 등 추가 비용이 들었을뿐더러 거의 두 달이 걸렸다"고 밝혔다. 또한 조 학생은 교환 절차를 밟으며 필요한 서류를 작성할 때도 영어로 작성해야 했기 때문에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해외직구 상품 중 하나인 가전제품의 경우 제품의 하단 부분 또는 포장지에 고유번호를 통해 어디서 만들어지고 유통됐는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내에 A/S 센터가 있더라도 수리를 담당하는 지역이 달라 경우에 따라서는 수리를 받을 수 없을 수도 있다. 이처럼 제품의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해외직구는 과정이 복잡하고 수리도 쉽지 않아 차라리 국내에서 구매해 이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사는 경향도 있다.

말로만 들어본 해외직구 직접 하는 법

하지만 앞서 언급한 단점도 블랙 프라이데이의 할인율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다. 그러나 해외직구의 장점을 알면서 정작 방법을 몰라 구매한 적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해외직구를 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해본다.

1. 해외결재가 가능한 카드 발급받기

기본적으로 해외사이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카드들은 종류가 한정되어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카드가 VISA ·Master Card ·American Express를 지원하는 카드가 아니라면 해외결제를 할 수 없는 카드일 확률이 높다. 물론 현재 대부분의 은행은 해외결재를 지원하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지원하고 있다.

2. 개인통관고유부호 발급받기

개인통관고유부호란 관세청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만든 P로 시작하는 13자리의 코드를 말한다. 모든 정보를 개인정보인 주민등록번호나 자신의 집주소를 공개하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개인통관고유부호이다.

주민등록번호는 정보 유출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대신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사용해 주문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한다. 따라서 해외직구를 하고 싶다면 개인통관고유부호는 필수다. 발급 방법은 간단하다. 인터넷에 개인통관고유부호 발급을 검색하면 관세청이 만든 UNI-PASS란 사이트가 나타난다. 이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외국인의 경우 외국인등록번호)를 기재 후 휴대폰 또는 공인인증서로 본인인증을 하면 끝이다. 스마트폰에서는 모바일 관세청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도 가능하다. 이후 해외직구를 할 때 개인통관고유부호 기입란에 적으면 끝이다. 또한 개인통관고유부호는 한번 발급받으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기억해두면 좋다.

3. 해외 쇼핑 사이트 또는 구매 대행 사이트 가입하기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해외직구를 하는 사이트는 Amazon이나 ebay가 대부분이다. 앞서 발급받았던 카드번호와 개인고유통관부호를 입력하면 이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한편 당장 영어만 봐도 울렁증이 오는 사람들을 위해 현재는 대신 물건을 구매해서 보내주는 구매대행업체도 다양하게 있다. 필요한 정보는 위와 같지만 한글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러할 경우 대행업체가 일정한 금액의 인센티브를 가져가기 때문에 비용이 조금 더 든다는 단점도 있다. 대표적인 대행업체는 유에스앤조이'와 모바일에는 쉽겟'이란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한편 유에스앤조이는 다음 해 3월부터는 서비스를 종료하기 때문에 이를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 때에 신중하게 계획을 짜서 구매해야 합리적인 가격으로 올바른 소비를 즐길 수 있다. 만약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충동적으로 구매한다면 어느새 우리 집 한 편에 자리 잡은 한 번밖에 안 쓴 녹즙기, 옷걸이로 전락해버린 러닝머신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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