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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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마라
  • 이동영
  • 승인 2019.11.1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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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로 유명한 미국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란 게임개발사의 본사 중앙에는 워크래프트'의 오크 동상과 자신들의 신념을 담은 8계명을 적어놓았다.

그중에는 세계적으로 생각하라'모든 목소리는 중요하다' 같은 문구도 있다. 이처럼 블리자드가 자신들의 신념을 나타내는 문구를 A4용지로 가려버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난 107일 블리자드에서 개최한 하스스톤 마스터즈' 게임대회에서 홍콩 출신의 선수인 Blitzchung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Blitzchung 선수는 일반적인 대회에 나가는 복장이 아닌 방독면과 고글을 끼고 나왔다. 이후 그는 광복홍콩, 시대혁명 이라는 말을 외치고 인터뷰를 종료했다. 이는 자신의 고국인 홍콩의 우산 혁명과 민주 독립운동의 대표적인 문구다. 그가 방독면을 쓰고 온 것은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게 최루탄을 발포한 것을 풍자하는 의미로 쓰고 온 것이다. 이후 인터뷰를 진행하던 두 명의 캐스터는 박수를 치며 우리는 캐스터로서 선수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블리자드는 당일 진행했던 경기 영상을 전부 삭제하고, Blitzchung 선수에게 1년간의 대회출전 정지 및 상금 회수를 진행했고, 인터뷰를 중계한 캐스터 역시 부적절한 발언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이후 사건은 언론과 전 세계의 게이머들에게 퍼지며 블리자드는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 그런데 미국 게임회사인 블리자드가 이토록 중국에 잘 보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은 많은 인구수로 인해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때문에 중국 시장은 회사에 있어 큰 돈줄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이후 Blitzchung 선수는 개인 방송에서 나는 여태까지 하스스톤에 4년이란 시간을 투자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나의 4년을 잃어버렸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에 홍콩이 진다면 그것은 영원할 것이다"며 자신의 뜻을 밝혔다. 이후 블리자드는 뒤늦게 상금 회수에 대한 철회와 1년간의 출전정지를 6개월로 줄여준다고 발표했으나 이미 물은 엎질러진 상태였고 게이머들과 언론은 등을 돌렸다. 더 큰 시장을 노리려다 자신들을 믿어준 사람들을 무시한 대가는 그대로 자신들에게 돌아왔다.

이에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인 론 와이든은 블리자드는 중국 공산당을 위해 얼마든지 꼬리를 흔들 수 있다"며 비꼬았고, 공화당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 또한 중국은 거대시장이란 무기를 이용해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짓밟고 있고 여기에 동조하는 미국기업이 보인다"며 비판했다.

지금으로부터 28년 전, 마이크 모하임, 앨런 애드햄, 프랭크 피어스란 3명의 게이머가 모여 실리콘&시냅스란 회사와 함께 블리자드의 시작을 알렸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드는 게임을 만들자는 뜻으로 뭉친 그들은 다양하고 참신한 게임으로 게임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썼다. 28년이 지난 후 올해 1월 초기 개발자인 마이크 모하임과 7월 프랭크 피어스의 퇴사와 함께 회사는 처음과 달라져 있었다. 언제부턴가 블리자드는 명작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게이머들의 돈과 정치적 올바름에 집착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자유를 갈망하는 한 홍콩 프로게이머의 말에 중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한 행동은 그동안 참아온 게이머들의 분노를 터뜨렸다. 심지어 보이콧으로 블리자드를 탈퇴하려는 해외 유저들을 막기 위해 탈퇴 절차를 없애기도 했다. 이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미국의 대학생 프로게이머 3명을 6개월 동안 정지시키거나 매년 개최하는 게임 행사인 블리즈컨'에서 시진핑을 나타내는 곰돌이 푸 옷을 입고 간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잊힌 사건들도 재조명되며 그들은 중국과 중국 이외의 고객층 둘 다 놓치게 됐다.

블리자드는 누구나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이 목표였기에 지금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거대한 자본과 시장에 홀려 기업의 목표를 잊어버린다면 이미 후회하기엔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오버워치에는 각자 자신만의 목표를 위해 활동하는 영웅들이 있다. 그중에도 60세의 나이에 자신의 조국과 가족, 동료를 지키기 위해 저격수로 활동하는 아나'란 캐릭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념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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