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공부, 대학 입학의 이유
상태바
대학공부, 대학 입학의 이유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19.11.11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낙엽이 떨어지고 칼바람이 몸을 스칠 때 쯤, 매년 11월의 세 번째 목요일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다. 이 시험이 치러지는 날에는 일부 중학교와 모든 고등학교가 휴교하고, 각 기업체의 출근 시간이 1시간씩 늦춰지기도 하며 듣기평가 시간에는 비행기도 이착륙 하지 못한다. 수능 당일 아침엔 너나할 것 없이 수능대박!"을 외치며 경찰차마저 수험생 수송을 위해 힘쓴다.

대입을 위해 치르는 수능시험, 단 하루를 위해 우리는 지난 12년간 공부를 해 왔다.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은 그간 노력의 보상이라도 받는 듯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곤 한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선생님들도 이에 제재를 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고등학생 때 선생님들께서 자주 하시는 말이 있다.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놀고 싶은 것 다 놀 수 있어. 그러니 지금 열심히 공부해." 이 말과 함께 수험생활에 찌든 우리들에게 대학생활의 환상을 심어주곤 하셨다. 고등학생 때 그런 말을 들은 나는 대학생이 되면 정말 그동안 하고 싶은 것들만 하면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대학생의 눈으로 이 말을 바라보았을 때 의문점이 든다.

정말 대학생활을 하고 싶은 것들만 하면서 보내도 될까?

우리가 이토록 힘들게 치루는 수능의 본 목적을 알고 있는가. 사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말 그대로 대학의 교육과정을 얼마나 잘 수학(修學)할 수 있는지 평가 받기 위해 치루는 시험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대학학위를 왜 취득해야 하고 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받을 것인지에 관심가지기 보다는 대학학력 그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춘다. OECD국가들의 경우 대학학위 소지자가 50%를 못 미치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학위 소지자가 70%에 달하는 것만 보아도 대학교 입학'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지 알 수 있다.

이러다보니 그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대학에서 받으려는 듯 대학에서 진정한 학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꽤 있다. 실제로 초등학생 보다 대학생이 더 공부를 안 한다는 통계도 있을 만큼 우리나라는 대학공부보다 초 ··고등학교 공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이미 대학학력을 무색하게 만드는 상황이 여럿 발생하고 있다. 대학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곳에 대졸자가 몰려 있고 대학학력을 갖추고도 해당 학력이 필요 없는 직종에 취업하기도 한다.

이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우리나라 교육이 대학진학경쟁 자체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그간 해온 12년의 공부보다 4년간 대학에서 배운 전공학문이 앞으로의 진로와 직업을 결정하는데 더 중요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말이다.

실제로 새내기 때는 자신의 원하는 삶을 살기 바빠 대학학업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대학에 진학하면 학업, 자격증, 봉사, 동아리, 여행, 대외활동 등 많은 것들을 한다. 대학생 때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여러 활동들 중에서 가장 중시되어야 할 것은 학업이라고 생각한다.

학업이 없다면 대학'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대학은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를 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12년간 시키는 공부만 하다가 갑자기 자기주도적인 공부를 하려니 학업을 잘 수행한다는 게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대학생이라면 왜 대학에 왔는지, 대학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힘들게 치렀던 그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대학의 교육과정을 얼마나 잘 수학(修學)할 수 있는 지 평가받기 위해서였다. 대학에 입학했다고 실컷 놀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학업은 나 몰라라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건 진정한 대학생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며 대학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본래의 목표를 이룰 수 없다.

대학생은 많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우상과 같은 존재이다. 10대의 대부분을 대학생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그들에게 우리가 대학생으로서의 본보기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대학공부가 될 것이고, 대학에 입학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조현아(컴퓨터교육 ·1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