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의 가치는 앞으로의 4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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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의 가치는 앞으로의 4년과 같다
  • 서영건
  • 승인 2019.11.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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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청년이 의회에 입성하기까지
출판사와 신문사를 거쳐 시의회로
지난달 25일 경상북도의회에서 김 동문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상북도의회에서 김 동문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독도의 날을 맞이해 경상북도의회를 찾았다. 경상북도의회는 20053월에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것에 대응해 같은 해 7월에 매월 10월을 독도의 달'로 정하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후 2008년에는 의회에 독도수호특별위원회를 둬 독도의 영유권 강화를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들을 해나가도록 중앙정부 및 경상북도청과 긴밀히 협력해 우리의 영토주권을 지키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안동대신문은 이곳에서 독도수호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상북도의원 김성진(국문 ·81) 동문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교수님께서 성진이 너는 그쪽(작가, 시인)으로 가도 잘하겠다"고 하셨을 정도로 열정가득한 문학청년이었다. 우리가 대학에 다닐 때에는 사회가 굉장히 혼란스러웠는데 대학에 입학했을 때에나, 군대를 다녀와 1985년에 2학년으로 복학했을 때에도 여전히 전두환 정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학내에서 학생운동이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됐고, 3학년 때에는 같은 과 친구가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그 친구의 부탁으로 총학생회 학술부장을 맡아 같이 일을 했었다. 이듬해에는 6.29 선언에 이르기까지 학생회, 학내 운동권 학생들과 같이 함께 활동하며 시내에서 데모하다가 안동경찰서 유치장에 며칠 동안 갇혀본 적도있다(웃음).

성적은 어땠나

우리 세대(1958~1962)가 굉장히 출생아 숫자가 많은 세대다. 그렇다보니 대학에 가려는 사람은 많은 반면 학교는 강의시설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대학 입학의 문이 좁아지니 과열 과외라든지 재수생이 누적된다든지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니까 정부는 신입생을 선발할 때 졸업정원보다 30%를 더 선발하고, 졸업할 때에는 정원대로 졸업하도록 졸업정원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이게 졸업할 때가 되니 대학교 4년을 다니고도 졸업을 못하는 학생이 생기는 게 문제를 야기했다. 그렇다보니 학교에서는 하위 30%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졸업고사를 쳐서 일정 순위권 안에 들면 졸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는데, 본인이 졸업고사 대상자였다. 즉 성적이 하위 1/3정도였다.

그런데 우리가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요즘하고 차이가 많았다. 요즘은 거의 대다수의 후배들이 입학하자마자 취업 걱정과 진로에 맞춰가며 공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가 다닐 때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미래를 바라보는 측면에 있어서 낙관적이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는 하루하루 어울려서 즐기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회문제나 정치적인 문제에 관심과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

국어국문학과 4학년 2학기에 재학할 때부터 서울에 있는 금성출판사에서 편집을 맡아 일했다. 그런데 서울에 살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겠다고 판단해 근무한지 1년 반 만에 다시 안동으로 돌아와 1989년에 안동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1991년부터 지방자치제도가 살아나 지방의회가 구성됐을 때 안동시의회를 취재처로 들락거렸었다. 그 때 당시 지방의회 의원들은 대개 동네나 면 단위의 유지들이 주를 이뤘는데, 그 분들은 시청 공무원들과 안면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보니 민의를 대변해야하는 의원이 민의는커녕 적당히 넘어가려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혼자 생각해보니 의회에도 젊은 사람이 필요하다. 나부터 한번 해보자"라는 판단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주변에서는 네가 무슨 정치냐"는 말을 했는데 기자 생활을 6년 가까이 하다 보니 지방행정에 있어선 많은 경험을 해본 점도 있어 1995년에 안동시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에도 4번 더 출마해 총 20년 동안 시의원생활을 했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시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상북도의원으로 당선 돼 현재 경상북도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도의원이 하는 일

도의원은 의원 각자가 도민의 의사가 도의 행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대의기관이다. 그래서 도민이 불편해하는 점을 전하고, 도의 발전과 바람직한 행정을 위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도청의 사무에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도 행정에 도민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조례와 같은 자치법규를 제 ·개정함으로써 도 행정이 법규에 근거해 실현되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아울러 각 시 ·군에서 하고자 하는 예산이 수반되는 일에 있어서는 그 예산이 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독도수호특별위원회는 무슨 일을 하는가

독도는 우리나라의 영토로써 우리 경찰이 지키고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실정이다. 물론 일본이 여러 억지를 부릴 때마다 우리 정부가 외교라인을 통해 항의하고는 있지만 그 수위와 강도는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독도는 경상북도 관할 내에 있고 우리 도의 집행부는 독도에 대한 정책을 펴는 지방자치단체이기에 일본이 독도를 두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면 경상북도에서 이에 맞대응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도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의회'라는 기구 내에 독도수호특별위원회를 두고 우리나라가 독도를 지배하는 것이 정당함을 주장함과 동시에 일본 주장이 거짓임을 민의의 입장에서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와의 입장차로 부딪히진 않나

기본적으로 정부는 독도가 일본과의 외교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독도에 관한 모든 일들은 정부와 우리 도가 협의를 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자면 우리 도민을 포함한 국민들은 독도에 좀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럼 우리 도에서도 그 의견을 수렴해 독도에 방파제를 비롯한 항만시설의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정부에 알린 후, 도는 도 나름대로 도비로 어떤 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조성한다.

하지만 독도의 경우 국토부와 해양수산부,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등 여러 정부부처가 엮여 있는 곳이라 이들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게 어렵다. 왜냐하면 독도에 어떤 시설물을 하나 한다고 하면 일본이 이의제기를 할 것이고, 이 과정을 반복해서 겪다보면 결국 일본이 원하는 국제분쟁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도에서 뭔가를 하려해도 중앙부처에서는 매번 막는다. 이와 같이 우리 도의회, 즉 경상북도의 의지만으로는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히다보니 일반적인 홍보활동밖에 할 수 없어 많이 아쉽다.

의정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안동시의원으로 있던 20년 동안 삭발을 3, 단식을 1번 했다. 의원들 중에서 젊은 축에 속하다보니 지역의 현안문제를 두고 다른 분들보다도 앞서 일하는 입장이 됐다. 예를 들어 김천에 혁신도시를 유치할 때 우리 도내에 안동시를 비롯한 몇몇 시 ·군이 혁신도시를 유치하고자 삭발 · 단식했다.

이때에는 정말 물에 소금 약간 섞은 것만 마시면서 6일을 단식했다. 6일 단식을 해보니 처음에는 마음먹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첫날에는 굉장히 음식이 먹고 싶다. 근데 그 것이 이틀이 되고 사흘이 되면 이상하게도 먹겠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그러다 4일 쯤 지나면 속이 싹 비워지는데 이 시기가 되면 감각이 굉장히 명료해진다. 특히 후각이 너무 맑아지는데 어느 정도인가 하면 몇몇이서 한 방에 모여 단식을 하다가 밖에 나갔다가 그 방에 들어가면 사람냄새가 엄청 심하게 난다. 후각이 그만큼 맑아진다. 우리가 평상시에 목욕탕을 들어가면 거부감 없이 그냥 들어가지 않는가? 근데 목욕탕에서 사람냄새가 진동을 해 들어가지 못할 정도다. 또 뛰어보면 몸이 날아갈 것 마냥 가벼워진다.

그러면서 6일 동안 먹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먹기 시작하면 먹겠다는 욕구를 감당하지 못한다. 보통 6일을 굶었으면 미음부터 시작해서 죽으로 이어지는 복식 과정을 지켜야 하는데, 일단 입에 음식이 들어가면서부터는 그 뒷 단계를 지키기가 매우 힘들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안동 또는 경상북도의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면

경상북도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경상북도는 안동을 중심으로 하는 경상북도 북부지역,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산업시설이 빈약하고 농업이 경제적인 생산활동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대신 포항, 경산 구미와 같은 지역은 산업여건이 좋지만 북부지역의 경우 그 반대로 도민들이 농업위주의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보니 경제적으로 낙후돼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가장 큰 숙제라고 본다.

안동의 경우 여러 가지 일을 많이 진척하고 있는데 안동이 오래전부터 산업단지, 국가공단과 같은 게 있어야 한다고 늘 고민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동이 타 지역에 비해 접근성이 부족하다보니 이에 따라 물류비용이 들어 입지여건이 어렵다는 점, 낙동강 상류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산업단지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아픈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에 다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이 든 입장에서 보면 후배들이 이 세상을 대하는 것을 너무 어려워한다. 그래서 뭔가를 주문하려니 굉장히 망설여진다.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힘들어 하는데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하면 더 힘들 것 같다.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 하자면 우선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 어렵게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이 소리가 말이 되겠나 싶지만 나는 의원이 된 이후 10년 정도까지는 1년에 책을 100권은 읽었다. 책을 많이 보는 것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세상을 보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용기를 내라고 하면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었으면 한다. 우리같이 정치하는 사람들은 특히 선거철에 유권자를 만나는 순간순간마다 하루에도 감정이 몇 번씩 바뀐다. 목소리가 자신이 넘칠 때도 있고, 때로는 낙심하고 실망할 때도 있다. 되도록 자신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 넣는 게 이럴 때 꽤 도움이 된다. 스스로 귀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선거 때 우리 대학생들을 보면 아주 무관심하거나 때로는 후보자 또는 후보자 지인들에게 이용당하는 경우가 있다.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아무리 정치가 여러 가지로 비판을 많이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 보면 의사결정은 결국 정치인들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보고 판단해서 자신들에게 도움되는 쪽으로, 젊은이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쪽으로 투표를 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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