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의 공포? 용어와 명칭 정확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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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의 공포? 용어와 명칭 정확히 해야
  • 이하성
  • 승인 2019.10.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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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TV, 신문, 포털사이트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D의 공포’, ‘디플레이션을 찾아볼 수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디플레이션을 2년 이상 물가가 지속해서 내려가는 현상으로 정의한다. 혹자는 물가가 내려가면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으니 디플레이션은 좋은 현상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수요 부진으로 시작하는 디플레이션은 물건의 수요가 줄고 기업은 공급을 줄인다. 공급이 주는 과정에서 기업은 노동자를 해고 하며 노동자는 물건을 사지 않아 다시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다.

그러면 언론에서 디플레이션을 언급한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지난 8월 소비자 물가가 통계를 낸 이후 처음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소수점 세 자릿수까지 표시한다면 0.038% 하락해 사실상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이는 물가 상승률을 집계한 1965년 이래 최초다.

뒤이어 누구나 알만한 언론들이 수요 침체를 이유로 물가가 내려갔고 이는 디플레이션의 전조라고 평가하며 위기감을 조성했다. 과연 많은 언론사가 보도한 것처럼 수요 침체 때문에 물가가 내려갔을까?

먼저 언론이 지적한 수요 측면을 살펴보면 지난 7월 소비는 0.3% 감소했지만 1분기에는 1.7%, 2분기에는 2.0% 소폭 증가했다. 전반적인 수요 증가 부진을 부정할 순 없지만 마이너스 물가의 주된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

한편 공급은 어떨까? 과일, 채소 등의 가격을 매기는 신선식품지수가 작년 8월보다 13.9%가 하락했다. 지난해 8월은 유례없는 기상이변으로 농산물과 채소의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기후가 온화해 농산물과 채소의 가격이 평년 수준을 유지했다. 기저효과(비교의 기준으로 삼는 시점에 따라 주어진 상황을 달리 해석하게 되는 현상)가 나타난 것이다.

이번 정부는 전기·수도·가스 요금과 같은 공과금과 의료·통신·교육 등 생활에 불가피하게 소비되는 비용이 크게 오르지 않도록 관리했다. 전년 대비 특히 하락세가 강한 품목은 학교 급식비와 병원 검사료다. 전자는 40.9%, 후자는 7.3% 하락했다. 많은 언론에서 위기감을 조성한 수요 부진 물가성장률 하락은 사실이라 보기 힘들다.

과도한 경제 위기의식이 실물경제를 위축 시켜 더 큰 위기를 부르는 것을 자기실현적 위기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 하강 속도가 빠르고 일본의 경제 보복, -중 무역 분쟁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단지 이목을 끌고자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하지 않고 위기감을 조성해 자기실현적 위기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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