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장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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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장에게
  • 김미애
  • 승인 2019.10.04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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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에 나뉘는 ‘응원’과 ‘비판’
목표를 지향하고 주변을 챙기는 人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권력 남용

지난해 여름, 박원순 서울시장이 옥탑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전례 없는 폭염 속에서 서민 주거지역 한가운데로 찾아가 한 달간 그들의 애환을 경험한 것이다. 박 시장의 행보에 당시 여론은 긍정적 시선과 부정적 시선으로 구분됐다. 전자는 체험을 중시하며 제 3자가 아닌 당사자가 된 그의 행보를 응원했다. 반면 후자는 보여주기 식이며 실질적인 도움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주민들의 외부인이 와서 삶의 터전을 가난하고 못사는 곳으로 포장해 구경거리로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지금도 1년 전 그의 행보를 두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얼마나 됐는지를 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처럼 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간의 집중이 된다. 그리고 그 장이 속한 단체의 영향력과 그 집중도는 비례한다.

세상에는 참 많은 단체가 존재한다. 이 단체가 옳은 길로 나가기 위해 구성원을 이끄는 사람은 필수요소다. 그들은 보통 단체의 으로 불린다. 이들의 비상함이 일찌감치 눈에 띄어 장의 자리를 맡게 됐을지도 모르지만 이들의 능력은 장의 역할을 수행하며 빛을 발한다. 이들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구성원을 챙기는 일이다. 한 집단의 장이되면 내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감정이 둔감한 장은 예민한 구성원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구성원은 상처를 받는다. 결국 그 단체 속의 보이지 않는 불만은 훗날 어떠한 형태로든 터지게 된다.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은 구성원에게 따뜻한 밥 한 끼나 여유가 있다면 여윳돈을 주며 실직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들을 고려했을 때 사비를 걷는 행동도 여러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 많은 사람이 소속된 단체일수록 개개인의 가정환경은 천차만별이다. 너무 당연하게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의 안부를 물어보는 것도 어쩌면 실례가 될 수 있다. 안부 하나, 프로그램 진행하는 데에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게 장이다.

두 번째로 장은 단체의 확고한 목표를 향해 간다. 1년간 맡는 자리라면 적어도 분기별 혹은 막바지에 이것만은 하고 퇴임한다는 목표가 있을 것이다. 대통령선거나 대학의 총장선거, 학생회 선거 때 등장하는 화려한 공약처럼 말이다. 앞서 언급한 사람을 챙기는 데 급급해 약속한 목표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는 장은 무능력한 장으로 평가받기 십상이다.

따라서 구성원을 잘 살피며 목표 달성에 주력을 다 할 필요가 있다. 장의 직무를 맡으며 명심해야 할 부분은 구성원이 왜 내 곁에 남아있는지다. 이들이 단체장과 함께하는 이유는 결코 장이 술 한 잔 기울이며 넋두리할 상대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들은 단체를 위한 장의 어떤 생산적인 움직임을 기대한다.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면 구성원은 단체에 남아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장은 권력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단체에 우두머리는 한 명이다. 때문에 그가 지닌 권한은 생각보다 막강하다. 단체의 소속이 학교에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단체는 소속 단체에서만 할 수 있는,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많은 공약을 했더라도 이 중 주력으로 하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한 장의 역할은 큰 그림을 그리고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일을 처리하며, 구성원에게 업무를 제대로 분배하는 것이다. 우리대학 총학생회(총학)를 예로 들어보면,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알고 있는 지 의문이다.

공약집의 한 면을 가득 채운 1,2번 공약은 2학기가 한 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물론 학내 이곳저곳에서 총학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6,000명의 학우들의 소리에 확실하게 반응하고 행동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랴. 하지만 대표자로 나섰다면 적어도 주로 내세운 공약은 이행을 해야 한다. 이행이 힘들면 중간보고를 통해 진행상황을 학우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것 역시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로 본다. 현 상황에서 가장 빨리 처리할 것을 정하고 이에 맞게 움직이자. 이게 이 되기까지 나의 손을 들어준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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